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녹화를 마친 후였는데 이날 게스트는 B급 정도의 여배우. 유재석보다 한참 후배지만
평소 성격이 좀 까칠하다고 알려진 연기자였다. 녹화 내내 유재석은 나이 어린 후배의 비위를 맞추려고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웃어주고 자기의 실수담을 털어놓으며 그녀를 치켜 올려줬다. 덕분에 녹화는 순조롭게 진행됐고,
게스트는 기분 좋게 돌아갔다. 원래 유재석의 특기가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거니까 하고 별다른 생각 없었는데
녹화 후 그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알고 보니 녹화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모양이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나이 어린 후배 연기자의 거드름에 자존심이 상한 거다. 의외란 생각이 들어 “대한민국 최고의 MC도 자존심
상하면서 일할 때가 있구나” 했더니 유재석의 답변은 이랬다. “어쩌겠어. 우리 직업이 서비스 직종인데.”
‘삼십고초려’해서 모은 사람들로 대박을 친 김성오나 게스트에 대한 배려로 1등 시청률을 뽑아내는
유재석처럼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숨 한 번 크게 들이쉬고 섭외의 대장정에 나선다.
그래 더도 말고 삼십 번만 찔러 보자. 그래도 안 되면 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