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의 로또 당첨(착각) 후기

ZAIGEN 작성일 08.12.01 01:02:19
댓글 4조회 3,589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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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무엇일까....??

나는 나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불과 며칠전 로또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렸다...단 하루였지만...


4, 10, 12 ,24 ,36 ,32


내 생일, 내나이 거꾸로 + 반자동으로 조합한 꿈의 숫자...
그래...그야말로 정말 '꿈'의 숫자였다...
꿈에서 깨어나면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리는 꿈의숫자...


311회 로또 당첨번호는 4, 12, 24, 27, 28, 32 , (보너스: 10) 이었다.


그때 당시의 나는.... 그러니까 며칠전의 나는 복권만 살줄 알았지
몇개 맞아야 1등이고 3등인지 몰랐다. 그저 막연한 기대감에 의무적으로 사명감으로
매주 복권을 닥자이(닥치고 자동 이천원) 샀을뿐....


그런데 며칠전날밤(저번주토욜) 매주 허탕치는 로또에 좌절하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로또를 치고 당첨 번호를 확인해봤다..

그랬더니 무려 내가 산 복권에 있는 숫자 5개가 거기 적혀있는것이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의 나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6개 다 맞은걸로 보였다..


4...10...12....24....32.... 5개는 확실히 맞은거였는데...

흠..자기최면이었을까?? 아니면 갑자기 흥분한 나머지 도파민과 엔돌핀이 일으킨 착란이었을까?
내 복권에 있는 36이 형이상학적인 형태로 일그러지더니 28로 보이는것이었다..

그랬더니 내 복권에 있는 숫자 6개가 다 당첨번호에 있는것이었다!!!!


오..씌발...


음침한 방구석에서 틀어박혀서
허구헌날 모니터속에 있는 2d여자들과 노닥거리기만했던
더러운 *에게 광명이 찾아온것일까??


아니면 21년동안 연애한번 못해본 내 씹덕인생이 가련한 나머지

하나님,부처님,보살님,알라신께서 굽어 살펴주신걸까???


이도저도 아니면 어떤 거대단체의 음모에 엮여버린걸까??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1등인것이다!!!
어떤 일이 있었건간에 나는 1등인것이다!!!

내 꿈이 한발짝 앞으로 다가왔다.


1등 당첨되면 세금떼고 남은돈 10억을 통장하나에 몰빵시킨다음
박음직스러운뇬 나타날때마다 실수를 가장해서 부딪치고선, 그 통장을 그녀앞에 떨어뜨리는것이다..
그러면 내 통장에 적혀있는 1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보고
그녀의 뵤지엔 이슬이 맺히는....


그래...이건 더이상 더러운 망상이 아니었다...실현 가능한 꿈이었다..
1등한 나에게 있어서는...


난 그때 21년 생에 처음으로 희열이라는게 무엇인지 몸소 느껴봤다.


사실 불우한 학창시절을 보낸탓에 친구도 몇없고..(게임친구는 있다...씌발...)
남들에게 내세울만한 특기도 없고,
학벌도 지잡대...
성격은 거의 파탄수준을 넘어서 더러운 과대망상...
나약한 정신의 소유자...군대도 안간 공익...


거기다가 나는 매일밤 미연시 2d *을 즐기는 오타쿠였다...


경제적인 여건때문에 피규어 수집은 못했지만
꼴릿한 2d 짤방이라던가 여장남자사진을 모으는게 취미였던
정말 한심한...어쩌면 최악의 인간이었다.


이런 불우한 나는 희열이라던가 복받쳐오르는 감정...그런걸 모르고 지내왔다.
오히려 21년생에동안 열등감에 울컥하던 날이 다반사였으니...

희열이라는게 무엇인지 알수나 있었겠는가??


그런데 그날 토요일밤...나는 희열이라는걸 느껴봤다..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발가락 끝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엄청난 전류가 일순간에 흐르는듯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의자에서 몸이 튕기고,
가슴 깊숙한곳이 웅웅- 거리는게 아찔한 현기증 마저 느껴지는 그 기분...

세포하나하나가 들썩거리는것만같아
온몸이 꿈틀대고 손가락 끝은 떨려왔다...


그 희열이라는게 사정감 못지않게 나를 달아오르게 했다..

이것이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희열이라는것인가....

복받쳐오르는 희열감때문에 나는 괴성을 지르고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온것이다...

내가 1등이라는 사실을 절대 누구도 알아서는 안될것같은 불안감...

