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아이리스] 남녀생활탐구

o응o 작성일 09.11.05 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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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거 하나부터 너무나 다른 남녀, 요즘은 둘 다 kbs <아이리스>를 보고 있어요.

 

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같은 걸 보고 있어도 딴 생각을 해요.

 

그래서 오늘은 <아이리스> 시청생활 편이에요. 화내지 말아요.

 

이건 그냥 이 남자랑 이 여자가 찌질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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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슬쩍 자기 배를 봐요. 굴곡 없는 평화로운 평원이 펼쳐져 있어요.

맥주랑 닭강정을 끊고 3개월만 열심히 운동하면 저 정도 복근은 일도 아니라 생각하며 맥주를 마셔요.



이병헌이 웃통을 벗었어요. 역시 몸이 와따에요. 여자는 키만 이병헌 닮은 남자친구를 원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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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을 주사했을 뿐인데 온갖 오두방정을 다 떨고 있어요.

남자가 보기에 저건 백퍼센트 ‘뺑끼’ 쓰는 거예요. 역시 고문은 바른 말을 토해낼 때까지 ‘빳따’로 때리는 게 와따에요.



여자는 불안해요. 끝나 가는데 탑이 안 나와요. 시계와 텔레비전을 왔다 갔다 하는 여자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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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예상대로 김태희가 이병헌을 밀쳐내고 따귀를 때렸어요. 그런데 이 미틴넘이 다시 입술을 들이밀어요.

1초, 2초... 남자는 숨이 막혀요. 29초, 30초... 이러니 술을 못 끊어요.

 


저런 건 이병헌이니까 봐주는 거예요. 물론 여자 곁엔 이병헌은커녕 소파 옆에서 사료 먹는 멍멍이밖에 없어요.

여자는 김태희 머리를 어디서 했는지 궁금해요. 손님, 이건 고데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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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타닥거려 cctv를 조정하니까 엄청난 첨단 첩보전 같지만 결국 현장에 나가 있는 애들은 죽어라 뛰며 뺑이치고 있어요. 남자는 저것이 땅개의 숙명이라 생각해요.



탑인 것 같아요. 여자는 텔레비전 앞으로 바짝 다가앉아요. 하지만 그래봤자 줌이 되는 건 아니에요. 여자는 짜증을 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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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가 되니까 탑이 나왔어요. 킬러라더니 진짜 사람 잡아먹을 눈빛이에요.

하지만 남자는 군필자가 아닌 킬러는 마음으로 받아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기다리던 탑이 나왔어요. 여자는 마음 속 밑바닥에 손톱만큼 남아 있던 남자친구의 존재를 지워요.

탑은 목소리도 섹시해요. 그런데 딸랑 요만큼 나와요. 여자는 편집한 사람과 싸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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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된장! 첫 키스 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뽀뽀질이에요.

남자는 마우스 투 마우스로 사탕이 옮겨가는 걸 보며 숨이 막혀요. 내세가 있다면 저 사탕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먹던 사탕을 먹이다니 여자는 토할 것 같아요. 사탕은 설렁탕집 카운터에 있는 박하사탕 같아요.

화이트데이를 날로 먹으려고 하다니 아무리 이병헌이라도 봐줄 수 없어요. 돌아갈 때 면세점 방문은 필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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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왠지 엄마가 과일을 깎고 노크 없이 들어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bgm이 흐르고 있지만 남자는 까닭 없이 볼륨을 줄여요.



집 안이 갑자기 조용해진 것 같아요. 아빠가 갑자기 부스럭거리며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요.

그런데 별 거 나오지도 않아요. 여자는 억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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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라던 탑이 데저트 이글을 그것도 한 손으로 들고 쏘는 걸 보며 남자는 끌끌 혀를 차요.

백만 예비역을 기만하는 짓이라 분노하며 게시판에 밀리터리 상식을 적어보아요.


 


여자는 더 짙어진 탑의 다크써클을 걱정해요. 킬러는 참 힘든 일인 것 같아요.

다크써클에는 연어와 브로콜리가 좋다던데 엄마가 비싸다고 사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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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갑자기 사격 20발 중 10발을 채 못 맞춰서 총구에 벽돌을 매달고 pri를 하던 기억이 떠올라요.

