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생트(absinthe)라는 술을 아시는지?
"초록 요정"이라 불리며 19세기 유럽 예술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이 신비의 술은
한때 "악마의 술"이라 불리며 전세계적으로 금지 주류가 되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압생트는 대체로 초록빛이라는 것 빼면 정체가 좀 모호한 술입니다.
조제-양조법에 일관성이 없죠.
인터넷에도 조제법이 나와 있긴 하지만 제각각입니다.
다만, 아래 3가지의 허브를 주 원료로 삼는다고는 하는군요.
왼쪽부터 Fennel, Grande wormwood, Anise
마시는 사람이 직접 제조해서 마신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이렇게 구멍이 뚫린 스푼을 압생트 유리잔에 걸친 후 그 위에 각설탕을 놓고 물을 조금씩 떨어 뜨린 뒤 먹습니다.
전통적인 드랍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초록빛 술이 우유처럼 뿌옇게 변합니다.
스페셜 방식도 있습니다.
이렇게 압생트에 적신 각설탕에 불을 붙인 뒤 녹아서 떨어지게 만드는 거죠.
이 술이 왜 유명하냐면, 언급 바대로 19세기부터 성격 괴상한,
혹은 괴벽을 가진 예술가들이 즐겨 마셨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고호. 고호는 평소 워낙 압생트를 즐겨 마셨고,
귀를 자른 것도 압생트로 인한 환각 작용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프랑스의 유명 화가 툴루즈 로트렉 역시 압생트에 절어 살며 사창가를 배회했고,
헤밍웨이도 압생트에 취해 곧잘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압생트를 마시면 저런 환각을 본다는 인식이 팽배했었죠.
급기야 1905년 스위스의 한 남자가 압생트를 마시고 가족을 몽땅 살해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 결과 스위스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압생트를 '금지 약물'로 지정합니다.
스위스가 압생트를 법적으로 금지하자 이런 풍자적인 포스터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100년, 과학은 압생트에 있는 성분이 사실상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그래서 2005년 압생트는 유럽의 모든 국가에서 다시 합법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현재 폭발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프라하의 어느 술집에서 압생트 불쇼. 아직 학생들인 것 같은데...
역시 압생트 불쇼. 아주 징하게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