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서 소녀시대가 이사한 전망 좋은 빌라 내부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기존에 살던 다소 '서민풍' 숙소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럭셔리한 숙소로 둥지를 옮긴 것이다. 멤버들은 무엇보다 "화장실이 늘었다"며 반가워했다는 후문이다.
걸그룹과 아이들(Idol) 스타들은 어디에서 살까. 15팀이 넘는 아이들 가수의 기획사에 전화해보니 공교롭게 한강 라인에 이들의 숙소가 밀집돼 있었다. 특히 강남구 청담동과 압구정동이 대세였다. 이에 대해 매니저들은 "미용실과 피트니스센터 같은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올림픽도로나 강변북로를 타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역시 강남권이 인기
아이들 가수들의 숙소는 한강을 따라 동서로 길게 분포돼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MBC와 KBS,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SBS, 경기도 일산에 있는 MBC, SBS를 자주 왕래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한강변이 교통의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강남에 숙소가 밀집된 이유는 뭘까. 대다수 연예인들의 주거지가 강남권이고, 소속사도 강남에 있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소녀시대·f(x)의 신인 시절 숙소는 모두 SM엔터테인먼트에서 가까운 청담동이었다. 슈퍼주니어는 청담동 아파트에 살다가 현재 광진구 자양동의 한 주상복합건물로 이사갔다. 멤버가 13명이나 돼 11, 12층을 나눠 쓴다.
소녀시대는 청담동 빌라에서 최근 넓은 평수로 이사했다. 슈퍼주니어와 달리 청담동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샤이니는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작년 9월 데뷔한 f(x)는 연습생 시절 머물던 압구정동 아파트에서 청담동 빌라로 이사했다.
▶ 기획사 반경 10Km 이내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의 숙소도 청담동에 위치한 소속사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
2PM은 작년 말 청담동에서 근처 삼성동 빌라로 짐을 옮겼다. 역시 소속사와 차로 5~10분 거리다. 2AM 역시 소속사에서 멀지 않은 청담동의 한 아파트에 산다. 원더걸스는 작년 미국으로 출국하며 청담동 아파트에서 짐을 뺐다.
티아라도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와 가까운 논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숙소 생활 중이다. 애프터스쿨도 논현동에 있는 소속사 플레디스와 5분 거리의 역삼동 빌라에 살고 있다. 이들은 연습생 시절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 머물다가 데뷔 후 역삼동 주민이 됐다. 포미닛·비스트도 각각 청담동 아파트와 빌라에서 산다.
강북파도 있다. 카라·레인보우·브라운아이드걸스의 숙소는 모두 성동구. 카라와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응봉동 아파트에 살고, 레인보우는 옥수동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한다. 빅뱅과 2NE1은 서대문구 상수동에 있는 아파트의 위, 아래층 주민이다. YG엔터테인먼트 사무실과 양현석 대표의 집과도 걸어서 2~3분 거리다.
이렇게 가수들의 숙소를 기획사 가까운 곳에 두는 건 각종 사고를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기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티아라의 한 매니저는 "갑자기 건강 악화 등 응급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소속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마련한다"고 말했다.
▶ 대부분 월세 계약
아이들 가수들은 왜 숙소 생활을 할까. 가장 큰 이유는 단합과 결속력 때문이다. 2PM의 매니저 조해성 이사는 "군대 수준의 일체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숙소 생활을 하면 멤버간 화합과 팀워크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단체 생활을 하면 최소 인원의 매니저가 이들을 이동시킬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스타일리스트는 "강남쪽에 숙소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헤어숍이 이 일대에 몰려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흥미로운 건 전세 보다 월세 계약이 많다는 점. 한 매니저는 "소음 등 주민들의 신고가 잦아 자주 방을 빼달라는 항의를 받는다. 집주인이 전세 보다 월세 계약을 원한다"고 귀띔했다.
밴드의 경우 음악적인 충돌 때문에 일부러 숙소 생활을 안 하는 경우가 많지만 4인조 밴드 씨엔블루는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아파트를 숙소로 이용하고 있다. 네 멤버 모두 고향이 지방이라 숙소를 얻었다. 아이들 밴드 FT아일랜드 역시 양천구 목동 근처 아파트에 살면서 연습실 이동 시간을 최소화 했다.
양지원 기자 [jiwon22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