탁
테이블과 맞닿아 있는 벽에, 흰 우유의
가냘픈 곽이 부딪혔다.
“네스퀵.. ..”
네스퀵을 올려다보는 우유는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이다.
“ ..싫어해도, 이젠 늦었어. 난 벌써 개봉 됐는 걸.”
모서리의 한쪽 귀퉁이가 늠름하게 찢긴 네스퀵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
훤칠한 키를 낮게 구부려, 우유곽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대고 은밀히 속삭인다.
“벌려.”
“싫...”
흰 우유가 뒷 걸음을 치려 했으나, 이미 뒤는 벽으로 막혀 있었다.
“스스로 열지 않으면, 강제로 해 주지!”
네스퀵이 흰 우유의 윗부분에 손을 대더니 거칠게 잡아 뜯는다.
지이익 찢는 듯한 소리가 나며 투입을 향한 길이 바로 눈 앞에 보인다.
“아.. 안돼! 거기는! 반대쪽이야!”
“상관없어!”
양쪽 모서리를 잡아 눌러, 네스퀵은 흰 우유의 그곳을 열었다.
수치심으로 파르르 떨리는 200ml 종이곽
네스퀵은 만만한 미소를 띄우며, 입구를 비집어 활짝 벌린다.
약간 비릿하지만 고소한, 흰 우유 특유의 향이 흘러 나온다.
“킥... 아주 신선하잖아.”
마치 키스하듯 천천히, 네스퀵이 흰 우유의 입구에 자신의 모서리를 맞춘다.
그리고 일시에 쏟아버리듯 자신을 투입시킨다.
“아.. 앗!! ....”
새하얀 액체에 짙은 갈색의 분말이 녹아, 퍼져간다.
“널 항상, 나의 색으로 물들여 주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