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니드 로고조프는 남극에서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수술을 감행한 러시아 의사이다.
때는 1961년 4월 말이었으며 장소는 옛 소련의 남극 기지.
남극 탐사 대원으로 참여한 레오니드 로고조프 박사는 복부 통증과 고열에 시달렸다.
13명의 남극 탐사 대원 중에서 유일한 의사였던 그는 스스로 진단을 해 ‘급성 맹장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후송을 위한 비행기를 부를 수도 없었다.
시간을 지체하면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레고조프는 스스로 수술하기로 결심한다.
전신마취 상태에서는 수술을 집도(?)할 수 없으니 부분 마취를 택했다. 간호사가 있을 리 없다.
엔지니어 한 명과 기상학자가 거울을 들고 수술 기구를 건네주면서 도왔다.
수술은 1시간 30분 정도 지속되었다. 의사가 동시에 환자였다.
레고조프는 누운 것도 아니요 앉은 것도 아닌 자세로 수술을 행했다.
5일 후 열을 내렸고 또 이틀이 지난 후에는 실밥도 제거했다.
레오니드 로고조프는 인간의 생존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 것인지 보여주는 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