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못 믿어? 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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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이라기 보다는 자기 과신 20090514003206
소형씨는 남자친구와 100일 기념으로 분위기 좋은 바에서 와인을 마시다가 어느새 밤 12시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아 이제 안전선 밖으로 한걸음 물러서려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나 오늘 너랑 헤어지기 싫어. 정말 손가락 하나도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오늘 같이 있자”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형씨는 남자친구의 말을 믿을까, 안 믿을까? ① 안 믿을 것이다. ② 한 번 믿어 본다. ③ 정말 손가락만 안 건드리고 다 건드릴 것이다. ④ 남자의 연봉에 따라 믿음의 깊이가 달라진다.
여성 수다의 메인 주제는 단연 남들 연애사다. 자기 연애만큼이나 남들 연애에도 무한 관심을 쏟는 여자들은 간접경험이 매우 풍부하지만, 막상 남자들이 “오빠 못 믿어?” “내가 너한테 그런 존재야?” “우리 사이가 이것밖에 안 돼?” 등의 ‘뻐꾸기’를 연속해서 날리면 그게 뻐꾸기인지 참새인지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왜 여자들은 “안 믿는다”고 말을 하면서도 그 순간이 되면 남자의 말을 종교처럼 믿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미국의 심리학자들이 남자의 스킨십에 대해 실험한 적이 있다. 먼저 참가 대상자들을 모집한 후 이들을 각각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a그룹에는 신체적인 흥분을 일으킬 만한 *(‘야동’)을 보여주었고, b그룹에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몇 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그 남자들에게 지금 여자친구와 단둘이 밀폐된 공간에서 진한 스킨십을 하고 있다고 상상하게 한 다음 결정적인 순간에 여자친구가 “오빠 그만”을 외친다면 하던 스킨십을 멈출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다. 그 결과 신체적으로 흥분해 있던 a그룹의 남성들 중에는 “그 상황이면 참기가 좀 힘들겠다”고 말한 사람이 많았고, b그룹의 남성들은 “당연하다. 여자친구가 원치 않으면 멈출 수 있다”고 대답한 남자가 많았다고 한다.
이명길 듀오 대표연애강사
남자들이 여자에게 “오빠 못 믿어?”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어설픈 거짓말로 여자를 안심시킨 다음 어떻게 해보려는 수작이라기보다는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다른 남자는 몰라도 나는 정말로 안 그럴 수 있다는 자기에 대한 과신 때문이다. 자신의 통제력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기에 연기가 아닌 진심을 담아 자신을 믿어 달라고 하게 되는데, 그 애절한 표정과 눈빛을 보면 알 거 다 아는 여자들도 혹시 하는 마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이 남자는 다른 남자와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따라 들어가게 되면 결국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는 말을 듣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도 참고했으면 한다.
듀오 대표연애강사
- 기사입력 2009.05.14 (목) 17:39, 최종수정 2009.05.14 (목)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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