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딸 가빈이에게...

Main이다 작성일 09.02.23 18: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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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사의 과장님의 딸이 놀이방에서 사랑이 가득담긴 아빠 편지를 제출하라고 해서

과장님이 심사숙고 끝에 쓴 글 혼자보기 아까워서 올려봅니다.









사랑하는 가빈이에게.

엄마, 아빠는 가빈이를 사랑한단다.

사실은 아빠가 엄마보다 많이 사랑한단다.

굳이 수량으로 표현을 하자면, 열 배정도 더 많이 사랑한단다.

엄마의 사랑은 아빠의 사랑에 비교하면 아주 형편이 없는 수준이란다.

그러니 엄마의 가식적인 사랑에 속지 말고, 현명하게 대처 할 수 있는

현명한 가빈이가 되었으면 한다.



책은 마음에 양식이라는 말이 있단다.

이건 책이 먹을 수 있는 음식 이라는 소리가 아니라, 책을 이용해서

뭔가를 먹을 수 있다는 뜻 일게다.



예를 들자면,

니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냉장고에 있다.

그런데 그 아이스크림은 항상 너에 손이 닿을 수 없는

차디찬 냉동실 맨 꼭대기 위에 놓여져 있더구나.

아빠는 항상 그 상황이 가슴이 무척 아프단다.

하지만 가빈아 그 상황에서 좌절을 하면 안 된단다.

책을 이용하거라!



이번에도 니 엄마가 230만원 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으로 뻘짓을 했더구나.

처음엔 출판사를 통째로 샀다는 이야기 인 줄 알았단다.

23 만원이라고 말 하는 줄 알고, 놀랬는데... 230만원이라고 말하더구나.

아빠는 순간 기절 하는 줄 알았단다.

도대체! 책값이 230 만원이라니...

아마도 책을 사면 디지털 tv를 사은품으로 주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 엄마가 제 정신으로 돌아와 반품 할 수 있도록 기도해 보자.



어쨌건.

그걸 사람이 읽으라고 사줬겠니!

그 책을 차곡차곡 쌓거라,

그리고 그걸 딛고 올라서면 어렵지 않게 꺼내 먹을 수 있을 거다.

책을 이용하면 사람이 많은 지식과 풍족한 삶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먹을 땐 항상 작은방에 들어가서 문을 걸어 잠그고 먹어라.

엄마한테 걸리면 짤 없단다.

대신 문을 열고 나오는 일이 없도록 하려무나.



그리고 주말이면 니 엄마가 항상 수락산에 끌고 갈려고 하더구나.

억지로 엄마에게 끌려가는 너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더구나.

아빠는 막아보려고 해도 힘이 없단다.

마치 5천의 군사로 5만의 신라군과 맞서 싸우는 계백장군과 같은 기분이 든단다.

계백장군이 누구인지 굳이 알 건 없단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억지로 배우게 되니깐, 그때 배우면 된단다.

하여간, 아빠도 요즘 숨어서 힘을 키우고 있으니 조금만 참거라!

도대체가 지도 힘들어 하는 등산을 연약한 너에게 아무런 죄의식 없이 강요를 하다니

분명 하늘이 용서하지 않을거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할 수만 있다면, 아빠가 수락산을 없애버리고 싶다.



가빈아!

이럴 때는 엄살이라는 것을 피우는 거란다.

사실 엄살이 아니라 삶의 지혜란다.

발목이 아프다고 드러누워라!

좌삼삼 우삼삼 구르거라!

너네 엄마도 제정신이라면 그런 널 끌고 가겠니?



그리고 저번에 니가 노래를 불러 주었잖냐?

“아빠! 힘내세요~~ 가빈이 가 있잖아요~~~”

이 노래 제목이 ‘아빠 힘내세요’라고 하더라.

근데 가빈아 아빠가 진짜 힘든 게 뭔지 아니?

진짜로 힘든 건 바로 ‘너’ 때문이란다.

우선 한 달 놀이방비가 25 만원이라고 하더라.

이게 말이 되니, 6개월로 계산해 보자.

순순히 놀이방비만 해도 150 만원이더구나.

거기다 간식비, 견학비, 책값……

니가 대학생이니 ?…….



아빠는 요즘 미치지 않을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그러니 가빈아!

앞으론 아빠 앞에선 그런 노래 하지마라~.

니가 노래 부르면 무슨 돈 벌어오라는 ‘주술소리’로 들린단다.



할 얘기는 많지만 오늘은 여기서 그만 할란다.

사랑하는 가빈아! 아빠는 너를 진정으로 사랑한단다.

사랑해!!!!!!!





=_=ㅋㅋㅋ 니가 대학생이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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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탄











사랑하는 내 딸 가빈이에게 2탄

가빈아!!
너네! 놀이방은 왜 이러니
느닷없이 엄마한테 전화가 왔었단다, 11월10일 너네! 놀이방에서
아빠랑 산행을 한다고.
도대체 왜! 아빠를 가만 놔두지 않는 거냐!


가빈아!
세상사람 모두에게 토요일이 휴무는 아니란다.
아빠가 토요일에 휴가를 생각한다는 것은, 아빠 책상도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함께해야 한단다.
다행히 11월10일은 니 생일이고,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이기에.
부장님에게 사실대로 얘기를 했단다.
와이프가 쓰러졌다고, 그러니깐 니 엄마가 쓰러진 거다.
차마 널 쓰러드릴 수 는 없더구나
부장님은 걱정하면서, 빨리 가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아빠는 가벼운 마음으로 너랑 산행을 할 수 있었단다.
이건 비겁한 게 아니라 지혜라고 한단다.
조금만 비겁해지면 세상살이 얼마나 편해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빈아!
이런 날은 엄마들이 김밥 같은 걸 싸잖니!
출발 전에 소풍 가방을 열어 보았단다.
김밥 대신 빵과 우유가 가방 한쪽에 다소곳이 놓여 있더라.
이 경우가 아빠가 살아오면서 가장 황당했던 경우는 아니란다.
그렇지만 최소한 두, 세 번째는 되는 것 같더라.
엄마가 지금까지 김밥 싸는 걸 본적이 없었기에 나름대로 예상은 하고 있었단다.
그런대도 충격이 크더라.


