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동안 아마존 전문 PD로 일해온 정승희 미디어아마존 대표가 18일 MBC ‘아마존의 눈물’의 비도덕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18일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월 8, 15, 29일 1~3회, 2월5일 에필로그를 방송한 ‘아마존의 눈물’은 평균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한달간 아마존 촬영을 마치고 13일 돌아온 정 대표는 ‘아마존의 눈물’이 자신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
의 눈물’ 제작진이 말하는 사전 준비기간 7개월은 나를 만나 아마존에 대한 정보를 빼간 기간”이라며 “2008년 8월말 나를 찾아
온 ○○○PD 등을 10여차례 만나 10여년간 전갈, 독거미, 독뱀 등에 물리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아마존에 관해 축적한 정보
를 얘기해줬다”고 밝혔다. 이미 정 대표의 저서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에 빼곡히 밑줄을 그어 공부해온 그들에게 지도
를 펼쳐놓고 가야할 곳, 촬영해야할 것, 해야할 일 등 모든 노하우를 알려줬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없으면 ‘아마존의 눈물’을 만들 수 없다며 CP(책임프로듀서)를 하라는 등, 제작을 미디어아마존으로 하자는 등 감
언이설로 내가 쌓은 경험을 빼내갔다”며 “그동안 제작비가 없어서 찍지 못한 환경문제 등에 대한 기획을 모두 털어놨다”고 목
소리를 높였다. “이후 제작진이 바뀌었고 2009년 3월말 △△△PD가 찾아와 그동안 준 정보를 재확인하더니 연락을 끊었
다”며 억울해했다.
조에족을 제외하고는 ‘아마존의 눈물’에 나온 소재는 모두 정 대표가 지목해준 것들이라고 한다. 분홍 돌고래 수중촬영, 삐라
루꾸 양식장, 이바마(브라질 환경당국)의 불법 벌목단속, 우라족, 마루보족, 마티스족, 야노마미족 등은 이미 그가 촬영해 KB
S ‘도전 지구탐험대’ 등을 통해 전파를 탄 내용들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30배가 훨씬 넘는 크기의 아마존 일대에서 어떻게 내가 찍어준 곳만 딱 방송하고는 국내 최초로 아마존을
개척했다는 등 각종 프로그램에 나와 떠들면서 시청자들을 우롱할 수 있느냐. 한국전파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국민 혈세로 그
런 식으로 사기를 치느냐”며 비난했다.
한편 정 대표는 2009년 5월 모기유충이 팔을 파고드는 부상으로 콜롬비아에서 한달간 입원하면서 MBC에 정식으로 항의할 기
회를 놓쳤다. 지난해 12월 KBS 수요기획을 통해 방송된 ‘아마존의 딸 아마조네스, 야루보의 운명’ 2부작을 준비해 대적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 대표는 이 과정에서도 MBC 제작진의 부도덕성을 절감했다며 “KBS로 몇차례나 전화를 걸어 정승희 PD는 아마존을 불법
으로 촬영해왔다며 이를 방영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며 “싱구강 일대 부족 추장연합회 소속 추장에게 정식 초청을 받았는
데 후나이(브라질 원주민보호국)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고 모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분노했다.
조에족의 실상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아마존의 눈물’이 과장한 것처럼 절대 미접촉 부족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유
럽 등지 다큐멘터리에 모두 출연한 적이 있으며, 연출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아마존 현지 부족들은 모두 촬영 전에 돈을 요구한다. 90년대 1000달러로 시작해 최근에는 2만달러(약 2286만원) 이상을 달
라고도 한다. 깎아서 7000~8000달러까지 줘봤다. 그 대신 발전기, 촬영 카메라 등을 탐내면 준다”는 고백이다.
조에족 외에도 까야포족 등 브라질 파라주에 거주하는 원시족 중에는 피부 곳곳에 구멍을 뚫고 사는 신기한 습성을 가진 이들
이 많다. 그러나 촬영료로 10만달러나 요구해 포기해야 했다.
정 대표는 “조에족들만 해도 후나이의 관리하에 선거권까지 행사하고 있다. 후나이의 보호를 빙자한 종속적 관리로 이미 문명
화됐다. 약품창고에 그득한 항생제에 중독될 만큼 중독돼 있다”면서 “후나이는 발전기금을 받고 원주민들은 촬영료를 받아 경
비행기로 응급환자를 나르고 오토바이를 몰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정 대표는 “MBC의 홍보와 물량공세로 한 힘없는 프리랜서의 진실을 짓밟은 것만 해도 참았는데, 더 이상 PD들이 나서 '황금
어장-무릎팍도사'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료도 없이 맨땅에 헤딩했다’는 식의 거짓말은 그만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1985년 KBS에 입사, 카메라기자로 일해온 정 대표는 퇴사 후 95년부터 국내 최장기 아마존 전문PD로 일해왔다. 100여차례 아
마존 일대를 방문하며 KBS ‘도전지구탐험’을 비롯, KBS 수요기획을 통해 아마존 관련 다큐멘터리 8편 등을 선보였다. 2006년
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담은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사군자)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