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알바생

진짜킹카 작성일 12.04.04 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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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경험담과 주워들은 이야기를 약간 각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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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제대하고 아르바이트를 찾던중

영어학원 셔틀이라는 알바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다.

왠지 영어도 배울겸 해서 좋을듯 하여 지원했는데

내 인상이 좋다고 원장이 다음날부터 출근을 하라고 그랬다.



주로 하는일이 셔틀버스 학원차에 5~6세 아이들을 안아서 차에 태우는

그런 일이였다.


셔틀이 끝나면 5~6세 아이들에게 비디오 영상을 틀어주고 떠들면 조용시키는

별로 할일 없는 그런 지루한 일이였다.


첫 출근할때는 원장이 따로 불러 말했다.


"학생들이 뭐든지 물으면 상냥하게 말해야하고 엉뚱한 말을 하더라도 당황하면 안돼~"

"네 원장님.."


학원원장은 영어학원내에서는 무조건 영어로 말을 해야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리고 이름도 영어이름이여야 한다기에 마이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6살짜리 귀여운 아이가 내가 사탕을 먹을려는데 나에게 말했다.


"티쳐티쳐 나두 사탕주세요"


- 아 드디어 단어를 영어로 가르켜 줄수 있는 기회가 왔군...-


마치 내가 정식 영어 선생이 된듯한 기분으로 아이에게 가르키듯 말했다.


"사탕 노! 캔디 오케?"


아이는 마치 내가 원어민선생으로 보듯 존경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자기가 신고있는 공인형이 그려진 조그마한 양말을 가르키며 나에게 물었다.


"티쳐티쳐 양말은 영어로 뭐예요~"

"음 그건 삭스란다~"

"싹수?"

"아니아니 삭스(socks)~~

"싹수??"

아이가 어려 발음이 안되는거 같아서 그 아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그래 싹수 맞다~ 에이그~ㅋ"


그리고 잠시후에 뭐가 생각이 났는듯

책장으로 가더니 그림책을 가지고 왔다.

얼핏보니 반은 육상동물 반은 해저동물 이 그려져 있는 그림책이였다.


-설마 저기에 있는 동물들의 이름을 가르쳐 달라는 말은 아니겠지?-


이 생각을 하자마자 그 아이는 주위에 있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여기 이 티쳐 영어 정말 잘한다아~"


그러자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내 주위로 몰렸다.


조금씩 당황이 되었다.



그림책을 들고 온 아이는 첫페이지에 사자를 가리키며


"티쳐 사자가 영어로 머예요?"


-휴 다행이다.. -


사자는 알기에 자신있게 혀까지 굴리면서 말했다.


"라이온~~~"


두번째장에 있는 호랑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 티쳐 호랑이는 영어로 머예요"



너무 쉬운걸 물으니 귀여워 뺨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 타이거"


그런데....


그 다음장 부터는 막 넘기기 시작했다.

얼룩말도 지나가고...

코풀소도 지나가고...

기린, 고릴라, 코끼리 등등 지나갔다.


순간적으로 내가 영어로 모르는 많은 동물 그림들이 눈앞의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리고는 갑자기 해저동물쪽 그림을 넘기기 시작한다.

해저...동물 아는거 거의 없는데..



얼핏보니깐

꽁치..

고등어..

칼치..


- 고등어가 영어로 뭐지??-



이런 그림들이 나올때 살짝 긴장을 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어떤 그림을 집으면서 말했다.


" 이건 영어로 머예요"


라고 묻는 동물은..


바로바로 돌고래 였다..



순간 당황해서 돌고래가 영어로 생각이 안났다.

그때 교실 천장에서 원장님의 환상과 환청이 들렸다.


{ 학생들이 뭐든지 물으면  당황하면 안돼~~~~~~~~}

 




일단 정신을 가라듬고 아는척을 했다...



"얘야"

"네?"


정말 온화한 미소로 말했다.


"돌이 영어로 먼줄아니?"


그 아이는 같은 또래 아이들보다 똑똑한 아이였다.



"스톤요~"

"물고기는?"

"피쉬여~"



나는 웃으며 그 아이를 양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번쩍 들면서 한바뀌 빙글돌며 말했다.



" 그래~~ 잘아네~~^^ 돌고래는 스톤 피쉬야~~~~~"



그리고 캔디하나 주고 교실에서 도망치듯 빠져 나왔다..


그리고 그 아이는 오늘 배운 돌고래랑 삭스를 엄마랑 아빠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집에 들어가니 요리하던 엄마가 국자를 들고 와서는 허리를 숙이고는

반겨주며 물었다.


"오늘 학원에서 뭐 배웠어?"

"응~~ 우리 새로온 선생님인데 영어 대따 잘해~"

"그래~ 당연하지 선생님들은 영어 다 잘해~"

"오늘 돌고래 배웠다~~~"


엄마는 빙긋 웃으며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가 몰라서 그러는데 돌고래가 영어로 뭐야~ㅋ"



"응~ 스톤피쉬야~ 엄마^^"

"엥..무슨 피쉬??"

"스~!톤~!피~!쉬~!"



엄마는 들고있는 국자를 떨어 트렸다.



학원에 항의 전화 할려고 전화 할려는데..

아이의 할아버지가 외출을 할려고 노란 양말을 신고 있었다.


그걸 본 아이는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싹수가 노랐네~~~~"

"????????????????"



그 걸 본 엄마는 전화기 마저 떨어 트렸다.




그리고 그 알바생은 다음날부터 학원에서 보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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