멀가중 멀가중 멀중가중, 생각만 해도 토할 것 같아요.


 


이병헌이 누굴 쏴요. 귤 가지러 갔다 왔더니 누가 죽었어요. 누구인지 들었는데 까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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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쥬니에게 접근하는 걸 보고 억장이 무너져요. 사실 남자는 김태희는 저 멀리 있는 존재지만 쥬니 정도라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는데 애 눈만 높아졌겠어요.



탑이 왠 여자를 구해줘요. 탑은 매너도 좋아요. 내가 저 여자라면 당장 명함부터 주겠어요.

하지만 지난주에 클럽 갔다가 입장 거부당했던 걸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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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자신이 이병헌이라면 김태희와 김소연 중 누구를 선택할지 0.3초 정도 고민해요.

역시 고민이 필요 없는 문제에요. 남자는 ‘난 듈 다’라고 결론을 내려요.



여자는 김소연의 목선과 쇄골이 부러워요.

역시 사람은 말라야 한다고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여자의 손이 자꾸만 뻥튀기 봉지를 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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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씨알도 안 먹힐 멘트를 날렸는데 김소연이 ‘왠지 ㅄ 같지만 멋있어’라는 눈빛을 보내요.

이런 제길! 또 한 명이 이병헌에게 넘어왔단 생각에 남자는 울화통이 터져요.



바닷가에 금색 트로피가 서 있어요. 이병헌이 전설에 대해 말해주는 척 하더니 자긴 전설 따윈 믿지 않는다며 돌아서요.

아무리 이병헌이지만 여자는 이게 뭐 하자는 플레인가 싶어요.

남자친구가 그랬으면 가만 안 뒀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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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고문은 머리끄댕이를 붙잡고 욕을 한 두 마디 섞어주며 해주는 게 와따에요.

그런데 이 새끼가 또 정신없는 척 ‘뺑끼’를 써요. 고문관도 이런 고문관이 없어요.

 



이병헌에게 자꾸 일본말을 하면서 패요. 이병헌이 일본말을 못할 수도 있잖아요.

여자는 지난달에 끊어놓고 가타카나 외우다가 관둔 일본어 학원비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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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저 싸움의 승리자를 차지하면 되는 걸까라고 0.3초 생각해요. 하지만 역시 생각이 필요 없는 문제에요.

남자는 언제나 ‘난 듈 다’니까요. 서로 얼굴은 때리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김태희와 김소연이 싸워요. “야 이년아 죽고 싶냐” 이런 말 한 마디 안 하다니 저건 진정한 싸움이라 할 수 없어요.

어차피 머리채만 잡으면 이기는 건데 오래도 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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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동상의 전설에 대한 김태희의 설명에 혼자 “전설 따위 믿지 않아”라고 대답하고선 낄낄낄 배를 잡고 웃어요.

자신의 유머 감각에 만족한 남자는 ‘플짤’을 만들기로 해요.

 



트로피가 또 나와요. 다시 봐도 합성인 것 같아요.

여자는 김태희를 보니 엊그제 인터넷 쇼핑으로 산 부츠가 떠올라요. 택배 올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따뜻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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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식이 또 데저트 이글을 한 손으로 쏘고 있어요. 남자는 자신이 게시판에 데저트 이글의 반동에 대해 쓴 글에 ‘ㅂㅅ 잘난 척은’이라고 리플을 단 게 탑이라 굳게 믿어요.

 

지금까지 남자의 <아이리스> 시청 생활이었어요.

 



탑이 구준표 머리를 하고 나왔어요. 오늘은 왠지 얼굴이 좀 부은 거 같아요.

옆에 있던 남동생이 옷이 저게 뭐냐며 비웃어요. 베개를 집어던져요.

총에 대해서도 잘난 척 하지만 여자는 닥치라고 소리를 지르며 탑이 뭐라고 하나 귀를 기울여요.

내일 예고까지 보고 나서 채널을 돌려요.

 

지금까지 여자의 <아이리스> 시청 생활이었어요.

 

 

 

[10 아시아] 펌.

 

ㅋㅋㅋㅋㅋ

 

아아..나레이션 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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