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 28부

진짜킹카 작성일 12.05.29 19:49:25
댓글 6조회 3,401추천 8
28부


-그녀 이야기 -


아침에 거실 창틈으로 들어오는 볕에 눈이 부셔 눈이 저절로 떠졌다.

좁은 쇼파에서 오빠랑 딱 붙어서 잠을 잤지만 몸은 침대에서 잤을때 보다 더 개운한 느낌이였고,

나의 미동에도 오빠는 여전히 새근거리며 곤히 자고 있었다.


오빠가 잠에서 깨어 나를 봤을때 여전히 이쁘다는 말이 듣고 싶어 욕실에 들어가서

깨끗히 세수을 하고 어제 오빠가 힘겹게 사온 듯한 칫솔로 치아를 닦았다.


그리고 가방에 넣어 왔던 화장품을 꺼내 너무 티나지 않게 비비크림과 아이라인 등으로

메이크업을 하고 욕실에서 나와서 쇼파에 누워있는 오빠를 보니 여전히 곤히 자고 있었다.


아침에 눈이 떠지면 커피를 마시던 습관 때문에 부엌에서 가스랜지로 물을 데우고  

커피를 태우던중 쇼파에서 오빠의 인기척이 났다.


살짝 뒤돌아 보며 나를 봐주기를 바라며 오빠에게 말했다.


"더 눈 좀 붙이지~"


오빠는 정신이 없는 지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눈을 비비며 말했다.


"아니 괜찮어..많이 잤어~"


- 피~ 오빠에게 이쁘게 보일려고 화장도 했는데 봐주지도 않네~ -


그리고 나를 쳐다봐주기를 바라며 다시 오빠에게 말했다.


"커피 한잔 태워줄까?"


이번에도 오빠는 날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응..쌩유~"


오빠의 목소리가 자다 일어나서 그런지 오빠의 자상한 목소리가 잠겨 색 달리 들렸는데

그 것 또한 듣기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렸다.


-내가 사랑에 빠지긴 빠졌나 보다..오빠 입에서 나온 소리는 다 듣기가 좋네~-


내가 마실 커피와 오빠가 마실 커피를 양손에 들고 오빠에게 다가서는데 오빠가

휴대폰의 전원을 켜고 있었다.


-아..어제 문자 확인했는거 오빠가 알면 화를 낼려나...-


쇼파에 앉아 있는 오빠 옆에 다가가 옆에 앉으면서 말했다.


"오빠~"

"응?"

"어제 오빠 칫솔 사러 갔을때..."


오빠는 내가 할 말을 다 예상을 했는지 별 다른 표정 없이 내가 건낸 커피만 마시면서 대답을 했다.


"응~"

"오빠 휴대폰에 내가 어떻게 저장 되어 있나 확인하려다가.."


내 말을 듣던 오빠가 커피 한 모금을 다시 마시면서 살짝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됐어~ 말안해도 돼..."

"응...그래도 미안해..오빠 허락 없이 휴대폰 만져서.."


내 말을 가만히 듣던 오빠가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했다.


"그래...그리고.."

"오빠~ 그리고 뭐?"

"아~ 아니 그냥 은주 정말 믿는다고.."


-오빠가 희철이라는 사람이 우리집 앞에서 날 기다린다는 지수언니의 문자를 확인을 하고 말하는거구나..-


그래서 옆에 앉아 있는 오빠의 어깨에 살짝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고마워 날 믿어줘서.."


오빠는 어깨에 기대고 있는 나를 살짝 보고는 미소를 지어 보내고는 말했다.


"은주는 저녁이나 아침이나 늘 이쁘네~"


오빠의 말에 기분이 좋아져서 미소가 담긴 표정으로 새침하게 말했다.


"치~ 그걸 이제 알았어~"


오빠도 나의 말에 장난이 치고 싶은지 약간 미소를 띄며 말했다.


"응~ 이제 알았어~"


오빠의 장난스런 대답에  얄미워서 심술이 난 사람처럼 보이게 행동하며

오빠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말했다.


"치~ 뭐야~"


오빠가 정말 크게 웃으며 내가 찌르는 손가락을 한 손에는 커피잔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방어하며

행복한듯 웃으며 말했다.


