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 혼수에 대한 생각에 대하여....

조성민 작성일 12.04.30 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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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5에 아버지께 3000만원 빌려서 결혼 했습니다.
그때가 2003년도인데 제가 사는 곳이 지방이랑 서울 보다는 집값이 훨씬 쌌습니다.
아내가 자기가 모아놓은 돈이 4500정도 있다고 하더군요...

실은 더 있었는데 제가 22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주식한다고 꼬드겨 한 1200정도 날렸습니다.

(아직도 그때 사놓은 하이닉스 80주가 유물처럼 남아 있다는 ㅋ)
그때 여자친구였던 아내에게 "1200이 중요해 내가 중요해?"라고 물었습니다.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자기가 중요하지"하더군요...
그때 아내 차가 위에있는 중고 노랑색 마티즈 수동이었습니다. 1200이 얼마나 큰돈이었겠어요.
저는 그때 "그래 그럼 내가 나중에 결혼해서 꼭 다 갚아 줄께 ^^ 나 믿지?"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3000으로 전셋집을 구하려 했으나 없더군요.

아내가 자기가 1500더 보탤테니 대출 1500받아서 24평 아파트라도 사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결혼했습니다. 연애기간도 길었지만 결혼하니까 더행복하더군요 ㅋ

밤에 헤어질 필요도 없고 ㅋ 아이가 생겨 결혼한건 아닙니다. 우리 큰 딸은 2년뒤에 ^^

있는 돈 털어서 차도 바꿨습니다. 중형차로 새걸로......

먼저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쉬는 날도 없이 ㅠㅠ

일년에 명절 휴가 포함해서 한 20일 쉽니다. 무슨직업이냐고는 묻지 마세요 ㅠㅠ 나름 프라이 버시니 ㅠㅠ

죽으라고 해서 먼저 빚을 갚았습니다. 대출 1500, 차할부 3년짜리....

그리고 모아놓은 돈이 생기더군요 한 3000......아내가 30평대로 집을 옮지자고

........................................................................................................

그런데 제가 그랬습니다.

"자기는 자기가 번돈으로 시집갔지만, 나는 아버지한테 빌린거야.

아버지가 20년 넘게 일해서 받은 얼마안되는 퇴직금 절반을 내가 가져온 거야. 그거 갚아드리자..."

물론 아버지가 그걸 빌려주신 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퇴직할때, 받으신 6000만원을

형하고 저 장가 보낼때 반반씩 주려고 하셨던 거죠.

아내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그러자고 하면 너무 쿨한거죠...ㅋ

몇일간에 설득으로....아니 아마 몇달이었던 듯....

아내는 흔쾌히?? 승낙하고 돈을 드렸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사양 하셨죠... 하지만 마음 먹은거 드렸습니다.

전 또 약속을 합니다. "걱정마 이거 몇배로 벌어 줄께...."

아내는 또 믿습니다. 그리고 또 저는 지킵니다. ㅋ

제가 크게 아프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그랬지만 아이도 둘 낳아 기르고...

세월은 잘 갑니다. 큰애가 초등학생이 되고 하는 일도 잘되고 이사도 가고 ...ㅋ 40평대 더 큰집으로

ㅎㅎㅎ

 

그냥 제 이야기입니다. 슬픈이야기도 아니고 감동적인 이야기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왜썼냐구요??

결혼에는, 또 결혼할 남자 여자의 자격에는

혼수, 집 이런 거 보다 서로 사랑 한다는 마음과 믿음과 신뢰 열정 노력.....이런게 더 중요한게 아닐까요?

제 집사람을 저 20살에 만났습니다. 제가 지금 30대 중반이니,

15년 정도 마누라가 절 보살폈습니다. 물론 서로 보살핀거죠....

15년 서로의 가치관을 조절해가면서 행복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대 중반 그 놀기 좋은 나이에 놀기 보다는 일을 하려했던것은

제가 결혼 할 때 해간 혼수가 아까워서가 아니었습니다.

아내가 저에게 보낸 사랑과 믿음 격려 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프거나 힘들 때 아내를 제 옆에서 지킬수 있게 해준 것은

절대 제가 벌어온 돈이나 혼수가 아닙니다.

제가 아내에게 보낸 사랑과 열정 정열ㅋ 때문일꺼라 믿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분들 그리고 남자분들도...

너무 쉽게 타협합니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그러니 경제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다들 배울 만큼 배우시는 요즘에.....(중학교만 다녀도 압니다. 도구적 가치 본질적 가치)

왜 그렇게들 돈과 허세에 열중하시는 지들 ....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앞뒤가 틀렸다는 겁니다.

제 자랑 같은 글로 보셨다면 죄송합니다. 별거아니지만 전 자랑스럽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그러면(돈 없이 사랑으로만 산다) 힘들잖아"라고 쉽게 치부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케이스라고 글 솜씨 없는 제가 올린글입니다. 이렇게 시작해도 행복하다라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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