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계신 우리 부모님이 최근 14층 아파트로 이사하셨는데, 한국의 이사, 정말 효율적이야."
한 미국인의 짤막한 글과 함께 다음과 같은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고층아파트가 있는 곳이라면 일주일에도 몇번씩 보게 되는 한국의 흔하디 흔한 이사 풍경 사진입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 많은 미국인들이 수많은 댓글로 게시판이 시끌벅적해집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미국인들이 남긴 댓글 속에서 그 속내를 한번 읽어볼까요?
Tyrus 난 한국에서 교사로 근무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저 장치(사다리차)를 보았어. 저거 말고도 참 한국인들이 공간 활용에 뛰어나다고 느낀 건 주차시스템이었어. 보통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차량들 주차한 뒤로 기어를 중립에 놓고 줄줄이 차를 대더라. 만약 내 차가 안에 있으면, 그냥 다른 차를 손으로 민 다음에 나가면 돼. 파티가 많은 주말 밤이면 거의 주차장은 자동차 테트리스가 된다.
baeksu 너희들 이 사진에 많이들 당황한 모양인데, 내가 좀 설명을 해 볼께.
사진 속 사다리 장치는 트럭에 연결된 거고, 빌딩하고는 아무 상관 없어.
저 장비를 빌리려면 조종사 포함 24만원 정도 내야 해. 15층 높이까지는 운행이 가능하고, 10만원 더 내면 더 좋은 것도 빌릴 수 있어. 저 사다리는 지지장치가 따로 없어서, 베란다 난간에 기대서 버티게 되어 있어. 생각보다 튼튼해서 피아노, 냉장고(한국인들 냉장고가 크다), 침대, 소파도 나를 수 있어. 한국 이사에서 저 장비를 빼고 이야기할 순 없어. 가구를 계단을 통해 나르는 건 본적이 없어. 잘못 운용하면 이런 사태가 일어나기도 해.(사진)
Theactofhearts 한국 냉장고가 왜 커야 하는데? 한국의 냉장고 사진 같은 거 없어?
↳defenstrate 김치!
↳s4yum1 한국인들은 김치 전용으로 별도 냉장고를 쓴다.(캘리포니아도 6인 가족 기준으로 두개 쓰는 사람도 있긴 하지) 한국인들은 또한 채소와 과일들을 종류별로 많이 사놓고 요리할 때마다 써.(한국인들은 요리를 굉장히 좋아해, 조리법 같은것도 다양하게 퍼져 있고)
defenstrate 한국인이 요리를 좋아해? 윗글에 100% 동조는 못하겠다. 한국 요리가 맛은 있어, 그런데 어떤건 완전 장난이 아니야(nasty). 내가 먹어본 것들을 기준해서 말하건데, 한국 음식은 가장 준비 과정이 절제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어. 그 어떠한 음식도 최소한 부엌에서 약간의 준비과정만으로 완성이 돼. 예를 들면 삼겹살? 고기를 굽는 요리이고. 비빔밥은 어때? 찐밥에 야채를 얹고 비비기만 하면 돼지. 해물탕도 먹어 봤는데, 살아있는 재료들에 육수를 부은 뒤, 냄비에 야채를 넣고 가스불을 켜, 살아있는 문어가 익어가는 과정을 기다려야 한다.
davidsmeaton 매우 흔한 한국의 모습이구나. TV를 들고 20층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사람은 없어. 보통 엘리베이터는 이사짐 나르기엔 너무 작고, (한국 아파트엔 화물전용 대형 엘리베이터가 없거든.) 그래서 보통 저렇게 베란다나 큰 창을 통해 이사를 하더라. 위에 어떤 사람이 쓴 24만원 이야기 거의 맞아. 그리고 이사짐 나를 때 3~5명 정도의 일꾼을 부르기도 해.
한국인들이 집집마다 피아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알면 놀랄 걸? 냉장고는 또 보통 2개에다가, 텔레비전도 크고, 가구도 한가득이야.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사실, 한국은 중고 시장이 사실상 없어. 사람들은 그냥 쓰던 옷장 같은거 길가에 버려. 중고품 가게도 드물고 잘 사려 하지도 않아. 중고차 정도가 거의 유일하게 거래가 활발해.
