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안녕하시오"
문수는 대답하지않았다
"동무의 용건은 무엇이오?"
"도지사"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인사를 했던 소방관이 윗몸을 테이블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동무 도지사도 마찬가지 시민이오 대뜸 비상전화를 걸어서 어쩌자는거요?"
"도지사"
"다시한번 생각하시오 돌이킬수없는 중대한 시간이란말이오 비상전화에 걸었으면서 왜 용건을 이야기하지않소"
"도지사"
(중략 )
아까부터 그는 소방관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을 되풀이하며 대꾸하면서 지금 다른전화에서
진행될 광경을 그려보고있었다. 그리고 그 전화내용에서 상대방에 내게 대꾸해야할 내용만을 숙지하고 상상하고있었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도지사"
' 음 도지사시군'
소방관은 앞에놓은 서류를 뒤적이면서
'"도지사라지만 막연한 이야기요. 장난전화인지 어찌알수있겠소
소방관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지만 하루에도 장난전화가 수십수백통씩 걸려온다고 하지않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답답함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소방관들이 과중업무에 시달려 장난전화라고 의심하는걸 누가 부인하겠소
그들에게도 장난전화로 의심되는 전화엔 응대하지않을 권리가 있소
인간은 무엇보다 권리가 소중한거요. 당신은 이 긴급전화건을 통해 그것을 느꼈을거요. 인간은.. "
" 도지사 "
" 허허허 강요하는것이 아니요. 다만 내나라 내 민족의 사람이 가장 바쁘고 긴급전화를 하겠다고 나서니
동족으로써 어찌 한마디 참고되는 이야기를 하지않을수있겠소. 우리는 다만 한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건지기위해..."
" 도지사 "
" 당신은 도지사에 당선된 지식인이요. 국민은 지금 당신에게 '사과'를 요구하고있소. 당신은 일반전화가 아닌 긴급전화로 끝까지 용건을 전해야겠소?
" 도지사 "
문수는 고개를 쳐들고 소방서의 천막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히 말할것이다
" 도지사 "
소방관은 이쯤되면 나의 권력에 굴복하고 자신의 관등성명을 대며 곁에 앉은 다른 소관을 돌아볼 것이다
다른 소방관은 어깨를 추스르며 나 김문수 도지사에게 최선의 예우를 다해 머리를 숙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