아빠는 어쩔 수 없이 김밥헤븐에서 천 원짜리 김밥 다섯줄을 샀단다. 다른 가족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김밥을 먹고 있을 때, 우리 식구들만 구석에서, 원래 빵과 우유를 좋아하는 가족인 것처럼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빵과 우유를 먹고 있을 순 없잖니!
며칠 전에 엄마가 말하더라.
천 원짜리 김밥의 쌀은 중국산 찐쌀을 사용한다고.
찐쌀이 뭔지는 굳이 알 건 없단다.
하지만 중국산 생선에선 가끔 납, 나사 이런 게 가끔 나온단다.
우리나라에서 생선은 수산물이지만 중국에선 공산품일수도 있다는
얘기란다.


니가 궁금해 할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너와 엄마가 먹던 김밥과 아빠가 먹던 김밥이 달랐던 이유는.
세현이네 엄마가 김밥을 많이 싸왔다고, 우리에게 조금 나눠
줬던 김밥이란다.
세현이네 엄마가 줬던 김밥은 너와 엄마가 먹었고, 중국산 찐쌀로
만든 김밥은 아빠가 먹었단다.
엄마는 커피까지 챙겨주면서 많이 먹으라고 하더라.
니 엄마는 무지 행복한 표정을 짓더라.
김밥을 빌어먹는 게 행복한 건지, 남편에게 찐쌀로 만든 김밥을
먹여서 행복한 건지는 잘 모르겠더라.
엄만 천 원짜리 김밥은 쳐다도 안보더라.
아빠가 김밥 네 줄 먹었잖니!
원래 인생은 불공평한 거라지만, 이번 경우는 만큼은 많이 먹었다고 행복한 경우는 아닌 것 같더라.

가빈아!
사람은 힘들어도 참아야 할 때가 있는 법이란다.
높은 산도 아니고, 그렇게 높게 올라갔던 것도 아닌데,
산에서 내려올 때 건들건들 걷더라.
아빠가 봐도 다리 풀린 것 같더라.
엄마가 바로 한마디 하더라.
"가빈이 이 자식 운동부족이야!"
아빠는 순간 당황했단다.
아빠가 당황했다는 건, 엄마 머리에 가빈이의 특별 훈련
프로그램이 작성되고 있다는 얘기란다.
그동안 엄마가 힘들어서 포기했던 수락산 등반이 다시
시작됐다는 얘기이고.
너에게 편안한 주말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랑도 같은 말이란다.

가빈아!
너의 생일이 11월10일 이잖냐!
아빠는 항상 그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한단다.
별 의미는 없지만,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도 11월10일 이란다.
무슨 얘기냐 하면, 니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한 큐에 끝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케익을 한 번만 뽀개면 두 가지 일이 동시에 해결된다는
것이란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아빠는 일단 잠을 좀 자고 난 뒤, 모든 일을
해치울 작정이었단다.
헌데.
세현이 엄마가 나눠줬던 김밥의 양이 적었던 모양이더라.
엄마는 레스토랑에 간다고 통보를 하더라.
난 엄마가 웃자고 한 소리인 줄 알았단다.
당연히 아빠는 활짝 웃었는데, 엄마는 웃지 않더라.
뭔가 일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엄마는 세상이 두 쪽이 나도 가야겠고, 아빠는 안 된다고 했단다.
결국 세상이 두 쪽이 나서 레스토랑에 가게 된 거란다.
이게 무슨 경우니.
너랑 엄마는 배가 고파겠지만, 아빠의 배는 찢어지는 상황이었단다.
근데. 그런 아빠를 데리고, 어떻게 창과 칼로 식사를 하겠다는 발상을 해댄다니.
엄마는 아빠의 합리적인 열받음에 충분한 원인을 제공한 것이란다.


가빈아!
우리 가족의 삶이 행복과 낭만으로 가득 찬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 유지되는 건 아빠가 매우 착하기 때문이란다.
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빠가 약해서 그런 게 아니란다.
그러니 엄마한테 달라붙어서 아빠를 째려보는 행동 같은 건 웬만하면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니가 하이에나니!
산에 올라갈 땐 아빠한테 엉겨 붙어서 친한 척 하더니, 레스토랑 간다고 할 땐 엄마한테 묻어서 아빠를 역적 취급할 수가 있는 거니

사랑하는 가빈아!
뭔가 울컥하고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아빠는 가빈이와 엄마를 사랑한단다.
히히히.
뭔가 가식적인 냄새가 날것이다.
나중에 혹시라도 아빠가 엄마를 * 듯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면.
그건 아빠가 거짓말 하고 있다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아빠가 엄마에게 뭔가를 뺏거나, 엄마에게 뺏기지 않으려는 행동으로 이해해라.
가빈이랑 엄마에 대한 사랑은 세트로 묶어서 사랑하는 것 정도로 해두자
왜 있잖니!
맥주 팻트병으로 사면 병에 땅콩 붙여주는 거.
네가 맥주고 엄만 땅콩 정도로 하자구나!
가빈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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