만약 내가 1등이라는 사실을 누가 알아버리는 날엔
내 모든 꿈은 물거품이 되어버릴것만같은 두려움...

벅차오르는 희열감에 괴성을 지르고싶었으나
나는 그 희열을 꿀꺽삼켜야만 했다... 목구멍이 간지러웠다..

나는 1등 당첨된 복권을 쥐고, 내방 여기 저기를 돌아 다녔다...


그순간 나는 현명해져야했다..


흔히들 뉴스라던가 기사보면 복권 1등당첨된 사람은
협박을 당한다던가, 가족들과 친구들간에 불화를 겪는다던가 대부분 불행한 삶을 산다고 묘사했다.

나는 행복하고싶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1등 당첨된 사실은 나만 알고있었으며.
불화를 겪을만한 친구도 없다.. 게임친구가 있긴하지만 그놈들은 내이름도 모른다.
가족들???
가족들에겐 미안하지만 나만 입 꼭다물고 있으면 될것만 같았다.
나중에 적당한 핑계로 성공한척하면서 보답하면 그만...


완전범죄... 가능한것이었다!!


이제 더이상 나는 찌질한 씹덕 인생이 아닌
10억으로 중무장한 절세의 초행운아!!!

10억장전한 나는 이제 세상이 두렵지 않다!

나를 괄시하고 멸시했던 년놈들을 돈 몇백에 무릎 꿇게 만들수있는 위치에 오른
절대 권력자!!! 우주의 척도!! 세상의 중심!!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수레바퀴!!
세계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톱니바퀴의 일원이 된것이다.


찌질한 21년 인생을 졸업하고
다가오는 간지쾌남풍운아 인생에 접어든 날... 자축해야할 일이다.

어차피 돈도 생긴거 그간 못해봤던 돈지랄을 해보고싶었다.

룸싸롱가서 기집년들 네댓명끼고 앉아서 화려하게 동정을 탈피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중에 그만한 돈은 없었다.
(그리고 혼자서 룸싸롱가는건 조금 아니다 싶기도했고...)


10억짜리 복권이 지금 내 손안에 있지만 이것은 내일의 10억,
보장된 삶, 약속된 미래....

아쉬웠다. 자축하고싶은데 돈이 없다!!

오늘을 기념해야만 했다.

나는 지갑을 뒤적거렸다. 서랍을 뒤적거렸다.

있는돈 없는 돈 탈탈 털어보니 10만 4천원정도 나왔다.
10만 4천원...
이건 내 한달간 공익근무 하면서 소비해야할 교통비와 식비였다.

칫...아무렴 어떠랴??
곧있으면 나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 10억층계를 오르는데!!!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하룻밤, 이틀밤...딱 2일만 자면
월요일 해가 밝아오는데... 10만 4천원 따위가 무슨 대수랴!!!

나는 당장 먹고싶은걸 떠올렸다.


얼마전 공익근무하면서 주사님들과 함께 중국집에서 식사를 시켜먹었는데
지들은 탕수육시켜먹고 공익애들은 자장면 먹게한 주사놈들의 만행이 생각났다.

"씹색희...내가 탕수육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때 이를 바득바득 갈았는데 드디어 복수의 날이 왔다.


씹새킈들아!! 나도 탕수육먹으러 간다.


나는 10만 4천원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동네 중국집으로 향했다.
탕수육 먹으러 가는 내 발걸음은 가볍다.
동네를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워오호호~"라는 정체불명의 환호성도 질러보고...

평소같으면 엄두도 못내볼 탕수육...

3500원짜리 자장면에도 노심초사하고,
4000원짜리 짜장 곱배기라도 시키는날은 가슴쓰라렸던 어제의 나는 없다.

나는 10억을 소유한 거대자본가. 탕수육ㅋㅋㅋㅋㅋㅋㅋ 까짓 이만원...아깝지 않다!


나는 창가에 위치한 테이블에 앉었다.
쇼윈도우 너머로 탕수육 먹는 내 모습을 만인들에게 보여주고싶었다.
이건 어쩌면 노출플레이였을까??..;;;

아무튼 난 종업원을 부른뒤에 탕수육 이만원짜리를 시켰다.

그랬더니 종업원 자식... "혼자먹기엔 양이 많을텐데요?" 이런말을 한다.
아니 이 개쇼키가 지그 짱개집 매상올려주겠다는데
다이겨놓고 캐리어뽑는 소릴 지껄이고있나~ 싶었지만..

