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결정된 가운데 평창 유치에 동분서주 뛰어다녔던 김연아의 노력도 결국 결실을 이뤘다.
평창은 독일 뭰헨, 프랑스 안시와 함께 치열한 유치 경쟁을 펼친 결과 6일 12시 20분(이하 한국시각) 남아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발표한 2018년 동계올림픽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
두차례나 고배를 마셨던 유치위로서는 평창의 삼수 도전에 모든 사력을 다하며 IOC 회원들을 설득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건희 IOC위원,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 등이 막판까지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기울였다. 특히 유치위 홍보대사로 활동을 펼쳤던 김연아는 이들 중 당연 1등 공신이다.
김연아는 지난 5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후보도시 간의 테크니컬 브리핑에 프리젠터로 참여하며 유치 활동에 나섰다. 지난 달 27일과 28일에는 토고 로메로 건너가 아프리카올림픽위원회연합(ANOCA) 총회에 참여해 프리젠테이션 프리젠터로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IOC위원들을 설득했다.
당초 김연아는 바로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남아프리카 더반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유치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토고로 일정을 바꿨다.
'축복의 땅'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으로 넘어가서도 그의 노력은 계속됐다. 김연아는 남아공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데일리뉴스에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평창의 꿈이 꿈과 기적의 땅인 남아공 더반에서 실현되기를 바란다"며 본인이 직접 작성한 특별 기고문을 게재했다. 마지막까지 김연아는 최종 투표 진행에 앞서 진행된 마지막 PT에도 나서 평창 유치를 역설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 프레젠테이션의 시작과 끝을 맡은 나승연(38) 평창유치위 대변인이 빼어난 미모와 매끄러운 연설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나 대변인은 6일 더반 국제컨벤션센터 IOC 총회장에서 진행된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평창을 대표하는 8명의 발표자 가운데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다소 상기된 표정의 나 대변인은 "매번 실망한 후에 우리는 다시 털고 일어나 재정비하고 여러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며 "실수를 통해 교훈도 얻었다"고 10년이 넘는 평창의 도전사를 설명했다.
원어민에 가까운 유창한 영어를 사용해 IOC 위원들에게는 한층 호소력 있게 들렸을 법했다.
나 대변인이 스타트를 잘 끊은 덕에 바통을 이어받은 다른 발표자들은 한층 편안한 분위기에서 성공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 대변인은 일반인들에겐 다소 낯선 인물이지만 국제스포츠계에서는 유명인사에 속한다.
작년 4월 평창 유치위의 대변인으로 채용된 나 대변인은 1년 넘게 각종 국제 행사에서 '평창 알리기'에 앞장서왔다.
아리랑 TV 앵커 출신인 나 대변인은 영어와 불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재원이다.
케냐 대사와 멕시코 대사 등을 역임했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캐나다, 영국, 덴마크, 말레이시아 등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익혔다고 한다.
나 대변인은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서 1년간 근무했지만 1996년 아리랑 TV가 개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공채 1기로 입사해 4년여 동안 방송 기자로 활동했다.
방송 기자에서 평창의 입으로 변신한 나 대변인은 이번 IOC 총회에서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펼침으로써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는 평을 듣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