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등학생 무서워 도서관 못 가겠어요.’
1일 오후 10시 서울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 열람실에서 고등학생끼리 시비가 붙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던 시민들이 깜짝 놀라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 학생은 열람실을 빠져나와 도서관 경내에서 주먹다짐을 벌여 도서관 직원들이 싸움을 말려야 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광진정보도서관 앞 도로변 난간도 중간고사 기간을 맞아 도서관을 찾은 고교생들에 의해 심하게 파손돼 있었다. 이 도서관에서는 최근 고교생들이 열람실 유리창을 깨고, 노트북컴퓨터를 들고 와 열람실에서 음란 동영상을 보는가 하면, 도서관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게 도서관 관계자의 전언이다.
중·고교 중간고사 기간을 맞아 학생들이 대거 공공도서관으로 몰리면서 시민들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이 또래끼리 몰려다니며 소란을 피워 열람실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정도를 넘어, 일탈과 주변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폭력적인 성향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열람실 좌석이 많아 이용 학생의 수가 많은 공공도서관일수록 소란 및 폭력에 더욱 쉽게 노출되고 다른 이용자들의 항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청소년들의 행동에 도서관 측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돼 있어 이들을 계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도서관 근무자들의 역할이 ‘시설 관리자’에 한정돼 청소년들의 탈법 행위에 개입하는 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새 공부좀 하려고 도사관 다닐려다가 못가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