뭐... 시급 2800원인생 그놈 나름의 배려였겠지??


그놈의 배려가 꽤나 기특해서 팁이라도 찔러주고싶었지만
아직은 돈이 없는 관계로 나는 웃어보이며 "괜찮아요."라고 화답해줬다.

곧있으면 10억을 소유할 거대자본가인 나는 이만원짜리 탕수육 배불리 먹다가
남겨도 아깝지 않다.


탕수육을 충분히 섭취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오랜만에 위에 기름칠좀 했더니 트름소리 또한 쾌청하다.

나는 카운터로가서 당당하게, 아까워하는 기색 하나 내비추지않고
이만원을 꺼냈다. 그랬더니 아까 그 종업원쇼키 명함같은걸 내민다.


"이거 쿠폰인데 5장 더 모으면 탕수육 공짜에요."


그자식 정말 어찌나 귀엽던지...* 한번 시원하게 뚫어주고싶은 마음까지 샘솟았다.
그러니까 니가 시급 2800원 인생이다.
10억의 소유자를 몰라뵈고 이딴 망발을... 하지만 뭐.. 시급 2800원 인생이니깐...

사실 이제 이런 쿠폰이 나에게 무슨 필요가 있으랴?

탕수육 하나 공짜로 먹어보겠다고 내가 궁상맞게 쿠폰이나 모을 군번인가?
나는 역시나 웃어주면서 "괜찮아요." 하고 나왔다.


중국집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꽤나 찼지만
뱃속이 따땃해서인지 견딜만 했다.


집으로 가는길... 내 좌우로는 사람들이 바쁜일상에 쫓기어 빠른걸음으로 어디론가 이동했다.
예전같았으면 나도 그 무리중에 하나였겠지?

그런데 10억이 생기고 나니 사람들이 다 우수워 보였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ㅉㅉㅉ 사람이 여유가 있어야지 ㅉㅉㅉ
하긴... 하루벌어 하루살아가는 니들에게 여유따위가 허락될리 없겠지..


그리고 10억이 생기고 나니 지나가는 여자들도 다 내것처럼 보였다.

예전같았으면 눈이라도 마주치면 황송해서 죄인마냥 고개를 떨궜을 내가
돌아다니는 이년저년 눈길주면서 평가까지했다.

저년 꽤나 삼삼한데?? 복권 보여주면서 빠구리 한판뜨자 돼지쐉뇬아해볼까??
내복권 보면 뵤지에 꿀물이 좀 고일란가??
아니다, 뭐 이런 *색희가 다있어? 라며 내복권 찢어버리면 .... 오늘은 참자!


정말 엄청난 변화였다..
사람들이 괜히 나를 쳐다보고있으면 내욕을 하는것만같아 어깨를 움츠렸던
내가 사람들 무리속에서 당당해진것이다.

10억...그의 다른 이름은 자신감일까?

아무튼 나는 보무도 당당하게 집으로 입성했다.

예전같았으면 눈치나 보며 슬슬 기어왔을테지만 이제 내걸음걸음은 당당하고 기개가 있다.

나는 집에 오자마자 앞으로 어떻게 10억을 수령할지에 대해 연구하기로 했다.
로또 복권1등짜리는 있는데 어떻게 돈을 찾아야하는지 나는 몰랐다.
그래서 네이버 검색해보았는데 농협중앙회 vip룸가서 타면 된다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팁이 있었는데 월요일날 기자들이 농협중앙회에 있으니까 다른날에 가라고
친절하게 적혀있었다.


고마운자식...참고하마... 나는 d-day를 수요일날로 정했다.


그리고 혹시나 참고할만한 글이 있을까해서 인터넷을 뒤적거리던중...



아뿔사..... 씌발...



복권당첨되기전에 내가 디씨에 싸지른글이 생각났다...
나는 로또갤과 미연시갤에 내 당첨번호를 적어놓았던것이다...

내가 미쳤지...씌발...


나는 황급히 디씨에 접속했다..
빛의속도로 로또갤을 클릭한다음 내아이디를 검색한다.
내가 싸지른 글이 보였다.. 나는 잽싸게 지웠다. 일단 위험요소 하나는 제거했다...

그리고 이번엔 면갤접속...그런데 죤나 씌발씌발...

면갤에 배설한 내 당첨번호글이 안지워지는것이다...


"야이 *킈야!! 이거 내가 쓴글인데 무슨 비밀번호가 틀렸다고 나오는건데!!"


