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가 한 심판의 교묘한 ‘방해 공작’ 속에서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09∼2010시즌 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1차 대회 쇼트프로그램의 심판 배점표를 살펴보면 왼쪽부터 일곱 번째 열에 위치한 심판(사진 속 빨간상자 부분 참조·이하 7번째 심판)이 김연아에게 아사다 마오(19·일본)보다 낮은 점수를 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7번째 심판은 프로그램 구성 요소를 채점하는 다섯 가지 항목에서 김연아에게 모두 7.50점 이하의 점수를 매겼다. 반면 아사다에게는 최소 7.50점 이상의 후한 점수를 줬고 무려 네 가지 항목에 8점대를 주는 ‘특혜’를 부여했다.
스케이팅 기술 부문에서 나머지 8명의 심판들이 김연아에게 최소 7.75점, 최대 8.75점까지 부여했으나 7번째 심판은 7.50점을 주는 데 그쳤다. 같은 부문에서 아사다에게는 8.00점을 매겼다. 8명의 심판이 아사다에게 7.75점 이하의 점수를 준 것과는 대조적이다.
퍼포먼스 부문은 7번째 심판의 모호한 채점 기준을 더 잘 보여주는 사례다. 8명의 심판이 김연아에게 8점대를 준 이 부문에서 7번째 심판은 유일하게 7.50점을 매겼다. 반대로 아사다의 경우 8명의 심판들이 7점대를 부여했으나 7번째 심판만 8.00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는 9명의 심판들이 비교적 고른 분포로 채점한 것으로 나타나 7번째 심판의 모호한 채점 기준은 쇼트프로그램에서만 적용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도 김연아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최고점(207.71점)을 뛰어넘은 210.0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사다는 한 심판의 ’특혜’에도 불구하고 김연아보다 36.04점이나 뒤진 173.99점으로 2위에 머물렀다.
7번째 심판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ISU는 대회에 참가한 심판 명단을 공개하지만 각 심판이 어떻게 채점했는지는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랑프리 1차 대회에는 한국의 이지희 심판을 비롯, 일본과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핀란드 그루지아 국적의 심판들이 참여했다.
7번째 심판의 모호한 채점 기준에 대해 피겨스케이팅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사공경원 경기이사는 “심판의 재량으로 채점하는 만큼 부족한 연기를 펼치는 선수에게 낮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김연아가 아사다에 압도적인 점수 차로 우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심판이 편파적 채점을 한 것으로 보일 여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원본 기사
http://news.naver.com/sports/new/eventNew/newsRead.nhn?event=142&oid=143&aid=0002005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