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평생을 봉사하다

면죄자 작성일 12.05.28 18: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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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모 블로그에 있던 내용을 

1인칭 시점으로 각색한 내용입니다.


요약은 밑에 있으니

스압 싫어하면 걍 쭉 내려서 요약 보시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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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얼마전까지 잘 지내던 녀석이 기침을 하며 기력도 없어보인다

뭔가 녀석에게 큰일이 생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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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체 무슨일일까?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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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녀석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자기가 무슨 병에 걸린건지 알았던 모양인건지. 기가막힐 노릇. 


...... 설마 설마 했는데 예상보다 

녀석은 더 큰 병에 걸렸다. 


은퇴견을 키우던 나에게 날벼락이 생겼다. 아니 녀석에게 날벼락이지.. 

평생을 봉사하다 이제 여생을 편안히 보내볼까 하는 애에게

암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일이 생겨버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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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은 나에게 거듭 강조하며 말씀을 번복했다.

"평생 사람을 위해 살아온 견공입니다.. 반려견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았던 애들이죠

안내견들이 갑자기 쓰러져서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는거? 엄청나게 많아요

불행이라 생각하지 말고 자책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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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간부들뿐만 아니라, 

그애가 평생 봉사해준 시각장애인 부부가 찾아왔다.

갑작스런 병으로 녀석은 기운이 없어보인다.

일단은 병원에 맡겨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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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길....

언제나 발랄한 그 녀석이 없는 자리가 왜이리 허전한지...

오복이만 덩그러니 날 빤히 처다보고 있다.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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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암이란게 확정되었다

혈관육종.... 심장에 걸려 있는 치명적인 암이다.

이제 녀석의 여생은 불과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되는것이다...

녀석의 평생 봉사의 끝이 결국 이거란 말인가. 참으로 불쌍하고 애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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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가 예견되어있는 무시무시한 병에 비해서. 

덤덤한 녀석의 표정... 

과연...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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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녀석들 그냥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집에는 전에 봉사했던 시각장애인분도 찾아오고 자기들과 친한 사람들이 방문했다.

... 아픈몸을 이끌고 예전처럼 발랄한 표정과 행동으로 반겨주는걸 보니

성격 하나는 정말 친절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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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녀석은 시한부다.

조금 있으면 하늘나라로 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여생.

그렇게 봉사했는데.

최대한 재미있는거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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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병에 걸려도 지킬건 지키는 녀석.... 

기운이 조금만 생겨도 배변을 가려야 겠다며 보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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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배변을 핑계로 산책을 나가고 싶었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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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웃들과 대화를 나누면

저렇게 내 무릎에 앉아서

대화를 경청하곤 한다. 

이제 몇주일후면 저런 일상도 마지막일텐데..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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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녀석에게 암 퇴치에 도움이 되는 식단을 계속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안내견출신이라지만

아픈 기색 하나없고

순순히 따라주고, 잘 먹어주는 녀석을 모습을 보면 참 사람과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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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력이 없어 밖에서 배변을 볼수 없다는걸 알아챈 모양인지

이젠 배변패드를 깔아놓으니 

밖으로 가자고 보채지 않고 자기가 알아서 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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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진 잘 견디고 있다! 

뭔가 희망이 샘솟고 왠지 해낼것만 같다.

오늘은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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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버티고 있긴 한데

녀석은 표정과 달리 몸이 초죽음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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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녀석의 다리도 후들거리고 기력이 빠져나가는게 눈에 보인다.

암이 이렇게 무서운병이라는걸 이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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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픔을 참지 못해서 눈물까지 흘리는거 같다.

나도 이 녀석의 여생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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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픈 녀석을 보니

평생 봉사활동을 했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콘크리트와 마찰되어서 굳은살이 여기저기 보인다.

지금은 그래도 은퇴해서 많이 회복된거다....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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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가끔 기운을 가끔 차릴때면 집안을 돌아다닌다.

