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 5부

진짜킹카 작성일 12.04.20 00: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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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 그녀 이야기 -




실컷 울고 잠에서 깨어나니 오히려 기분이 개운했다.

어제 오빠가 오해라던데 무슨 오해인지 들어나 봐야겠다.


-괜히 나 때문에 대구에 가는건 아닐까..-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는 언니가 잠에서 깰까 싶어 살금살금 나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다하고 나갈때 화장대 위에 언니에게 고맙다는 메모지를 남겼다.

짐이라고 해봐야 달랑 바퀴달린 짐가방 한개여서 그것을 끌고 언니집을 나섰다.


-안녕.. 언니..그동안 고마웠어..-


그리고 승훈이 오빠랑 만나기로한 약속장소에 택시를 타고 나갔다.


시간은 9시 조금 넘어 도착을 했더니 승훈이 오빠가 먼저 나와있었다.

어제 승훈이 오빠 때문에 울었기에 저녁 먹을때보다 거리감이 느껴졌다.

나를 발견한 오빠가 머쓱한 표정으로 손에 음료수 두개를 들고 나에게 걸어왔다.



"은주야~ 안녕..잘잤니.."



오빠 같으면 잘잤겠냐고 말하려다가



"그냥..울어서 기운이 없으니 잠은 잘오더라.."

"아침 안먹었지? 자 이거 받어~"



오빠가 병에든 쌀음료를 하나 건네 주었다.


이렇게 보면 자상해 보이는데..어제는 왜 그렇게 날 아프게 했을까 라는

생각으로 쌀음료를 받아 쥐었다.


그래도 이렇게 챙겨주니 고맙긴 했다.

날 울리지만 안았어도 정말 좋았을건데 라는 생각으로


"고..마워 오빠.."

"고맙긴.."



마땅히 할말이 없었다.


그러자 오빠가 말했다.


"내가 무조건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에 기분이 플려야 하는데 어제일이 생각나서 따지듯 물었다.



"어제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는데~!!"

"아니 그냥 너 도와줄려고..."


오빠의 도와준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렸지만 그냥 계속 오빠에게 신경질을 내었다.


"내가 그렇게 쉽게 보이는 여자였어??"


오빠는 한참을 주저하다가 말했다.


"쉽게 보이는 여자였으면 오늘 나오지도 않았어..지금도 난 네가 상당히 어려워"


오빠가 자꾸 미안한 표정으로 말하니 더 따질수가 없었다.

"오빠 진짜 오늘 대구 가는거야?"


오빠가 대화 주제가 바껴지자 순식간에 밝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일도 있고 은주도 보고싶고해서~ㅋ"

"치~! 말만 잘해~~! 에이그~!"


오빠의 밝은 표정을 보자 조금은 마음이 안정되었다.


미소 짓고 있는 오빠의 뺨을 내가 꼬집으며 웃으면서 말했다.


"이렇게 속 썩이는 남자가 내가 뭐 좋다고 이러는지~ㅋ"


그러자 오빠가 웃으면서 반대쪽 뺨을 내밀며 말했다.


"여기도 꼬집어죠~ 이렇게 꼬집어서 은주 화가 풀린다면~~"


오빠의 애교에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지금 대구 갈건데 시외 버스 타고 갈꺼지?"

"응...안그래도 너 나온다고 그래서 10시30분 차표 2장 끊어 놨어~"



-이럴때 보면 되게 사랑스럽고 자상해 보이는데...-



"그래 오빠 고마워~! 그렇다고 내가 화가 다 풀린거 아니야~!!"

"알어~! 앞으로 우리은주 만나면서 어제 쌓였던 서운함 내가 조금씩 다풀어줄께.."



-우리은주...예전에 부모님이 나를 부를때 한던말인데..참으로 오래간만에 들어보네..-

- 그러고 보니 앞으로 나를 만나면서??-



"오빠 이젠 대구에서 여기 안오는데 우리 어떻게 만날려고 앞으로 나를 만난다고 그래~?"



-제발 나를 보러 대구에 자주온다고 말해줘 오빠...-



"어제 가만히 생각해보니깐..나 진짜 너 많이 좋아하는거 같더라.."

"정말?? 그래서??"

"그동안 여기서 주말에 내내 있었는데 부모님에게도 죄송했고 해서 자주 대구 내려갈려고.."

"치~! 대구오면 내가 만나준데~ㅋ?"

"만나줄때까지 계속 전화 할꼬야~ㅋ"



오빠의 애교에 웃으면서 말했다.



"꼬야는 뭐야~치~ 알았어 대구에 있을떄 오빠가 전화오면 시간 봐서 한번 만나주던가~ㅋ"


오빠는 말없이 빙긋웃으며 말했다.


"은주야..."

"응??"

"진짜 나쁜뜻 없이 말하는데..."



-또 무슨말을 하려고..나 ..무서워..오빠...-



갑자기 오빠가 무슨말을 할지 정말 무서웠다.



