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분들 수능 치셨고 하시다보니
문득 제 고3 때 모 대학 수시면접 시험이 생각이 나는군요
전 현재는 24살의 남자구요^^
저는 모 대학교의 디자인학과에 응시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면접이 있기 전까지 그냥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죠
제가 공부를 잘 안했었더랩죠
그러다 면접날은 자꾸 다가오고
긴장의 끈이 풀릴대로 아주 잘 풀린 저에게도
긴장감이라는게 생겨나더군요
그래서 이 면접을 어떻게 할까 고민고민 하다
주변에서 면접 들어가서 첫 인사를 영어로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추천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전 영어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면접날..
학교에서 마침 스크래치 두줄을 머리에 팠다가
삭발을 당한 저는 빛나는 머리에 교복을 입고 모 대학에 찾아갔습니다
캬...엄청 떨리더군요
거기다가 제가 제일 마지막 번호..
세명씩 면접을 보러 들어갔습니다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저는 영어로 준비한 자기소개를 계속 혼자 몰래 외웠습니다
그렇게 1시간정도가 흘러서 제 차례가 왔습니다
저는 이쁘장한 여학생이랑 두명이서 면접을 보러 들어가게 됫죠
여기서부터 제 가식은 작렬합니다
먼저 문을 활짝 열고(여닫이문입니다)
여학생을 먼저 안으로 인도하고
저는 문을 살짝 닫고
90도로 크게 인사합니다
조금 당황하시더군요
그리고 저와 그 학생은 자리에 앉습니다
아니 이런..
다 까먹었네요 자기소개 ㅋㅋㅋㅋㅋㅋㅋ
면접을 보시던 교수님들이 제게 자기 소개를 해보랍니다
저는 그랬습죠
"저는 영어로 자기소개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오~ 한번 해보게"
"근데..제가 까먹어서 그러는데...좀 보고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보고 다 읽었습니다
빵빵 터지더군요
개그맨 시험장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과에 오기 위해 무슨 노력들을 했는지 물어보더군요
여학생은 막힘없이 술술 나옵니다
얄밉게 잘하더군요
뭐 대회 수상경력도 들립니다
하지만 평소 디자인에는 문외한인 저한테
그런 것들이 있을리가 없죠
그래서 저는 또 빵 터트립니다
"옷가게에서 알바 좀 했습니다"
교수님들 넘어갑니다
그리곤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냐고 물어시더군요
아는 사람이 앙드레김뿐입니다
"앙드레김 선생님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왜 좋아하는가?"
"블랙 앤 화이트의 조화가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미 정신줄마저 놓고 몽롱해지고 있었습니다
여자애도 웃더군요
뭐 저런 애가 면접을 보러 왔냐는 생각을 하는 듯
절 비웃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자기도 앙드레김 선생님을 좋아하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선 교수님 한분이 또 물으시더군요
"한국의 디자인의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저는 여기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말을 뱉게 됩니다
"개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교수님이 알아서 해석을 다 해주십니다
"한국만의 디자인이 없다는건가?"
ㅋㅋㅋㅋㅋ이게 왠떡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ㅋㅋㅋㅋ저는 떡을 맛있게 먹게 됩니다
그리고선 이제 모든 면접이 끝나고 저는 문을 열고 여학생을 먼저 밖으로 인도한 뒤
90도 인사 후 문을 닫음으로서 가식의 끈을 이어갑니다
그리고는 그 여학생과 엘리베이터에 단 둘이 타게 됩니다
저는 여학생에게
"아우~면접 잘하시던데요?"
그러니 그 여학생이 그럽니다
"덕분에 많이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개그맨 시험장이었더라면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가식의 절정을 마무리 합니다
"학교에서 봐요^^"(윙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몇 주 뒤에 학교에 있는데 문자가 오더군요
합격하셨다고
우와 이게 웬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라?
친구들한테 다 자랑하고 다녔는데
인터넷에는 불합격이라 뜹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학교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 죄송해요 문자가 잘못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저는 이 세상을 지금도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