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수 보이텍
곰 보이텍은 1943년 초 이란에서 폴란드 병사들에게 구해져서 '군납' 우유를 먹으면서 자랐다고 합니다.
(병사들이 구한건지, 현지 소년이 판건지는 확실하지 않지만...폴란드 병사들 사이에서 자라난 것은 사실)
신장 180cm 체중 113kg의 거구로 자라난 어린 보이텍은 훌륭한 군웅으로 성장합니다.
그가 좋아했던 것은 소화잘되는 과일과 마멀레이드, 꿀.
이렇게 대민활동을 하기도 하고...
(* 실제 저 장면은 군 위문행사였다고 합니다...찾아가는 위문열차 무대로 달려나간 군웅?;;)
차량 이동시에는 짐칸이 아닌 선탑.
(군적과 군번이 있는 당당한 폴란드 군웅)
그러던 중 보이텍은 어느 날 영내를 순찰하다가 영내에 숨어든 첩자(낯선사람)를 발견하여 체포하는 군공을 세웁니다.
보이텍에게 잡힌 첩자는 폴란드 병사들에게 적의 기습계획을 자백해 기습을 위해 외곽에서 대기하던 적들을 모두 체포. 보이텍은 이 공으로 영웅이 돼 상으로 맥주 두 병을 받고 아침에 샤워장에서 마음껏 놀아도 되는 특전을 받았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것이 맥주와 담배.
이란에서 유럽전선으로 이동한 후,
몬테 카시노 전투(로마로 들어가려는 연합군과 저지하려는 독일군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전투)에 참전하여
무거운 포탄과 탄약을 수송.
2차 대전 종전 이후에는 스코틀랜드군과 함께 싸운 인연으로
에든버러 동물원에서 1963년까지 살다가 사망.
(사망시 체중은 250kg)
폴란드인 부대 전우들이 찾아오면 가끔 담배를 즐겼다고 합니다.
보이텍이 복무한 폴란드군 2군단 22포병 보급중대 엠블럼
http://thesoldierbear.com/wojtekgallery.html
보이텍의 군 복무당시 사진들이 있는 곳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상당히 훈훈한 이야기인데...
에든버러 동물원으로 간 이후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동물원에 사는 동안 보이텍은 자신의 굴 밖으로는 거의 나오지도 않았다고 하네요. 자유 폴란드 군의 마스코트로 유명해진 보이텍을 보고싶어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옛 폴란드 전우들이 찾아와서 '폴란드 말'로 부를 때나 고개를 내밀고 얼굴을 확인하고 다가와서 잠깐 담배타임을 갖는 정도..
동물원 속에 있는 보이텍을 보는 폴란드 전우들도 속이 편치는 않았다고 합니다. 폴란드가 공산화되는 바람에 자유폴란드군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귀국하면 숙청대상)가 되어버려서, 철창 속에 갇힌 보이텍이나 자유 폴란드 출신자들이나 처지가 비슷해진 탓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