모니터가 대답할일은 없다... 진짜 그때 똥줄 제대로 탔다.

만약 당첨금을 노리는 거대단체라던가 당첨자헌터들, 매의눈빛들이 내 신상 털어버리는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듯이 엄습해왔다.

그래서 면갤러들에게 물어봤다.. 혹시 내가 디씨에 쓴글 누가 조사하면 내가 쓴글인지 알수있냐고...
그랬더니 ㅇㅇ 란다... 진짜 한순간의 경거망동이 이런 불화를 자초할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그래서 옛성인들은 행동과 말가짐을 언제나 조심하라고 했었는데...


무지 초조했다. 이제 난 괴단체들의 표적이 되고 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만 입다물고 있으면
제아무리 유능한 단체라도 하루에도 수십만개의 글이 배설되는 디씨에서
어떻게 내가 쓴 무수한글 가운데 그 글하나를 콕 집어서 캐치할수있겠는가 라는 생각이들었다.

그러자 한결 안심이 되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백사장에서 바늘찾기니까...

갑자기 갈증이 났다.
아무래도 이 갈증은 술로 달래야할것같았다.


뭐...술로 불안감도 해소하고 오늘을 기념하며 자축하는것도 의미있고..술먹기로 작정한 나는
안주를 찾기위해 부엌으로 나섰다. 냉장고 문열어서


"어제 엄마가 새로 해놓은 김치가 여기 있을려나?" 라며 냉장고 뒤적거리던중..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10억을 소유한 거대자본가님께서 냉장고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인가?
나는 체면 깎이는게 느껴져서 괜히 부끄럽기까지 했다.

이제는 예전의 내가 아니라는걸 항상 잊지말자며 결심하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 안주로서는 삼겹살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최상의 클래스

통닭을 주문했다.

"저기요, 여기 양념반 후라이드반..."

주문 하던 도중 또한번 추태를 부리고 말았다.
난 10억을 소유한 거대 자본가.... 쪼잔하게 양념반 후라이드반이 무엇이란말인가?

나는 과감하게 양념한마리 후라이드 한마리 시켰다.
어차피 집에 엄마랑 아빠도있었다. 셋이서 먹으면 충분히 먹겠지...


통닭을 시키고 나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니가 무슨돈이 생겨서 통닭이냐?" 이렇게 물으면 어쩌지...

대비해야만했다. 그래서 나는 꼼쳐둔 공익월급이 있어...라는 나이스한 모범답안을 준비했다.

그리고 주문했던 2만 8천원짜리 통닭 두마리가 왔다.
옛날같았으면 양념 한마리만 시켜서 통닭 다처먹고 남은 양념 다음날 데워서 밥비벼먹었을텐데...

마치 성공한 사람이 지난날 자신이 없이 살았던 날을 회고하는것마냥 그런 감상에 젖어봤다.

아무튼 내방에서 먹을 통닭 덜고 나머지 통닭 쟁반에 한상차려서 엄마,아빠한테 갖다줬더니
별말 안하신다. "너 돈 어디서 나서 통닭이냐?" 이 질문 대답할려고

"공익 월급 꼼쳐둔거있어.."라는 대답을 얼마나 속으로 외웠는데...뭐 상관없다.

내방에 와서 컴퓨터앞에다 통닭 한상차려놓고
로또1등 경험자들에 관한 글을 탐독하고 있을때쯤
후라이드 치킨이 목구멍 저 안쪽에서 걸렸나본지 켁켁거렸다.
그래서 콜라 벌컥벌컥 마시고 콜라 캔을 컴퓨터 옆에 내려 놨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억 거대 자본가께서 서민들의 이빨이나 썩게 만드는 이런 저질 음료로
후라이드의 느끼함을 가셔야만 하는가...


갑자기 생견 먹어보지도 못하고 구경도 못해본 양주가 떠올랐다.


통닭에 양주... 통닭 한입에 위스키 한모금... 나도 이제 풍류를 아는 멋쟁이??

좋다! 기분내는거 양주 지르자!! 해서 나는 잠바입고 밖으로 후다닥 나왔다.

어찌되었건 통닭 능글능글해지기 전에 양주 공수해야했으니..

막상 밖으로 나왔는데 양주를 어디서 파는지 몰랐다.

그래서 그냥 맥주나 사자는 마음에 동네편의점 들렀는데
혹시나해서 양주있냐고 물어보니까 있단다.

나는 그 양주라는것을 집어들고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걸어다닐때마다 투명한 병안에서 황금빛 물결이 요동치는게
역시 5만 2천원다운 황금빛 물결.



