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짤막한 이야기

행동반경1m 작성일 09.10.20 00: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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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메카, '건실청년'님의 팬아트입니다.)

오그리마의 골짜기에 앉아 있는, 호드의 수장이자 오크 역사 속 위대한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영웅,
스랄은 어린 시절을 인간들과 보냈습니다.

스랄의 아버지는 다들 아시는 대로 서리늑대 부족의 족장 듀로탄이었습니다. 듀로탄은 불타는 군단의 음모로 오크 전체가 드레나이와 전쟁을 하게 되던 시기, 불타는 군단의 하수인 넬쥴과 굴단에 반대하다가 굴단이 보낸 암살자들에게 살해당합니다.

아기였던 스랄은 암살자들의 주의를 끌지 않아 버려지는데, 이때 인간 장교인 블랙무어에게 구출되어 인간들 사이에서 자라게 됩니다. 그는 스랄을 노예 겸 검투사로 키울 생각이었습니다. 오크 특유의 전투본능과, 위대한 전사였던 아버지의 기질을 물려받은 것인지 스랄은 언제나 연전연승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노리개감이었죠. 정신적 유대를 맺고 있던 유일한 인간인 타레사를 제외하고, 스랄은 언제나 핍박받는 노예였습니다.

스랄(Thrall), 그의 이름은 오크어로 노예라는 뜻입니다.

그러던 중 스랄은 압송되는 오크 포로와 마주칩니다. 2차 대전쟁(워크래프트2의 이야기)이 오크의 패배로 끝났기 때문에 인간들은 오크 포로들을 수용소에 가두기 위해, 혹은 공개처형을 위해 압송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갇혀 있던 오크가 스랄을 향해 울부짖으며 달려옵니다.

"카아 빈 모크 타자크 차"

결국 그 오크는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어렸을 때부터 인간들에게 자라 오크어를 모르던 스랄은 동족이 자신을 배반자라고 비난하며 죽이려 한 것이라고 짐작하며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후에 만난 그롬 헬스크림은, 스랄에게 담담하게 그 오크어를 해석해줍니다.

"도망쳐. 내가 놈들을 막아 줄 테니"






워크래프트 공식 소설에 나오는 유명한 스랄과 그롬의 일화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우리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러한 감동과, 소소한 뒷이야기들이 게임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위 이야기에 나오는 스랄은 호드의 대족장이 되어 오그리마 지혜의 골짜기에 있습니다. 그롬은 피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노로스를 죽이고 폭발에 휘말려 같이 죽었으며 잿빛골짜기에 그롬 헬스크림 추모비가 서 있습니다. 스랄이 쓴 그 명문은 그곳을 지나는 플레이어들을 한번쯤 멈추게 하곤 합니다. 이 세상 그 어떤 온라인 게임이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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