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트럭짱씨가 쓰신 "너무 무서운 사람들"이라는 글 보고 제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http://fun.jjang0u.com/chalkadak/view?db=160&page=2&no=113262
지난달 비오는 날 퇴근하는 길에 잘가던 앞차들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오른쪽으로 피하더군요.
그래서 뭔일인가 하면서 저도 깜빡이 넣고 피하려는데..
저멀리 횡단보도에서 피가 보이는 겁니다.
헐! 하면서 횡단보도 앞에서 비상 깜빡이 켜고 내렸죠.
오토바이랑 사람이 쓰러져있고 바닥에는 피가 흐르는 상태.
쓰러진 사람은 아고고아고고 신음만 하고 있구요.
내려서 뛰어가면서 핸드폰으로 119 누르고 "괜찮으세요?"라고 물었죠.
아프다는 소리만 하시더군요.
119 상담원 목소리에 "오토바이가 길에 쓰러져 있고 운전자는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니
"거기 위치가 어디쯤인가요?"라고 물으시는데..
잘 아는 길도 아니고 주변도 온통 아파트뿐이야!
주변 차들도 전부 구경만 하면서 지나칠 뿐이고
아파트 경비원들은 멀찌감치서 구경만 하고 있고
길가던 할아버지 한 분이 부축하려고 하시던데 쓰러진 사람은 아프다고 놓으라고 하고
경비원들한테 뛰어가서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무슨 아파트 단지라고 하길래
119한테 그대로 얘기했더니 그걸로는 안되고 주변에 상점 전화번호가 없냐고 하더군요.
그런데 주변에 상점이 없어! 진짜 앞으로 뒤로 아파트 뿐이야!
예전에 스펀지에서 119에 신고할 때 전봇대 번호 불러주면 바로 온다고 했던게 생각나서
"여기에 전봇대 번호 불러드릴께요." 했더니 그걸로는 못 찾아간데.
사람은 위급해 보이고 마음은 바쁘고..
급하게 아파트 경비원한데 119에 다시 전화해서 위치 알려주라고 한 뒤에 다시 현장으로 갔죠.
쓰러지신 분도 정신이 많이 돌아오셨더군요.
그런데 길에 같이 쓰러져있던 오토바이가 없네?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버려두고 오토바이를 치웠다는게 좀 기가 막히더군요.
그 때쯤 경비원들이 슬금슬금 와서 신고했다고 하면서 쓰러진 사람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와서 빗물에 흘러 내리는지는 몰라도 피가 좀 흐르고 있었는데
"조금 있으면 구급차가 올꺼에요."라고 얘기해주고 저도 자리를 떴는데요.
가던 와중에 119에서 또 전화가 오더군요.
마침 신호 대기 중이라 전화를 받았더니 "그 근처에 상점 없나요?"하면서 또다시 상점 전화번호만 물어보시네.
"아파트 경비원들이 119에 다시 신고했으니까 위치를 알려줬을껍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아뇨 다른 신고 들어온 것 없습니다." 헉.. 경비원 아저씨들 대체 어디에 신고한거야.
몇 백미터 앞 사거리에 와 있었는데 그래도 괜찮다고 불러 달라기에
앞에 보이는 상점 전화번호 불러주고 어느쪽으로 가라고 일러줬었습니다.
그 뒤로 119에서 전화가 없었으니 구급대가 잘 도착했겠지요.
집에 와서 저녁 먹으며 생각해보니..
저는왠지 다급해서 비를 쫄딱 맞으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는데
대체 다른 사람들은 왜들 이리 느긋하게 구경들만 하시는지..
사고나면 도움 받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에
절대 사고 안나게 조심조심 다녀야겠다 다짐했습니다.
3줄요약:
1. 비오는 퇴근 길에 사고나서 피흘리며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 발견
2. 119에 신고하고 대처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 구경만 함
3. 우리나라도 사고 나면 아무도 안도와줌 ㅈ되는 거임 조심들 하십시오
첨부한 사진의 사고나도 사진만 찍는 중국인들이 엽기라 엽게에 올립니다.
사진은 오토바이 사고가 났는데도 사진만 찍는 중국인들에 관한 기사
(클릭 주의: 끔찍한 사고 현장) http://tt.mop.com/read_11746760_1_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