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인선수 지명회의'가 25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제9구단 NC 다이노스까지 참가해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선수 쟁탈전이 벌어졌다. 원하는 선수를 선택하려는 구단 관계자들이나 프로 유니폼을 입고 싶어하는 참가 선수들이나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0라운드까지 총 92명의 선수가 지명을 받았다. NC는 2라운드 종료 후 5명을 특별지명하면서 총 15명의 신인을 확보했고 LG, 롯데, 두산은 10라운드 지명을 포기하고 9명씩 선수를 지명했다. 나머지 5개 구단들은 모두 10명의 선수를 지명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NC가 신생팀 혜택으로 이날 지명회의 전 2명을 우선지명한 것까지 포함시키면 2012년 신인으로 총 94명의 선수가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신인 지명회의가 각 구단에게 미래의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자리라면, 신청 선수들에게는 직장을 구하는 자리나 다름없다. 이날 지명회의에는 고등학교 및 대학교 졸업 예정자, 상무와 경찰청 소속 선수들을 포함해 총 777명이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 중 94명만이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으니 프로선수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취업률은 불과 12%에 그친다.
그런 만큼 일단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대단한 선수들로 봐야 한다. 2군 선수라고 해서 무시할 수 없다. 한때는 모두 아마추어 무대에서 날고 기던 선수들이다. 1군 백업 요원들도 마찬가지. 1군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은 야구라는 분야에서 그야말로 '초 엘리트'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비슷한 수의 선수들이 프로의 벽을 노크한다. 하지만 프로의 문은 좁기만 하다. 고졸 선수들은 대학진학을 통해 한 번 더 기회를 노리기도 하고, 대졸 선수들은 군입대를 선택해 후일을 기약하기도 한다. 나중에 운이 좋으면 정식 계약이 아닌 신고선수라는 방법을 통해 프로 입단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다.
올해는 총 683명의 프로행 희망 선수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이들 중 몇몇은 다음 기회를 노리기도 하겠지만 대다수는 프로선수가 되는 것을 포기한다. 그리고 다음해에도 또 그 다음해에도, 그만큼의 선수들이 지명을 받지 못하고 실업자 신세가 될 것이다.
물론 진로를 바꿔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생 야구만 해왔던 선수들이 다른 분야에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 프로 유니폼을 입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때, 다른 한 편에는 평생 해왔던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 어두운 그늘도 존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