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동생 달래기

킥오프넘 작성일 11.04.13 22:33:40
댓글 0조회 2,144추천 0
몇주전 생일을 지냄으로서 올해 6살이 된 명철이는 걱정스런 눈으로 현관문 앞을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집안에는 지금 명철이와 생후 7개월 된 동생 은아만이 있었다. 명철이의 아버지는 아침 일찍 회사로 출근하였고 엄마도 같은 동네에 사는 고모의 갑작스런 호출에 은아가 잠든것만 확인하고선 부랴부랴 뛰어나간 것이다. 물론 아직 7개월 밖에 안된 은아를 어린 명철이와 혼자 두고 집을 비운다는 것이 불안했기 때문에 엄마는 잠깐 나갔다 올 생각이였지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벌써 30분이 다 지나도록 엄마는 돌아오고 있지 않았다.

"애애애앵~~~"

아직도 조그맣기만 한 아이의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이해할수 없었지만, 은아는 집 전체에 울릴만큼 요란한 소리로 빽빽 거리며 계속 울어대고 있었다. 명철이는 다시 은아가 있는 아기방쪽으로 갔다. 은아의 얼굴을 붉게 변해 있었고 무언가 괴로운듯 얼굴을 온통 찡그린채 울부짖고 있었다. 명철이는 자기가 아플때면 엄마가 그랬듯이 자기 손을 가져가 아이의 이마에 얹어 보았다. 하지만 뜨걸울줄 알았던 아이의 몸은 오히려 차가웠다. 명철이는 평소와는 달리 자기의 체온보다 낮아진 아이의 몸에 놀라며 황급히 주방으로 갔다. 아이에게 따뜻한 것을 줘야만 한다고 생각한 명철이는 작은 머그컵을 집어들고 주방 한켠의 냉온수기 쪽으로 향했다.

동생은 자기보다 피부가 약해서 조심해야 한다고 언젠가 엄마가 그랬던 것을 기억한 명철이는 처음에는 차가운물을 그다음엔 뜨거운물을 섞어가면서 컵안의 물이 따뜻한 정도가 되도록 했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울고 있는 은아의 방으로 다시 돌아갔다.

"아앗...!"

그러나 너무 서두르던 명철이는 그만 은아의 아기침대 앞에서 자빠지고 말았고 그만 아이의 몸위로 컵에 들었던 물을 쏟아 버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따뜻했던 물은 곧 식어버리고 젖은 옷의 물이 증발하면서 은아의 체온은 더욱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명철이는 은아의 몸이 계속 차가운 것을 보고는 다시 걱정스러워 하며 현관문 쪽으로 갔다.

현관문으로 향하며 막 주방을 지나치던 명철이의 걱정스런 눈에 무엇인가가 들어왔다. 검은색의 네모난 상자모양의 물건...

"엄마, 그건 뭐하는거야?"

"응.. 이건 음식을 따듯하게 해줄때 쓰는거야..."

"우와 정말 따뜻해졌네!"

그 기계라면 은아의 몸을 엄마가 올때까지 따듯하게 해줄수 있을것이라고 확신한 명철은 곧바로 동생방으로 뛰어가선 침대에 누워 울고있는 동생을 조심스레 안아올렸다.

"울지마, 은아야.. 오빠가 금방 따뜻하게 해줄게..."

주방 의자 두개를 붙여 우선 동생을 올려놓고 자기도 의자위로 올라간 명철이는 넘어지지 않으려 조심조심 동생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명철이 키보다 높이 있었던 기계의 입구가 가슴께에 다가와 그 안에 동생을 넣을수 있게끔 되었다.

동생을 기계안에 집어넣고 문을 닫은 명철이는 재빨리 버튼에 적힌 글자들을 읽었다. 하지만 아직 한글을 채 떼지 못한 명철이에게 딱딱한 용어들이 무슨 소리인지 좀처럼 이해하기가 힘들었고 정신없이 버튼에 적힌 글자들을 뒤져보던 명철이의 눈에 간신히 무슨 소리인지 알수 있는 글자가 보였다.

'간편 데우기'

명철이는 더이상 망설이지 않고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윙 소리를 내며 전자렌지 내부의 전등이 켜졌다.

킥오프넘의 최근 게시물

엽기유머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