집에 도착한 나는 멋드러진 글라스에 양주따라서 통닭에 곁들어 먹고싶었는데
이놈의 집구석엔 멋진 글라스가 없다. 머그컵이 몇개 있긴 했는데
싱크대에 더럽혀져 있었다. 설거지하긴 귀찮고... 그냥 밥그릇을 가져왔다.
내가 꼭 돈벌면 와인잔이라던가 위스키잔 사고마리라 라고 각오하며..

뭐 아무튼 어울리지는 않지만 밥그릇에다가 양주 따라서 통닭에다 먹어보니
그맛이 가히 일품이었다.

비싸서 그런지 목구멍으로 술술넘어가는게 어찌나 좋던지...


10억 타면 일단 집에 바같은거 하나 만들어놓은다음
푸른 조명 아래에서 분위기잡고 양주먹어야지 하는 생각도 해봤다.

지금은 비록 모니터앞에서 밥그릇에다 양주 따라먹고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난 10억 거대 자본가!


그렇게 양주와 통닭먹으며
날을 지새다싶이 로또1등에 관한글,뉴스기사를 보고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10억을 탈수있는가에 대해 연구했다.


로또1등에 관련된 글과 기사들을 읽고 몇시간을 연구해본결과
그냥 수요일날 농협중앙회가서 1등 당첨금 탄다음
공익요원 자진소집해제하고 자원해서 현역 군대가서
2년간 뺑이친다음 세상이 나를 잊을떄쯤에 전역해서 개간지폭풍인생을 살기로 계획했다.

갑자기 2년후에 늘씬한 스포츠카와 멋드러진 섹시걸을 배경으로한 나의 모습이 상상되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쯤...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그런데 술기운이 올라와서일까?



도저히 입이 간지러워서 못참을것같았다.
이 기쁜소식을 누군가에게 알리고싶었다.
마구마구 자랑하고싶었다.
다른사람들의 탄식과 부러움 원망을 한몸에 받고싶었다.
남들의 열등감을 자극하고싶은 사악함이 모락모락 피어올라왔다.

왜 로또 1등 당첨된놈들이 그걸 못참고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녀서 폐가망신 당하는지 알듯도했다.

이건 뭐 임금님 당나귀귀도 아니고 입이 근질근질해서 살수가 있나...


나는 만만한 디시인사이드 면갤러들에게 이 사실을 고할까 했다.
이것들이 허구헌날 *만 할줄알지 내 신상 털수나있을까 싶기도하고,



한때나마 같은 덕후로서 성공한 모범케이스를 보여줌으로서
이놈들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로 거듭 변모하고싶은 욕심도 있기도 하고...

마치 이런 감정은 학창시절 말썽만 피웠던놈이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서 모교에 방문해
후배들에게 교훈을 설파하고싶어하는 감정??? 뭐 아무튼 그런 감정이 생겨버려서는

졸음을 물리치고 디시인사이드 미연시갤러리에 접속했다.


나는 면갤에 접속해서 나 복권당첨되었다는걸 알리고
이제 니들하곤 레벨이 다르다는걸 강조했다.


그랬더니 어떤늠이 5등 당첨된걸 ㅊㅋ한다고 하는것이었다.

괜히 자극 당했다. 난 10억인생 1등인데 감히 미천한 5등으로 격하시켜??
왠지 나를 모함하는것같아서 발끈...

마음같아서야 "야이 씌발롬아, 내가 5등 하고 여따가 이런글 싸지를 위인으로 보이냐?"라고 말하고싶었지만
10억 거대 자본가로서 체통을 지켜야겠지 싶어서
"ㄳㄳ 너 계좌번호불러봐."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내 재산을 좀 과시해줘야 이것들이 아이쿠- 몰라 뵙습니다 할 분위기였다.

그리고 성공한 덕후로서 후배양성을 위해 씹덕 장학금을 쏴줘도 괜찮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좀더 아늑한 덕후생활을 장려하기 위해
성공한 덕후로서 어느정도 지원해줘야하는 일말의 책임감이 들자
나는 과감하게 면갤러들에게 선착순5명 댓글자에 한해서 장학금을 준다고 공고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역시 나의 재력 앞에서 이덕후들은 한없이 몸을 낮췄다.
계좌번호 찍어가면서 굽실대는 꼴이라니.... 귀여웠다. 그래서 나는
계좌번호 적은놈의 계좌를 메모장에 갈무리했다.


