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평동 코스트코 매장을 찾았다. 고른 물건들을 쇼핑카트에 넣은 채 계산을 기다리는데, 점원이 김씨에게 물었다. “일본 대지진 피해 기부금을 받고 있는데 동참하시겠습니까.”
김씨가 “무슨 기부금을 여기서 받느냐”고 묻자, 점원은 계산대 옆 안내서를 가리키며 “고객이 동의만 하면 전체 계산금액에서 1000원을 더 계산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갑작스러운 요구라 당황스러웠지만, 좋은 일에 쓰겠다는데 거절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솔직히 돈을 강제로 뺏긴 기분”이라고 했다. 김씨가 받아든 영수증 맨 위에는 ‘일본 대지진 피해 구호성금 1000원’이 찍혀 있었다.
양재동 코스트코 매장에서도 점원의 권유로 기부금을 낸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날 아들과 함께 양재동 코스트코를 찾은 최성만씨(53)는 “여기서 몇 십만원어치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성금을 기부해달라’는 요구를 매몰차게 거절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코스트코는 지난 18일부터 전국 7개 매장에서 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성금을 모으고 있다. 모은 성금은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일본 지진 피해자를 돕는다는 취지는 좋지만, 문제는 모금방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기부에 동참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거절하기 쉽지 않다.
기부금을 낸 양모씨(35)는 “점원이 구호금을 내겠느냐며 계산도 안 하고 기다리는데, 딱 잘라서 ‘못 내겠다’고 하기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는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다. 미국에선 계산대에서 상품을 계산하며 1달러씩 성금을 내는 모금 방식이 상당히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체면과 남의 시선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은 이런 기부 형식에 거부감과 불쾌감을 느끼기 쉽다.
코스트코 측은 “고객의 동의를 얻어 기부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강제성을 띤다는 지적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냈고, 고객들에게 받은 성금은 ‘코스트코 한국지점 고객 일동’ 명의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성동구의 다른 대형 할인마트 본부장은 “우리도 지진피해 성금을 모으고 있지만 매장 입구 한쪽에 동전 모금함을 설치해 고객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고객이 계산한 금액에 구호성금으로 웃돈을 더 받는다는 것은 국내 정서를 잘 모르고 하는 일 같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일있을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뭐 도와주는게 나쁘다는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