요즘 부쩍 이방 저방 돌아다니면서 꼼꼼히 들여다 본다.

그중 제일 좋아하는 부엌에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장소를 응시하면서 뭔가 생각에 잠긴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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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를 보면서 이렇게 웃어주던

녀석... 이제 다시 이 모습을 보고 싶다...




3월 19일



날이 갈수록 녀석의 상태는 싸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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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너무 아파 눈동자에 빨간살까지 보일 정도다.

나도 결국 감정을 주체못하고

이 녀석을 안으며 초등학생처럼 흐느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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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고 있는 싼이도

그 분위기를 눈치 챘는지

멀리서 보기만 한다.



음... 이제는 녀석의 마지막 나들이를 계획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난 녀석에게 추억 한개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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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녀석을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녀석과 친하기도 하고 

엘리트 교육을 받으신 시각장애인 부부와 함께 나왔다.

녀석은 너무 그리웠던 풀냄새를 맡고선 

병자같지 않게 재미있게 놀면서 신나했다.

집에서와의 모습과는 과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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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녀석이 힘든거 같아서

어느정도 놀다가 데려가기로 했다.

그러자 녀석은 자꾸 뒤를 돌아본다... 

확실히 아쉬운듯한 표정에...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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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집으로 갔다.

이 녀석 참 신박한점이

장난감 통에서 제일 작은 병아리 인형을 들고

울고있는 부부의 아기에게 건네주는게 아닌가..


..... 참 개이지만 이런 세심한 배려심은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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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나들이를 하고 찍은 사진..

나를 대하는 얼굴은 언제나 밝은 표정이다.

기특한 녀석. 


이제부턴 녀석의 상태가 말이 아니게 된다.





3월 24일


녀석의 거식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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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애써 먹었던 음식도 거부하기 시작한다.






4월 6일


이젠 녀석의 건강이 심하게 나빠지고 있다.

숨쉬기를 힘들어 하고 1키로의 핏물을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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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곳에서 녀석과 친한 손님이 찾아왔다

언제나 저 밝은 표정은 

아픈와중에서도 유지되는걸 보면 참 기특히다.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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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목욕일지도 모르는 목욕

녀석은... 아픈데도 불구하고 얼마나 말을 잘 듣던지. 

정말 대견했다.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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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의 볼이 부어버렸다.

면역저하로 허리도 들어가고 모습이 점점 시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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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호흡기가 효용성이 있다길래 

산소호흡기도 한번 시도해 봤다

제발 오래 살아줘라 이 망할놈의 천사야.

봉사만 하다가 죽을래???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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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였던 암투병 60일을 넘기는데 성공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버텨주니 얼마나 대견한가..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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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이상 버틸수 있을까?

침을 흘리면서 엄청나게 힘들어하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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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저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는 표정만 보면 왜이리 착찹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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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잘 버텨줬다

다음주가 고비가 될꺼 같다.

그래도 날 잘 따라주며 정말 잘 버텨줬어.. 

이놈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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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더 고비를 이겨내고 마지막 일지 모르는 나들이를 계획했다.

이젠 녀석이 자력으로 걸어갈수 없을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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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좋아하는 꽃내음을 맡게 해줬다.

그랬더니.... 풀과 꽃을 힘없는 눈빛으로 처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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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후 간식을 먹고 

자기가 좋아했던 사람들을 만나곤 했던 로비.

응시하는것도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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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좋아했던 꽃들을 편안한 눈으로 응시하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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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젊은 선생님들과 사진찍은 모습이다.




5월 11일



녀석...

결국 하늘나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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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로 떠난 마지막 모습은 너무 편안해 보였다


평생을 봉사만 하다가 떠난 녀석을 보니

너무 억울해서 울음만 나왔다.


저 녀석들도 여생을 즐길권리가 있는데

저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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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야. 

다음에는 봉사만 하다 죽는 삶이 아닌

진짜 행복하게 살다갈 그런 삶으로 태어나길 바란다.




요약 : 암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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