"한번 안아봐도 될까?"



안아보고 싶다는 말에 온몸이 찌릿한 느낌이 돌았다.


그리고 약간 흥분한 심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태연한척 말하며 양팔을 벌렸다.


"응.."


그러자 오빠가 갑자기 정면에서 나를 꼭 안았다.


여태껏 살면서 남자를 몇명 만나왔지만 이렇게 안겨보기는 처음이였다.

그 동안의 남자들은 가슴이나 만지려하고, 키스나 하려하고, 잠자리 생각만 했었는데

이 오빠는 다르긴 달랐다.


그리고 따스했다.


안겨있는 내 귀에다 대고 오빠의 자상하고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은주야.."


아침부터 이성적인 기분이 감성적으로 바뀌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했다.

두근거리는 심장과 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으면서 나도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앞으로 나 아프게 하지마..앞으로.."


그리고 우리는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 남자 이야기 -




아침에 알람을 맞춰 일찍 일어났다.

간단하게 부모님 집에 갈 채비를 하고 은주랑 만나기로한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집을 나섰다.


-오늘 안나오는건 아니겠지..-


이런 불안한 생각을 가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10시30분 차표를 두장을 사고 약속장소에 갔다.


시계를 보니 시외버스터미널에 갔다가 약속장소에 나가도 20분이나 빨리 나왔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편의점에 가서 쌀음료 두개를 샀다.

다시 그녀를 기다리면서 그녀가 안나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계속적으로 들었고,

만약에 나온다면 어떻게 달래야 하나라는 고민도 같이 했다.


-정말 은주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자연스럽게 도울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보니 벌써 약속시간보다 5분 정도 지났다.

그러던중에 인기척이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어떤 여자가 날보며 걸어왔다.


-어?? 은주맞나..??-


아침 햇살을 받은 은주의 얼굴이 너무 이뻐 보였다.


-내가 이런 여자에게 상처를 줬었구나...-


그녀가 나를 보며 약간 미소를 짓는듯 했다.

나도 환히 웃으면서 아무일 없다는듯 말했다



"은주야~ 안녕..잘잤니.."



그녀가 귀엽게 삐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울어서 기운이 없으니 잠은 잘오더라.."


그냥 할말이 없어 손에 들고 있던 음료를 건네 주었다.


"아침 안먹었지? 자 이거 받어~"


약간의 뇌물이 먹혔는지 표정이 조금 밝아진듯 했다.


"고..마워 오빠.."



-휴~ 나와줘서 그리고 이렇게라도 반겨줘서 고마워..-



라고 속으로 말하며 웃으며 말했다.


"고맙긴.."



그녀가 또 다시 아무말이 없자 대뜸 그냥 하고 싶었던 말을 은주에게 했다.



"내가 무조건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에 그녀가 어제일이 생각났는듯 어깨를 들썩으며 흥분하듯이 나에게 물었다.



"어제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는데~!!"

"아니 그냥 너 도와줄려고..."



-정말 도와주려고 그랬단 말야...-



이렇게 생각하던중에


그녀가 본인도 아프겠지만 나도 아파오는 말을 했다.



"내가 그렇게 쉽게 보이는 여자였어??"



난 어떻게든 그렇지 않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서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쉽게 보이는 여자였으면 오늘 나오지도 않았어..지금도 난 네가 상당히 어려워"



이 말에 그녀가 동요가 일었는지 다시 따지듯 묻지는 않고 이야기 소재를 바꾸어서 말했다.  



"오빠 진짜 오늘 대구 가는거야?"



왠지 1차적으로 그녀의 화가 조금이나마 풀렸다고 생각하니 미소가 지어지며

목소리 톤을 높여 애교스럽게 말했다.


"응~!! 일도 있고 은주도 보고 싶고해서~ㅋ"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묻어나는것을 보고서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치~! 말만 잘해~~! 에이그~!"


그리고는 그녀가 겨우 들을수 있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속 썩이는 남자가 내가 뭐 좋다고 이러는지~ㅋ"


정말 기분 좋은 말이였다.



- 은주가 정말 날 좋아하긴 하는구나...-



그러면서 아이가 엄마뺨을 어루만지듯 내 뺨에 살짝 힘을 들이지 않고

귀엽다는듯이 꼬집었다.


괜히 기분이 좋은 스킨쉽이였다.

그래서 반대쪽도 내밀면서 말했다.



"여기도 꼬집어죠~ 이렇게 꼬집어서 은주 화가 풀린다면~~"



그녀는 억지로라도 어제의 기억을 하지 않으려는듯 애쓰는듯 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오빠 지금 대구 갈건데 시외 버스 타고 갈꺼지?"


내가 기다리던 말이라서 자신있게 말했다.


"응...안그래도 너 나온다고 그래서 10시30분 차표 2장 끊어 놨어~"


그러자 그녀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래 오빠 고마워~! 그렇다고 내가 화가 다 풀린거 아니야~!!"