"아~ 항복~ 항복~~ㅋ"


오빠의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몰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며 이렇게 오빠를 두고

대구에 가면 한 동안 못 본다는 생각을 하니 얼굴은 웃고 있지만 가슴은 많이 쓰렸다.


-진짜 이 오빠를 두고 대구에 가야하나...-

-아님 그냥 계속 오빠를 주말마다 만나 버릴까??-


이런 약한 생각하다가 지수언니가 오빠 부모님에게 나의 과거를 말하는 상상을 하니

다시 약한 마음을 고쳐 먹고 진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오빠... 진짜 내년에 제대로 우리 연애하자..진짜..제대로.."





-남자 이야기 -



은주가 나에게 커피를 건네 주고 옆에 앉아서 무슨 말을 하려했다.


"오빠~"

"응?"

"어제 오빠 칫솔 사러 갔을때..."


-혹시 은주가 내 휴대폰의 문자를 확인 했다는 그런 말을 하려하는건가??-


"오빠 휴대폰에 내가 어떻게 저장 되어 있나 확인하려다가.."


은주의 미안해하는 표정에 괜찮다는듯 웃어 보이며 말헀다.


"됐어~ 말 안해도 돼..."

"응...그래도 미안해..오빠 허락 없이 휴대폰 만져서.."


-괜찮어..은주야 휴대폰 확인쯤은...신경 쓰이는거는 희철이라는 사람뿐이야..-


희철이라는 사람에 대해 정말 궁금했지만, 그저 학원에서 알고 지내는 남자일뿐이라는

생각을 애써 가지며 끝까지 은주를 믿고 싶었고 믿어 주려 말했다.


"아~ 아니 그냥 은주 정말 믿는다고.."


은주가 안심하는듯한 표정으로 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코 끝으로 은주에게서

기분 좋은 향기가 풍겨와서 살짝 눈을 내리 깔고 기대고 있는 은주를 보았다.


-여전히 이쁘네 우리 은주..정말 당분간 못 본다는데 내가 참을수 있을지 모르겠네..-


어제 은주가 만들어 줬던 갈비찜을 데워서 은주와 마주보고 식탁에 앉아서 아침을 먹었다.


밥먹던 중 내가 은주에게 물었다.


"은주야~ 대구 몇시에 올라 갈꺼야?"


나의 물음에 은주가 헤맑게 웃으며 말했다.


"응..글쎄 오늘 오빠 질리도록 보고 물리면 올라갈꺼야~"

"치~ 그럼 오늘 대구 못가겠네~ 오빠는 쉽게 물리고 질리는 사람이 아니니깐~"

"아~ 뭐야~ 벌써 물릴려고 해~ 가야겠다~ㅋ"


은주와 장난스럽게 대화 한후에 내가 다시 말했다.


"너거 부모님 외박 했다고 걱정하시겠다..그냥 아침 먹고 대구 올라가~"

"치~ 일찍 보낼려고? 서운한데~"

"그럼 같이 대구 올라가자~"

"정말??"

"응..정말.."


그리고 아침을 먹은 후에 은주랑 같이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갔다.




-그녀 이야기 -



오빠가 밥 먹던중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고 나는 모른체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밥을 먹으면서 생각했다.


-치~ 내가 밥 먹는 모습도 그렇게 이쁜거야~? -


그때 오빠가 조용히 물었다.


"은주야 대구 몇시에 올라 갈꺼야?"


-오빠는 내가  대구 가는게 아쉬워서 묻는가 보다..-


엄마가 걱정할 것 같아 일찍 올라가야 했지만 오빠가 더 있어하는 눈치였기에

난 더 있고 싶다는 뉘앙스로 말했고, 사실 같이 더 있고 싶었다.


"응..글쎄 오늘 오빠 질리도록 보고 물리면 올라갈꺼야~"


오빠는 나의 대답에 굉장히 만족한 듯 웃어보였고,

잠시후 무슨 생각을 하는듯 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너거 부모님 외박했다고 걱정하시겠다..그냥 아침 먹고 대구 올라가~"


오빠의 배려 깊은 말에 감동과 약간의 서운함이 동시에 느껴져서 말했다.


