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광고전화 고수 대처법

cry4you 작성일 09.05.20 03: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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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군 - 여보세요?

 

상담원 - 안녕하세요 고객님 여기는 행복을 드리는 붕붕 자동차 보헙입니다.

 

M군 - 아,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상담원 - 네? 아,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저희쪽에서 기존 보험료 대비 확실하게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상품이 나와서 이렇게 전화 드리게 되었습니다.

 

M군 - 자동차 보험 들라고요?

 

상담원 - 보험상품 소개차 전화드렸습니다.

 

M군 - 아, 전 차가 없는데요?

 

상담원 - 아, 네, 고객님 그럼 다음에 차를 구입하시면 저희...

 

M군 - 아니아니, 사람이 왜 그렇게 급해~

 

상담원 - 네?

 

M군 - 차가 없다고 했지, 보험 안들겠다는 얘긴 아닌데...

 

상담원 - 고객님, 이 상품은 차량이 있어야 가입하실 수 있는 상품입니다.

 

M군 - 우리 엄마 아빠 동생까지 차가 셋인데, 그렇게 끊을라고 하면 쓰나...

 

상담원 - 아 죄송합니다 고객님, 차량 소유주 분과 잠시 통화가 가능할까요?

 

M군 - 이름이 뭐에요?

 

상담원 - 네?

 

M군 - 전화통화도 마음이 맞아야 하는거지, 통성명도 없이 무슨 통화를 합니까.

 

상담원 - 아, 저는 상담원 박모양입니다.

 

M군 - 박모양? 이름 예쁘네. 나이는?

 

상담원 - 죄송합니다 고객님 개인정보는 가르쳐 드릴 수가 없습니다.

 

M군 - 아니, 내 핸드폰 번호랑 이름은 가르쳐 준 적 없어도 알고 있으면,

         그쪽 나이는 말 안해준다니 말이 됩니까?

         그러지 말고, 나 스물 일곱인데, 너무 그르지 맙시다. 몇 살?

 

상담원 - ......스물 다섯 입니다.

 

M군 - 어익후, 동생이네. 아까 번호 보니가 031 뜨던데, 어디 살어? 경기도 어디야?

 

상담원 -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 상품...

 

M군 - 어허. 고객님은 무슨 고객님, 그냥 우리 서로 이름도 알고 나이도 아니까.

         그냥 오빠라고 하면 돼. 뭘 그렇게 낯을 가려. 경기도 어디 살어?

 

상담원 - ......일산입니다.

 

M군 - 일산 어디? 나 중산마을 사는데! 라페스타 아나? 밤가시마을쪽 살아?

 

상담원 - ......백마마을 입니다.

 

M군 - 이웃사촌이고만. 이거 전화로 이럴게 아니라,

         만나서 자세히 이야기좀 하게 전화번호 하나 줘. 핸드폰 번호 불러봐.

 

상담원 - 죄송합니다. 개인정보는 가르쳐드릴 수...

 

M군 - 어허. 동네 주민끼리 이러는거 아니야. 전화번호 하나 주고, 몇시에 끝나?

         문자 하나 넣어 놀 테니까 이따 끝나고 퇴근하는 길에 연락해. 라페스타 가서 팥빙수나 하나 말아 먹자고.

 

상담원 - ......010-65......

 

M군 - 오케이. 이따 오빠가 문자 넣어 놓을테니까 끝나고 연락하고, 보험은 걱정마,

         애들 다 전화해서 거기로 바꾸라고 할테니까. 알았지? 오빠가 바빠서 먼저 끊는다.

 

상담원 - ......

 

 

#2

 

김할머니 - 여보세요?

 

상담원 - 안녕하세요 고객님 팔각수 정수기 김필터 대리입니다. 집에 정수기 있으세요?

 

김할머니 - 정숙이는 성남 사는디?

 

상담원 - 네? 아... 물 마시는 정수기요.

 

김할머니 - 아, 그 정수기? 난 우리 애가 첫째 영숙이 둘째 명숙이 셋째 정숙이라서

               정숙이 찾는 전환줄 알았구만.

