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인도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국민 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맨유에 대한 축구팬들의 사랑이 대단하다.
자연스럽게 맨유에서 활약하는 박지성(30)에 대한 관심도 많다. 지난 18일 인도와의 2011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인도 팬들이 열광적인 응원을 펼친 가운데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박지성이 전광판에 소개되자 환호가 터져나왔다. 맨유를 대표해 아시안컵에 나선 만큼 인도 축구팬들은 이왕이면 한국의 우승을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인도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바이충 부티아(35, 이스트 뱅갈)는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아시아의 맨유로 비유하는 등 격한 애정을 드러냈다. 맨유에 대한 사랑과 동시에 박지성이 한국의 우승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심정을 나타낸 것이다.
부티아는 A매치 102경기에 나서 43골을 기록하는 등 인도의 대표적인 축구 스타다. 1999년에는 잉글리시 디비전2(4부리그)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장딴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웠지만 한국전에 후반 교체 출전하며 인도로서는 꿈의 무대인 아시안컵에서 뛸 기회를 어렵게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 인도는 같은 C조의 한국, 호주, 바레인과 도하 메리어트호텔에서 함께 생활했다. 자연스럽게 로비에서 한국 선수단과 마주치는 일이 잦았다.
인도는 한국에 1-4로 완패했지만 부티아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자위한 뒤 기념이 될 만한 추억을 남기는 일을 계획했다. 박지성과의 유니폼 교환으로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를 추억하기로 했다.
그러나 박지성이 후반 31분 벤치로 물러나면서 유니폼 교환 기회를 잃었다. 다행히 숙소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꼭 유니폼을 교환하리라 마음을 먹고 한국팀이 머물고 있는 10층을 찾았다.
부티아는 대표팀 관계자를 발견하고는 박지성의 유니폼 교환을 부탁했다.
하지만 부티아는 박지성의 유니폼을 손에 쥐지 못했다. 이미 누군가가 교환을 해간 것이다. 당황한 부티아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다른 선수의 유니폼이라도 교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짠하게 여긴 대표팀 관계자는 수소문 끝에 차두리와 이청용의 유니폼을 구해 전달했다. 박지성의 유니폼을 구하는데 실패했지만 부티아는 나름대로 소득을 올렸다. 부티아에겐 행복한 아시안컵 마무리였다.
기자양반이 썼는데 무슨 일기를 썼는줄 알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