↳gorbal 그렇다면 한국에서 중고는 '공짜'라고 보면 되겠구나. 나쁜 건 아니네!
↳davidsmeaton 그렇지, 아무도 안 가져가려 드는 공짜 물건이지.
fixthe_fernback (사다리차 부르는데 24만원?) 미국에서는 3~5명 불러서 이사하려면 8시간 기준으로 120~180만원정도 들텐데.
noprotein (한국에선)보통 개개인에게 일당을 주지 않고 이사 서비스 제공업체에 돈을 낸다. 그 돈에 트럭, 사다리 이용비 같은것도 다 포함이야.
JavaLSU 고층 건물에 화물 전용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그거 참 어리석은 결정이다. 내가 살았던 초고층 건물들 보면 엘리베이터 중 하나는 초대형사이즈로 되어 있어서 이사 전용으로 쓰이곤 했었어. 방 절반 사이즈에 들어갈 가구를 다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컸었는데.
badassumption 내 생각엔 트럭 시스템으로 이사하는게 훨씬 경제적인거 같은데? 1. 일단 짐을 곧바로 집의 발코니로 옮겨주잖아, 빌딩 엘리베이터로 나른 다음 복도를 지나 목적지로 가는 것보다 낫지. 2. 화물 엘리베이터처럼 이사하는 사람이 없을 때 쓸데없이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고. 3. 만약 같은 날 이사하는 사람이 많은 경우 트럭 시스템을 쓰면 개개인의 전용 이동 시스템이 생기는 거지. (이사하는 사람들 라인이 겹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jasonripp 이건 어리석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봐.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고육지책이라고. 공간은 효율적으로 사용되어야 하고, 화물용 엘리베이터때문에 낭비되는 공간에 집을 지으면 더 많은 세대가 공급될 수 있잖아.
totopo 저거 프랑스에도 있다.
rolmos 스페인에도 있어. 흔해 저거. 난 근데 저렇게 높이 올라가는 건(한국것처럼) 못봤어
This_comment_has 만약 저 장치가 미국에 있었다면....12시간 장비 렌탈비: 9만원, 사고책임보험료: 200만원(역자 주: 미국의 비싼 보험료를 꼬집는 듯.)
floppyz60 우리 엄마는 1998년에 한국에 이사를 했었는데, 그때는 직원들이 직접 포장/해체를 다 해주고 우리는 약 70만원 정도를 냈었어. 대신 한국에서는 일꾼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것이 관례야. 이사에 참가했던 모든 사람에게.
Steviebee 난 한국으로 작년에 이사를 왔는데, 두 친구가 와서 하더라고. 한명은 그 무리의 브레인을 맡고 있는 것 같았고, 다른 한놈은 철권에서 방금 뛰어나온 파이터같았어. 그친구들이 혹시나 내 피아노나 식기를 망가뜨릴까봐 박스를 내가 직접 해체하려고 했었는데, 녀석들의 이사짐 정리는 너무나 일사불란(a dose of salts)했어. 한손으로 옷장을 잡고 옮기는 것도 봤고...물론 일 끝나고 소주 한잔 대접했지.
solidsharkey 음식을 대접해? 70만원 내고 추가로? 너무 비싼 거 아냐? 쫌 그렇다.(후략)
moozxy 한국 음식값 엄청 싸. 7~8명 식대 지급하는거 더해봤자 전체 이사비용에 별 기별도 안갈거야.
davidsmeaton 한국인들에겐 선물 문화가 매우 큰 부분이야. 만약에 누가 널 도와줬으면 식사 대접은 당연한거야. 부모들은 내가 자식들을 가르쳐주어서 고맙다고 저녁을 대접하기도 하는 식으로 노고를 이해하고 있음을 표현하곤 해.
stupidlyugly 나 한국 살면서 화장지, 세제, 양말, 속옷, 샴푸, 비누 한번도 내 돈주고 산 적이 없다. 선물! 선물! 선물!
↳44dave 너한테 뭐 부탁할 게 있었나본데...
thebynlian 세제, 비누 선물은 새로 이사온 친구에게 주는 대표적인 선물이야. 마치 거품처럼 너의 행복이 퍼져나가라고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