그리고 혹시 또 다른 댓글자가 있나해서 댓글 확인하던 도중
새벽의빛인가 새벽의졷인가 하는쇼키가 세금떼면 70~80만원 받겠네...이딴소리를 하는거다.



갑자기 정신이 번뜩 꺴다.



아니...70~80만원이라니???  청년막 터지는 소리를 지껄이는 이녀석의 제보에
나는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10억도 아니고 1억도 아니고 80만원??


새벽의졷이 나보고 3등이랜다. 1등이 아니라...


갑자기 내 머리속에, 내 가슴속에 이제 막 날개를 활짝 피고 도약을 준비하던
환상의 나래가 와장창 꺠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지갑에서 복권을 꺼내들고 네어버에 들어간다음 복권 번호를 확인했다.
자세히보니 숫자 6개중에 5개만 맞았다. 씌발........


1등인줄알고 그렇게 좋아했는데 3등이라니...

아까 처먹은 양주가 좀 과했나?? 속이 쓰렸다.
아니...꼭 양주때문에 속이 쓰린건 아닌것같았다.
둔기로 뒷통수 처맞은 기분맹치로 뒷덜미가 얼얼했다.

갑자기 짜증이 울컥 솟았다. 이제 막 기분좋게 하루를 마감하는 의미로
가벼운 마음으로 면갤에 접속했는데 내가 3등이라니...


잠이 확 꺴다.



생견 피우지도 않던 담배가 급땡겼다.
쓰라린 마음에 양주를 밥그릇에 쏟아부었지만 몇방울밖에 안떨어진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속을 달래줘야한다.
컴퓨터 옆에 먹다남은 양념통닭을 빼서 신경질적으로 뜯었다.

죤나 아까웠다. 숫자 한개만 더 맞았으면 나 1등이었는데 씌발...

갑자기 억울했다.
있지도 않았지만 누군가가 내 10억을 송두리째 앗아간 엿같은 기분.
죤나 금이야 옥이야 아껴가며 베틀쿠르저 뽑았는데 마인드컨트롤당한 기분..

아씌발... 입에서 씌발이라는말만 염불처럼 튀어나왔다.

나는 면갤에 글을 썼다. 억울하다고...씌발 기분 졷같다고...
그렇게 글을 쓰고있는데 키보드에 양념통닭 양념이 끈적거린다.



더욱 기분이 졷같아졌다.



그런데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덕후들이 100만원 쥐어줘도 뭐라고 하냐며 나에게 핀잔을 줬다.
나같으면 100만원 주면 고맙다고 하나님꼐 기도하겠다는 덕후들의 댓글에
속은 쓰렸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그래... 공익월급 7만4천원에 100만원이 어디냐...
3등이지만 이건 분명 행운이다.

1등인줄 알았다가 3등인걸 확인해서 좀 언짢은 기분이었지만
만약 1등이 아니라 3등이라고 맨처음 알았다고 해도 기분이 좋았을거다...라는 생각에
그나마 다소 기분이 풀렸다.



그래도 씌발...10억 당첨이었는데...

9억 팔천 구백만원이 증발한거다...

분명 재산상 100만원 소득을 봤지만
내기분은 9억 팔천 9백만원을 강탈당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덕후들의 댓글이 내 기분을 복돋아줬다.


그래도 3등이 어디냐며...힘내라고....

그래... 속은 진짜진짜 많이 쓰리지만 3등이 어디냐...

어떤덕후가 나보고 겨울옷이나 하나 장만하란다.
그래... 겨울코트나 사입자. 겨울 한계절을 잠바하나로 떼우는 내인생이 좀 불쌍하다.
잠바라도 사자... 그러면서 좀 위안을 얻고있는데...



아...씌발...아까 그 새벽의빛인지 새벽의졷인진가 뭔가 하는쇼키가
또 뭔 요쌍한말을 지껄였다.



자세히 보니 3등이 아니라 4등같다고....4등이면 100만원 받는게 아니라 세금뗴고 3만 9천 800원 받는다고...

3만 9천 8백원이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이제 방금 9억 8천 구백만원이 증발했는데
이번엔 남은돈 100만원중에 구십육만천이백원이 증발했다.

솔직히 처음에 1등인줄 알고있다가 3등이라는 소리에 기분 졷같긴해도
그래도 100만원이 어디냐싶은 마음에 기분나쁜척하면서도 내심 씁쓸한 위안을 삼고 있었는데

이번엔 3등이 아니라 4등이라니...100만원이 아니라 3만 9천 8백원이라니...

