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국에 기생충이!!

구구크러스터 작성일 12.02.25 23: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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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머니께서 며느리가 끓인 된장국에 왠 쥐며느리? 라고 하시길래 (썰렁했다면 죄송합니다. ㅋㅋ)
설마? 하고 봤더니 진짜 쥐며느리같이 생긴게 있지 않습니까. ㅠㅠ
아이고 지금까지 아주 맛나게 먹었던 아욱 된장국이였는데 지금 보이는 저 벌레의 출처를 확인해 볼까? 아니면 그냥 버릴까?
작은 갈등을 하다 혐오감 반 호기심 반에 결국 젓가락으로 집어서 봤더니..

"헉.. 정말로 쥐며느리? ㅠㅠ"

그런데 자세히보니 이건 쥐며느리가 아니고 학공치 아감벌레로 의심이 되더라구요.
저의 직감이 맞다면 아마도 아욱 된장국을 끓이면서 육수에 사용되었던 마른새우에서 나온 것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랍니다.
거기서 나온거라면 나름 "해산물"로 생각하여 마음의 위로를 찾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건 벌레일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ㅠㅠ
저는 일단 수저를 놔버렸습니다. 그런데 우리 와이프는 이걸 걸러내고선 태연히 남은 국물을 다 먹더라구요. 헐~

"보니깐 이건 갯강구야"
"아니야 이건 학공치 아감벌레야"

둘이 이런 공방이 오고간 가운데 이녀석이 해산물인지(?), 벌레인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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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력한 범인은 얼마전에 아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건새우
 손가락으로 여기저기 뒤져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서 뭔가가 발견되는데 그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였습니다. ㅠㅠ
한두마리도 아니고 꽤 많이 나오더라구요.
이것의 정체는 다름아닌 "학공치 아감벌레"

보기에도 굉장히 징그럽게 생겼는데 이 벌레의 정체에 대해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실듯 합니다.
낚시하시는 분들은 아마 아실꺼예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학공치 아감벌레 뿐 아니라 말라비틀어진 갯지렁이도 있네요 ㅠㅠ
이쯤되니 이미 혐오감에 몸서리치실 분들이 많으실 줄 알아요. ㅠㅠ
근데 여기서 더 부채질하는 쇼킹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학공치 아감벌레의 정체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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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공치의 아가미속에 기생하는 일종의 기생충이란 사실"
옛날 학공치 낚시하면서 알게된 친구(?)인데요. 학공치 열마리 잡으면 거의 95% 이상은 학공치 아감벌레가 기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들 마트에서도 이따금(주로 겨울에 들어오는) 포장되어 들어오는 생물 학공치를 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은 대가리를 제거하고 드시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가지만 실은 그 아가미에 한두마리씩 붙어서 기생하고 있는 바다벌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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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처음 보신 분들은 혐오감에 놀라실지 모르지만 얘네들은 고래회충과 같이 숙주가 죽으면 근육속으로 파고들거나 인체에 해를 끼치진 않습니다.
다만 아감벌레를 모르시는 분들이 학공치를 많이 낚아오신 분들이 집에 와서 열어보면 이런 벌레들이 밖으로 나와 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실 겁니다. 급기야 애써 잡은 학공치를 버리기까지 하는데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공치에 이 녀셕들이 붙어 산다고 보면
되구요 대가리만 제거해서 회를 드시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근데 저는 국물을 우려냈으니 이거 영 찝찌름한데요. 이것도 나름 갑각류의 일종이라 새우맛이 난다고 하던데~?
건새우들과 함께 섞여있으니 딱히 맛을 느낄 순 없었습니다. 아마 한두마리는 새우인줄 알고 먹었을지두요. --;
이쯤에서 학공치 아감벌레에 대해 간단히 알고 넘어가볼께요.

※ 학공치 아감벌레란?

학명 "Irona Melanosticta" 이며 바다쥐며느리, 갯강구와 같은 등각류에 속합니다. 현재 열대지방을 포함하여 세계의 바다 어느곳에든 서식하고
있으며
주로 학공치, 감성돔, 숭어, 농어, 벵에돔등 다양한 어종 및 갑각류의 표피나 아가미, 그리고 입속의 혀에 붙어서 기생하며 물고기가 먹는
먹이의 영양분을
갈취하며 삽니다. 그러다가 숙주가 죽게되면 떨어져 나오며 평상시엔 새우와 같은 갑각류들과 함께 바닷속을 부유하며 떠돌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견되는 대표적인 등각류는 "학공치 아감벌레"이며, 많은 등각류 중 한 종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등각류는 작게는 1~2mm 부터 큰건 20~30cm 크기의 등각류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물고기나 갑각류에 붙어 기생하는 등각류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이하 사진 출처는 야후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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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예전에 영국에서 공개했었던 "심해 등각류"인데요. "자이언트 쥐며느리"라고도 알려진 이 등각류는
해저 200m~1000m 정도에 서식하며 바닥에 가라앉은 바다 생물들의 시체와 부패물들을 뜯어먹으며 산다고 하니
바다의 청소부 역활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등각류들이 최대 50cm까지 자라며 무려 1억 6000만년
동안 별다른 진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 유지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건새우에 저런것들이 그리 많이 나올 줄이야.
저희 와이프도 결혼전엔 벌레만 보면 비명을 지르고, 지금도 바퀴벌레를 보면 벌벌 떱니다.
근데 저와 함께 낚시 다니면서 해산물에 속하는(?) 벌레들은 익숙해졌는지 왠지 덤덤해하더라구요.
방파제에서 봤던 수천마리의 갯강구 군집들 그리고 학공치 잡아 집에서 아이스박스를 열어보면 학공치에서 뛰쳐나와 기어다니는 아감벌레들 ㅠㅠ
이런걸 보고 살았는지 한마리 빠져있던 된장국도 와이프에겐 그다지 혐오스럽지 않았나 봅니다. 젓가락으로 빼내고서 태연히 남은 된장국을
먹을 줄이야 ^^; 그럼 이것도 해산물로 인정해야 하는걸까요? ㅎㅎ

 

펌: http://slds2.tistory.com/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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