내가 상처를 줬던 미안한 생각이 나서 그녀를 안으려다가 움찔하며

속에 담아 놨던 말을 했다.


"알어~! 앞으로 우리은주 만나면서 어제 쌓였던 서운함 내가 조금씩 다 풀어줄께.."


그녀가 뭔가를 기대하는 눈빛으로 다시 말했다.


"오빠 이젠 대구에서 여기 안오는데 우리 어떻게 만날려고 앞으로 나를 만난다고 그래~?"


-당연히 지금 이 감정은 널 좋아하는 감정이니 내가 널보러 대구에 갈꺼야..-


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어제 가만히 생각해보니깐..나 진짜 너 많이 좋아하는거 같더라.."



그녀는 알고 있으면서 다시 되묻는듯 했다.


"정말?? 그래서??"

"그동안 여기서 주말에 내내 있었는데 부모님에게도 죄송했고 해서 자주 대구 내려갈려고.."


내가 대구에 간다는 말에 그녀가 아이가 토라지듯 투정부리며 말했다.


"치~! 대구오면 내가 만나준데~ㅋ?"

"만나줄때까지 계속 전화 할꼬야~ㅋ"



태어나서 이렇게 애교를 부려본적은 처음인거 같았다.


말을 하고나서도 손등에서 닭살이 일어났는지 확인까지 했다.



"꼬야는 뭐야~치~ 알았어 대구에 있을때 오빠가 전화오면 시간 봐서 한번 만나주던가~ㅋ"


대구에서도 나를 계속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말에 너무 그녀가 안고 싶었다.


그냥 확안았다가는 또 오해 할까싶어 안아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그녀는 어려웠다.



"은주야..."

"응??"

"진짜 나쁜뜻 없이 말하는데..."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한번 안아봐도 될까?"


그녀는 얼굴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응.."



그녀를 안고 있자 왠지 예전부터 아는 사람을 안은듯 포근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미안해..은주야.."


그녀의 눈가에 약간의 눈물이 보였다.


"오빠..앞으로 나 아프게 하지마..앞으로.."


이 말에 그 동안 그녀가 얼마나 상처 받았는지 알수있을것도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가방을 들고 택시를 탔다.


-정말 은주 도와 주고 싶은데...-


이런 생각에 또 얼마 필요하냐라는 씩으로 말하면 그녀는 영영 떠나갈것 같았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을 했고 시간을 맞춰 버스를 탔다.


시외버스 창쪽에 은주가 앉았고 난 통로쪽에 앉았다.

버스가 출발할때까지 그녀는 아무말도 없었다.



-정말 그녀가 대구에 팔려가는걸까?? 그렇다면 혼자가지는 않을건데..-



이런 생각에 너무궁금해 미칠것 같은 순간에 손에서 따스한 느낌이 났다.

창밖을 보던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나를 한번 보고 빙긋 웃더니 말했다


"사과해줘서 고마워.."

"잘못했으면 사과를 하는게 당연하잖어.."


그리고 그녀가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최근 몇년동안 나에게 미안하고 말한 사람이 오빠가 처음이야.."


그리고 그녀가 뭔가를 결심한듯 말했다.



"오빠.."

"응?"

"나..사실.."

"사실 뭐~"



왠지 그녀 입에서 듣기 싫은 말이 나올것 같았다.



"나 사실 지금 집에 가는거야.."

"응?? 집에??"

"나 오빠 처음 본날 그날이 마지막이였어.."


이 말에 조금전까지 어떻게 그녀에게 상처주지 않고 물어보나 고민했었는데

그런 고민을 했다는 자체로도 그녀에게 미안했다.



왠지 지금 이 분위기에서는 내가 묻고 싶은건 물어봐도 될것 같았다.



"그럼 대구가면 뭐 할꺼야?"



그녀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공부할꺼야...공부해서 전문대라도 졸업해서 취업해야지.."

"오빠가 뭐 도와 줄꺼있어?"

"그냥 지금처럼 자상..아니 편하게 대해주라.."

"알았어~ 그 정도쯤은~ㅋ"



그러고 10분 정도 지나서 그녀가 또 무슨 결심을 한듯 말했다.



"오빠.."

"응?"

"오빠는 내 과거를 알잖어.."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내 과거를 다 알지만 나랑 사귀어 줄수 있어?"


심장이 미치듯 요동쳤다.


난 대답 대신 웃으며 말했다.


"나 지금 대구 너 때문에 가는거야..네가 너무 좋아지고 있거든.."


이 말에 만족한듯 그녀는 내 어꺠에 머리를 기대였고 창밖을 보며 말했다


"타임머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난 웃으며 말했다.


"왜 그때로 돌아가서 오빠 안만날려고?"

"아니 오빠 만나기 10분 전으로 돌아가서 그랬던 모습 안보여줄려고.."


그냥 그녀 말만 듣고 대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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