홈쇼핑 브라자 속옷 구매가 같은 가격에 나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리고 갑자기 혼미해진 정신이 날카로운 이성으로 곤두 서고,
오늘 내가 처먹은것들이 생각났다.



탕수육 이만원....쿠폰도 안받았는데...
통닭 2만 팔천원.... 양주만 5만 2천원... 도합 10만원...

에누리없이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10만원.

복권당첨되서 받을돈은 홈쇼핑 브라자 속옷 구매가 39800원인데
오늘 처먹은 돈은 10만원이었다.

씌발...그 10만원이 어떤돈인데...

나 요 한달간 공익 교통비 4만원에 밥값인데...


그게 어떤돈인데...



10억 증발되고
10만원 허공에 뿌리고...



정말 그때 정신이 얼마나 혼미해졌던지
나 자신을 잃을것만 같았다. 내 자아가 붕괴될것만같았다.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분노...억울함...



내 뇌는 습관적으로 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구원하기 위해 성욕을 증진시키는 호르몬을 분비했나보다,

갑자기 *가 치고싶었다.

나는 귀부 의부딸 강제발정이라는 미연시 cg 회상모드를 틀고
분노의 폭딸을 쳤다.

쟈지에서 물이 나오자 왠지 내 눈에서도 물이 나올것만같았다.
아 개싀발...



21년 인생동안 그날처럼 행복했을떄가 없었고
또 그날처럼 엿같은날도 없었다. 

그 짧은 하루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며 나는 지쳐있었다.
* 치고나자 갑자기 졸음이 몰려왔다.

그래...자고 나면 다 괜찮아질거야... 애써 눈을 감았다..


다음날 일요일...



나는 좀처럼 이불속에서 나가지를 못했다.


세상만사가 다 귀찮아졌다.

처음엔 *듯이 억울하고 화내다가 제풀에 지쳐서
혼자서 이불속에시 씩씩거리다보니 모든게 다 귀찮아졌다.

마음이 공허했다.



도대체 간밤에 내 마음을 채웠던 그 것들은 무엇이었기에
이토록 빈자리가 공허하고 허무할까...

좀처럼 이불속에서 일어나지 못하다가 저녁이 되어서
나는 산송장마냥 이불 거두고 일어났다.

그냥 하루종일 아무생각 하지않고 잠만 자고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술이 필요했다. 수중에 돈은 없고...


나이 21살 처먹고 엄마 지갑을 뒤진다.


엄마 지갑에 꼬깃꼬깃 만원....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올것만 같았다.

어제 복권 당첨된줄알고...10억 생긴줄알고 그렇게 들떠있었는데... 꼬깃꼬깃만원...

이때 엄마가 방에서 나오시다가 지갑에서 돈 뺴는 날 발견한다.
난 혼날줄알고 어버버 하며 애써 변명을 늘어놓으려하지만
엄마는 "요즘 돈없지?" 라며 지갑 뻇더니 몇만원 더꺼내서 주신다.

어제 나 복권 당첨된줄 알았을때는
가족들 모르게 어떻게 10억 뺴돌릴까 궁리했었는데 엄마는 내게 돈을 더 주신다.

나는 고맙다며 건네받고 대문밖으로 나섰다.



지나가는 사람들...


어제는 뭐가 그리 바쁜지 빠른걸음으로 여기저기 기어다니는 한심한 년놈들처럼보였던
그렇게 우스워 보였던 사람들....

그사람들 발걸음이 활기차 보인다.



붕어빵 사들고 어디론가 걸어가는 아저씨... 오늘 하루일과를 보람차게 마치고
붕어빵하나 사들고 따뜻한 집에가서 자기 자식들한테 붕어빵 줄거 생각하며 저렇게 웃는걸까?



어제 다 내것처럼 보였던 여자들... 휴대폰 받으며 내옆을 스치는데 웃음소리가 명랑하다.

갑자기 어디선가 스쿠터 소리 들린다.. 저 시급 2800원짜리 짱개색희... 배달간다.
일요일인데 죤나 열심히 사네.



편의점에 도착했다.



진열대에 놓여있는 양주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속이 적잖이 쓰린다.
안주할거 있나 없나 뒤적거리다가 엄마가 김치 담글때나 쓰는 1.5리터 소주가 보인다.



왠지 오늘같은날은 저 1.5리터 소주를 다 비워야할것만같았다.
왠지 드라마속 주인공처럼 소주 입에다 담궜다가 허공에 흩뿌리고싶기도하고...

