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장병의 편지....

면죄자 작성일 10.04.10 23: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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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편지

내 동기 현구야

현구야! 대답해라 항상 내가 부르면 '내 동기, 내 동기' 하면서 반겨줬었잖아.

너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 TV같이 보자며 재촉했었잖아.

정박 때나 항해 때나 항상 같이 TV 봤었는데, 그치?

지금 니가 없어서 너무 허전하다. 진짜 동기라곤 너밖에 없었는데

나혼자 살아있어 너무 죄책감이 들어. 너의 웃는 모습이 보고싶다.

동기라면서 항상 챙겨주고 제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좋아했었잖아.

내가 제대하고 나서도 잊지 말고 연락하며 지내자고 얘기한 거 기억나냐?

나는 니가 재밌는 이야기라며 들려준 것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

얼마나 웃겼었는데. 다시 들려주면 안되냐? 진짜 듣고 싶다.

항상 나 먹으라며 부식 챙겨주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라며

얘기했었지. 나는 항상 얻어먹으며 너한테 해준 게 별로 없어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

내 동기 현구야.

2008년 7월7일 해군에 입대하여 2중대 1소대도 같이 나왔고 천안함에 2008년 4월8일 같이 천안함에 전입했었잖아

너랑 진짜 2년 되는 군생활 중 몇일 빼곤 항상 같이 있었잖아.

제대도 같이 해야지. 이놈아 지금 어디 있는 거냐?

나혼자 군생활하라고? 지금 나 혼자 내버려 두는 거냐?

같이 배에 남아서 제대일만 기다리며 버텨왔었잖아.

아... 나는 내가 너무 싫다.

하나뿐인 동기들 챙겨주지도 못하고 혼자 제대를 할 생각하니 너무 참담하다.

난 너가 내 옆에서 '하나뿐인 없는 내 동기'라고 외치며 나의 등을 토닥여주는

그 순간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

살아가면서 널 '하나뿐인 없는 내 동기'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거니까

제발 돌아와라. 현구야 보고싶다.



▲두번째 편지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저희는 모든 대원들을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희 또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슬픔을 나누면 나눌수록

줄어듭니다. 살아돌아온 저희가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렇게 될줄 알았으면 평소에 더 잘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 모두가 아들, 형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옆에서 부르면 웃으며 대답할 것 같고

함께 전역후 꿈과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농담도 하고 싶습니다.

너무 보고싶습니다. 너무 보고싶습니다. 너무 보고싶습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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