 

상담원 - 아, 네. 고객님 물은 사서 드세요?

 

김할머니 - 약수터에서 길어다 먹지. 수레 끌고 슬슬 왔다 갔다 해. 운동삼아서.

 

상담원 - 네. 정수기 하나 놓는 건 어떠세요? 번거롭게 약수터 안 가셔도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 바로 드실 수 있고요, 최첨단 나노 필터...

 

김할머니 - 찬물은 이 시려서 못먹어. 내가 이가 없어서.

 

상담원 - 아, 그러시군요. 꼭 차가운 물 아니라, 정수된 미지근한 물도 드실 수 있고...

 

김할머니 - 이 얘기 하니까 생각나네. 내가 이가 많이 아파서 애들이 임팔렌트? 그거 해준다는데,

               그냥 내비 두라고 했어. 슬금슬금 씹어 먹으면 되니까,

               애들도 고생해서 돈 버는데 이 아프다고 기천만원씩 들이면 안되자누.

               그래서 됐다고, 그냥 틀니나 하나 하려고 했는데, 또 영감이 그게 부러워서 자기도 한다고 난리를 치는거야.

               이도 멀쩡한 양반이 뭘 또 그런게 부럽다고 엄살을 피는지...

 

상담원 - 아... 네, 두분만 사시나봐요?

 

김할머니 - 내가 열 아홉에 시집와서 딸 셋에 아들 하나 키우면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영감은 아직도 손가락 하나 꿈쩍 안해. 맨날 공원가서 장기나 둔다고 하고,

               집에 와서는 밥이나 달라고 하고, 뭔 연구한다고 죄다 남들이 버린거 주워다가 방에 쌓아 놓는데,

               내가 또 그거 버리느라 정신이 없고...

 

상담원 - 네... 근데 정수기는...

 

김할머니 - 이눔아. 어른이 얘기하는데 말 끊으면 안되는 거여. 어디까지 했냐?

               아, 그래. 그 요상한 것들 다 주워와서 집안 곳곳에 숨겨 놓는단 말이야. 그럼 또 내가 그걸 찾아서...

 

(30분 경과후)

 

상담원 - 저... 나중에, 정수기 필요하실 때 제가 다시 전화를 드릴게요.

 

김할머니 - 왜? 바뻐?

 

상담원 - 할머니, 저도 일 해야죠. 할머니 정수기 지금 필요 없으시잖아요.

 

김할머니 - 그랴.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또 전화하고.

 

상담원 - 네...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저는 상담원 김필터 였습니다.

 

김할머니 - 응. 그랴. 꼭 전화해.

 

상담원 - ......

 

 

#3 보험 들라는 광고전화에 대처

 

"저 다음주에 군대가요"

이 말에 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잘 다녀오라고 말해준다.

 

 

#4 인터넷으로 광고하라는 광고전화에 대처

"회사 상호 변경중이라 필요 없습니다."

키워드 광고 하라는 사람은 찍소리 못하고 끊는다.

 

 

#5 초고속인터넷 등 서비스 사용하라는 광고전화에 대처

"그거 쓰고 있어요"

두 말 없이 끊는다.

 

 

#6 기분이 꿀꿀한 날 걸려온 광고전화에 대처

"여기 정보관리진흥처입니다. 전화하신 분 성함이랑, 본사 전화번호 알려주세요"

정보관리진흥처는 있지도 않다. 지레 겁먹고 끊는다.

 

 

#7 모 잡지, 널리 알려진 눈물의 구독권유전화에 대처

"이 번호 어떻게 아셨죠? 민간인이 전화하면 안되는 번호 입니다."

신입사원이라며 책 못팔면 짤린다고 구독좀 해달라고 부탁하다가도 쫄아서 끊는다.

 

 

#8 비오는 날 걸려온 광고전화에 대처

"난 오늘도~ 이비를 맞으며~ 비오는 거릴 걸었어~ 너와 걷던 그 길을"

노래를 불러준다. 말시켜도 계속 메들리로 불러준다. 지쳐서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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