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짜리 물파스의 위력, 대단해~
얼마 전, 같은 직장에 일하는 동료 직원이 머리를 쥐어짜며 사무실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입니다. 뭔가 잔뜩 열이 오른 듯 한데, 이유가 무엇일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구 구절절 얘기를 들어보니 초보운전 아내에 대한 푸념이 쏟아져 나옵니다. 과거에 연식이 오래된 승용차를 몰고 다닐 때는 간혹 간단한 접촉을 일으키더라도 별 신경이 쓰이질 않았는데, 타고 다니던 경차를 처분하고 그럴싸한 중형급의 승용차를 구입한 얼마 전부터는 조그마한 기스가 나더라도 잔뜩 신경이 곤두서게 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동료 직원의 아내, 김여사 수준의 운전 실력도 문제인가 봅니다.
주 차를 할 때면 늘 말썽,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다가 콘크리트 기둥에 살짝살짝 범퍼를 긁힌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데,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차체가 망가질 정도나 사람이 다칠 정도의 큰 충돌사고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범퍼가 수난을 겪었는지, 이제는 네 곳의 범퍼 모서리 중 기스가 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심한지 잠깐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범 퍼 전체를 돌아가며 깨끗한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차인데, 참으로 볼썽사납기 그지없습니다. 머리를 쥐어 짤만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차체에 흠집이 가는 깊은 상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이 구조물을 살짝 긁으면서 묻은 페인트 자국들이었습니다.
자동차에 묻은 페인트 자국.
불 현 듯 기가 막힌 방법이 머리를 스쳐갑니다. 예전에 어린 조카의 팔뚝에 볼펜으로 낙서를 해놓은 걸 물파스를 이용하여 말끔하게 지웠던 일이 떠오른 것입니다. 물파스의 위력을 어느 정도는 실감했던 터라 이 정도의 범퍼 기스를 없애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울 것 같은 예감입니다.
"내가 기스를 감쪽같이 없애 줄테니, 뭐해 줄껴?"
"정말 그럴 수 있어요? 해주시기만 하면 밥 한번 사지요."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