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개막한 '미스 뷰티풀 모럴스(Miss Beautiful Morals)'선발대회는
기존 미인대회와 정확히 반대되는 기준으로 젊은 여성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15~25세 사이 사우디 여성이라면 누구나 참여가능한 이 대회에서는
일단, 참가자들의 외모를 점수로 매기지 않습니다.
당연히 수영복도 화려한 서구식 드레스도 필요없습니다.
참가자들은 얼굴과 몸을 가리는 평소 의상 그대로 착용하고 대회에 참여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얼 평가할까요?
바로 부모에 대한 효심과 종교에 대한 신념, 그리고 생활에서의 바른 태도라고 합니다.
선발 과정도 독특한데요.
이옷 저옷 갈아입혀가며 참가자들을 딱 하루 TV로 선보인 뒤 바로 우승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 공개하지 않고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0주에 걸쳐 천천히 참가 여성들의 덕성을 평가하게 됩니다.
10주의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지도자를 만드는 법', '내면의 힘 발견하기'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릅니다.
또, 만 하루동안 참가자들의 어머니를 초청, 시골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하여
어머니에 대한 공경심을 평가받기도 하고요.
오는 7월 결정되는 최종 우승자 1명에게는 상금 2600달러(약 320만원), 차점자 2명에게는 1300달러가 주어집니다.
대회 설립자인 카드라 알-무바라크(Khadra al-Mubarak)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몸매와 얼굴만 보고 가치를 매기는 서구식 미인대회에 대한 대안으로서 이 대회를 열게 됐다"며
"젊은 여성들이 영혼과 도덕의 아름다움을 잃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어쨌거나, 서구적으로 획일화된 미인대회를 자기네 문화적 기준에 맞춰 적용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도가 신선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