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 농담에 까르르 웃다 그만 차를 엎질렀군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지나온 내 인생은 거의 농담에 가까웠지만 여태껏 아무것도 엎지르지 못한 생이었지만 이 순간, 그대 자스민 향기 같은 웃음에 내 마음 온통 그대 쪽으로 엎질러졌으니까요 고백하건대 이건 진실이에요
-유하(1963~ )'농담'
그러니까 무슨 분위기 좋은 찻집 같은데 남녀가 서로 마주 보고 앉아있다 이 말이지. 사실은 은근히 마음은 있으면서 그 말은 못하고 그냥 농담 따먹기만 하고 있단 말이지. 별로 우습지도 않은데 자꾸 웃음이 나와 눈과 얼굴만이 아니라 손과 팔까지 웃어대다가 그만 앞에 놓인 찻잔을 엎질렀단 말이지.
그런데 정작 앞으로 쏟아진 것은 이쪽의 마음… 그러다가 농담이 진담 됐다 이거지. 가만 있어보자, 요즘 농담('오래된')이라면 박완서, 밀란 쿤데라 같은 소설가들이 잘한다던데… 엎질러 보고 싶구나 내 마음, 농담이 진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