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록 레스너가 UFC의 아이콘인 이유

엑스와이지 작성일 11.04.19 15: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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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괴수캐릭터' 


밥 샙은 한 물 갔고, 최홍만 또한 연예계로 돌아섰다. 샤킬 오닐은 아직 NBA가 놓아주지 않았다. 안토니오 실바는 뭔가 부족하다. 현대 종합격투기에 등장했던 거인, 또는 괴물 캐릭터의 정점은 이제 레스너가 독차지하고 있다. 


복싱, 킥복싱, 종합격투기 등 프로화된 격투 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높은 주목을 받는 체급은 헤비급이다. 가장 현란한 기술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잘생긴 파이터들이 즐비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 방 KO율이 가장 높고, 일반인의 범주를 넘어선 신체조건의 '초인'들이 서로를 쓰러트리는 카타르시스를 다른 체급이 따라올 수가 없는 것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괴수' 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한 레스너는 아마추어 레슬링에서도 출중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UFC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20kg을 넘는 체중에 재빠른 스피드, 포지셔닝 압박 능력, 재빠른 두뇌 회전 등 덩치만을 내세운 파이터는 결코 아니었다. 


UFC에서 레스너가 싸워온 파이터 중 만만한 이는 없었다. 히스 헤링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전 챔피언이었거나 잠정챔피언, 혹은 타이틀전 도전자로 막강한 실력을 자랑했다. 기량이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레스너 역시 지금처럼 살아남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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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링 팬과 격투팬, 양측을 아우르는 인기 

종합격투기 마니아층과 프로레슬링 마니아층은 좀처럼 교집합을 만들기 어렵다. 종합격투기에서는 프로레슬링을 '가짜쇼(Fake)'라며 비웃고, 프로레슬링은 격투기를 가리켜 '로망이 없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상황에 WWE 출신이면서 UFC에 진출한 레스너는 양측에서 관심을 받는 거의 유일한 스타로 자리잡았다. 스트라이크포스의 바비 래쉴리가 레스너의 뒤를 잇고 있지만 최근 부진한 모습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물론 WWE 챔피언 출신이지만 레스너는 프로레슬링에서 가장 흥행력이 뛰어난 스타는 아니었다. 존 시나, 스톤콜드, 언더테이커 등 쟁쟁한 스타들 중의 한 명이었을 뿐이다. 허나 링에서 옥타곤으로 성공적인 점프에 성공했기에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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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과 입담으로 경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 

레스너는 계체량에 나설 때 예외 없이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는다. 이는 그가 가진 악당 캐릭터 때문이지만 야유를 퍼붓는 팬들 역시 진정 레스너를 미워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과거의 프랭크 샴락과 티토 오티즈가 그랬듯 레스너는 프랭크 미어와 화끈한 설전을 벌였고, 이는 'UFC 100'의 흥행대박으로 이어졌다. 


원래 레스너는 대학에서 레슬링만 파고들 당시엔 말수가 많은 청년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지금은 차엘 소넨, 마이클 비스핑과 함께 종합격투기 사상 가장 주목받는 독설가(트래쉬토커)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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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V 자판기' 시청률 일등공신 

통계로 따져봐도 레스너의 흥행력은 압도적이다. 유료구입으로만 시청할 수 있는 PPV 이벤트 판매 수치에서 레스너는 평균 100가구로 역대 UFC 파이터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마이클 비스핑(67만)과 3위 조르주 생피에르(65만)를 멀리 따돌리는 성적이다. 


UFC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빅이벤트 'UFC 100'에서 단 하루 만에 레스너가 벌어들인 수입은 300만 달러(한화 약 32억)로 추정되고 있다. 1년에 3경기만 치러도 웬만한 스포츠스타의 연봉을 훌쩍 넘는 수치다. 열 두 달 내내 전 세계를 돌며 경기를 치러야 하는 WWE를 버리고 레스너가 UFC에 둥지를 튼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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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헤비급, 강자만 있고 스타가 없다? 

레스너의 등장 이후 UFC 헤비급에는 매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신예 파이터의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셰인 카윈은 스테로이드 구입 혐의와 등 부상 악재로 주춤하고 있고,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는 묵묵히 '강해지는 것만이 관심사'라고 천명한 만큼 흥행몰이에는 큰 관심이 없다. 화끈한 타격가 도스 산토스 역시 영어에 유창하지 못하다. TUF 13 시즌에서 레스너의 상대 코치로 나오지만 첨예한 대립각 구도는 아니다. 


아래체급인 라이트헤비급에서는 이미 존 존스라는 걸출한 미국 스타가 한 명 탄생했다. 챔피언에 오르자마자 도전자 라샤드 에반스와 트래쉬토킹을 시작한 것을 보면 장차 레스너의 흥행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 듯 보이지만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존 존스의 몸은 분명 신이 내린 육체지만 터질듯한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레스너 특유의 박력과는 다른 영역이다. 


결국 UFC 헤비급의 흥행을 진두지휘하는 얼굴마담의 역할은 여전히 레스너의 몫이다. 그리고 당분간 다른 파이터에게 뺏기지도 않을 전망이다. 곧 옥타곤으로 넘어올 것으로 보이는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정면충돌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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