편의점에서 그냥  라면 몇봉지랑 1.5리터 소주 사들고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해서 굳게 닫힌 대문에 키를 꽂고
키를 돌리려던 찰나...



대문옆에 붙은 통닭집 전단지가 눈에 띤다.


어제 그 통닭집색희가 배달오면서 울집 앞에 붙여놨나보다.

비닐봉다리에 있는 라면 봉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또 속이 쓰린다.



대문열고 집에와서 냉장고에 있는 김치 적당히 꺼내고, 라면이랑 반찬 몇개 가지고 온다음에 내방으로 들어간다.
어제 먹다남은 통닭에다가 먹으려 했는데 엄마가 치웠나보다.

아쉽지만 그냥 남은 밑반찬 안주 삼기로 한다.

아...이렇게 속이 쓰린날은 친구녀석들과 술한잔 기울이며 마음 달래야되는데...
갑자기 쓴웃음이 지어졌다.


나는 21년동안 술먹을 친구하나 못만들었다.
방에서 이렇게 혼자 청승맞게 술이라니...

1.5리터 소주를 밥그릇에 붓고 혀끝으로 맛본다. 병소주와는 좀 미묘하게 맛이다르다.
맛없다.



나는 그날 1.5리터 소주를 마신게 아니라 인생을 마셨다.

그렇게 한참 소주를 먹다보니 문득 어제 먹은 양주가 생각났다.
엄마가 버릴려고 밖에 내놓은 양주병을 주워다가 내방으로 가지고 온다.
그리고 소주를 양주병에 담는다.

양주병 안에 묻어있는 양주가 조금이나마 소주에 묻어나오겠지 하는 마음에...
그래도 비록 소주지만 양주처럼 먹어보자는 기분에...



그렇게 먹다보니 양주병에 담긴 소주나, 1.5리터 플라스틱병에 담긴 소주나
같은 내용물인데 맛은 어쩐지 틀려서 신기하다.

뭔가 인생의 오묘한 이치를 깨달을랑말랑하는 찰나에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나보다...



그리고 다음 월요일날.... 일어나보니 대참사....




복권이 찢겨있었다... 뭐...상관없나??


39800원 홈쇼핑 브라자 속옷가 찾을려고 농협중앙회까지 가느니...시간버리고 교통비버리고...

그래. 잘찢었다...



나는 공익근무지에 전화한다음 병가 신청을 한다...
그랬더니 주사 이 개노무쉬키가 아파죽더라도 나오란다...

진짜 내 이런 심정을 모르는 야속한 주사쇼키가 미웠지만 어쩌랴...

그러면 연가에서 까달라고 정중히 부탁한다. 연가는 적어도 하루전날 신청하는거라며 야박준다.
이틀 까겠단다... 아.... 이것이 인생인가?? 그래도 오늘은 공익근무지 가기싫다.

그래서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뒤 이불속으로 다시 기어들어왔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며칠사이에 내게 일어났던 일들은 누군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누군가가 내글을 읽고 뭔가 느끼는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어제의 대참사...사진도 찍고 글도 썼다..

어제 크나큰 패배후 먹었던 안주와 술잔재들...그리고 갈기갈기 찢긴로또...스샷을올린다.


122710653818359.jpg

 


이글은 나를 일깨워준 면갤러들
그리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로갤러형들
그리고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공익갤러리 형들에게 바친다..

난 정말 형들이 뭔가 느꼈으면한다..ㅠ...



난 정말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며 많은걸 느꼈다..



아..인생이란  참 그런것같다.

말로 잘은 설명못하겠지만 닿고자 하면 멀어져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한발짝 다가오는...
그리고 그 간격속에서 느끼는 작은 일상들...그리고 그속에서 내가 놓쳤던 행복들...아쉬움...

에혀... 인생이라는거 내마음이 심란해서 정리할수도, 정의할수도 없고...


또 내나이 21살에 인생을 정의할만한 군번도 아니고... 푸핫..


글쓰다말고 잠시 화장실 다녀왔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요며칠사이에 폭삭 늙어보인것같았지만
어딘지 눈빛이라던게 뿜어져 나오는 포스같은게....
인생을 달관한자만이 지을수있는  표정...
 
아무튼 한결 성숙해진 나를 느끼며 이상 글을 줄인다.

 

[디씨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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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글 있지만 게시물 정리한 짤이 없길래 첨부해서 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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