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출출함을 달래려 치킨을 훔쳐 먹던 대학생들이 치킨 냄새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13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대학생 A(20)군은 동갑내기 친구 4명과 함께 친구 원룸에서 술을 마시고 자다 점심 즈음에 눈을 떴다.
출출함을 느꼈으나 수중에 돈이 있다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이들은 치킨을 시켜 몰래 훔쳐 먹기로 하고 근처 치킨집에 차례로 전화를 걸어 같은 동네에 있는 각기 다른 건물 세 곳에서 치킨을 한 마리씩 주문하는 것처럼 꾸몄다.
20여분 뒤인 오후 2시께 이들은 치킨집과 가장 가까운 건물 밖에서 대기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 종업원이 치킨 한 마리를 들고 건물로 들어가자마자 오토바이 안에 남겨졌던 나머지 치킨 2마리(2만6천원 상당)를 가지고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성공한 줄 알았던 범행은 곧 탄로나 버렸다.
종업원의 얘기를 들은 치킨집 사장이 인근 원룸촌을 뒤진 끝에 통닭 냄새를 맡고 이들이 훔친 통닭을 먹고 있던 방으로 찾아온 것.
범행 현장을 딱 걸린 이들은 사장에 의해 경찰로 넘겨졌고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실제 돈이 있었으나 닭값을 내기 싫어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경찰에서 "통닭을 훔쳐 먹은 것은 잘못이지만 돈이 없다고 거짓말한 친구들한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okko@yna.co.kr
가는데까지의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