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점점 추워지는 겨울 밤
아버지와 나는 집앞 포장마차에서
돼지 껍데기와 소주한병을 두고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아버지께서 먼저 입을 여셨다.
"니.... 첫키스는 해봤나?"
나는 고개돌려 말없이 잔을 비웠다.
"......"
다시 아버지께서 잔을 채워주시며 물으셨다.
"그라믄 니..... 여자는 사겨봤나?"
나는 또다시 고개돌려 말없이 잔을 비웠다.
"......"
마지막으로 아버지께서 잔을 채워주시며 말씀하셨다.
"니 나이 스물셋이다. 사내자식이 여자하나 못만나고 찔찔대싸믄 나중에 사회에서도 떳떳할 수 없다."
그리곤 같이 잔을 비웠다.
나는 아버지의 잔을 채워드리며 여쭈었다.
"아부지는 어머니말고 연애 몇번 해보셨습니꺼."
아버지는 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이내 잔을 비웠다.
'망할놈의 집안'
밤은 점점 깊어갔고 찬바람은 내 옆구리를 더 시리게 한다.
아버지와 나는 그날 조용히 집으로 향했다.
'망할놈의 집안'
P.S
글 잘 썻죠?
얼마전에 황석영작가님의 '개밥바라기 별'을 읽고 이런 비슷한 느낌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글을통해 계절적 이미지와 인물의 행동이 대화를 대신하는 그런거 있잖아요..
근데 이건 소설이 아니고 일기에요 ㅅㅂ아놔 눈물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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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나마 즐거우셧길 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