"치~ 일찍 보낼려고? 서운한데~"


-그래도 이렇게 날 생각해주니 고마워...오빠..-


그때 오빠가 나를 지긋이 보더니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같이 대구 올라가자~"

"정말??"

"응..정말.."



아침을 먹고 오빠집을 나서면서 오빠가 대문을 잠그려 열쇠를 꺼낼때

오빠를 잠시 막아서고 거실 안에 걸려 있는 나를 환영한다는 글귀를 다시 보고

행복했던 어제와 오늘을 머리 속 깊이 각인하려 했다.


-당분간 이 포항에 왔던 일을 떠올리고 오빠를 생각하며 공부 할꺼야..-


그때 오빠가 나의 행동을 보더니 다 안다는 듯이 웃으며 물었다.


"은주가 포항에 왔던거 오랫 동안 기억하려고? "

"아니..내가 포항에 왔던거 추억하려고.."


오빠는 한 동안 가만히 있더니 대문을 잠그면서 나에게 다시 물었다.


"기억과 추억의 차이가 먼데?"

"나도 그 차이는 몰라...그냥 추억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해서 추억 하려고.."


그리고 오빠의 팔짱을 끼고 다정한 연인처럼 터미널로 향했다.


오빠와 같이 터미널에 도착을 했고 오빠는 대구행 차표를 두장을 샀다.

오빠랑 같이 버스에 오르니 얼마전 처음 만나서 어색하게 대구에 같이 올라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옆에 앉아 있는 오빠의 익숙해져버린 옆 모습을 가만히 쳐다 보던중

오빠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지 나를 쳐다 볼때 눈이 마주쳤고,


오빠는 빙긋 웃으며 내가 처음에 그렇게도 끌렸던 그 목소리로 말했다.


"은주야~"


오빠가 내 이름을 불러주면 아직까지 적응이 되지 못했는지 여전히 가슴이 떨렸다.


"응?"

"전에 오빠랑 같이 대구에 이렇게 버스 타고 갔을때 기억나?"

"당연하지~"


오빠가 가만히 나의 눈을 보면서 미소를 살짝 지으며 말했다.


"그때 우리가 이런 사이가 되어 버릴지 알았어?"

"약간은 예감했어.."

"정말~?"

"응..내가 첫 눈에 반한 유일한 사람이니깐.."


그러자 오빠가 은근슬쩍 오른손으로 내 왼손을 잡았고, 오빠의 왼손으로 나의 턱을 살며시

잡으며 눈을 감고 얼굴을 나에게 내 밀었다.


대구 가는 이 버스가 너무 빨리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빠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입술을 뗀 오빠가 나에게 말했다.


"사랑해..은주야~"


천천히 대구에 도착하기를 원했던 시외버스는 야속하게도 내 맘도 몰라주고 늘 그렇듯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도착을 했다.


"오빠 ~ 집에 갈꺼지?"

"응~ 너거 집에 갈꺼야~"


내 예상과 다른 오빠의 말에 약간 웃음이 나와서 말했다.


"아니~아니~ 우리집 말고 오빠 부모님집 말야~"

"아니..그냥 너 보내고 바로 포항 내려 갈꺼야~"


오빠는 우리집까지 데려다 주길 원했고, 나 또한 오빠를 이런 버스터미널에서 보내기는 싫었다.


"그래 오빠..우리집 말고 우리 동네까지만 같이 가주라~"

"은주집도 알겸해서 갔으면 싶은데.."

"우리집 가르쳐 주기가 부담스러워..나중에 꼭 가르쳐 줄께.."


나의 부담스럽단 말에 오빠의 얼굴에 서운한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오늘말고 조만간에 우리 부모님에게 인사하러 가자..엄마도 원하시니깐..그런데 오늘은 안돼..-

-오빠가 우리집 알면 오빠가 매주마다 우리집에 찾아 올 것 같단 말야..-


나의 난처해 하는 표정을 읽었는지 오빠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나중에는 나도 은주집 가르쳐 주라.."


-나도?? 이게 무슨 말이지..-


터미널 부근의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오빠와 같이 칠곡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도 여전히 오빠의 손을 놓치지 않고 꼭 잡고 있었다.


어느덧 칠곡에 도착했고 우리는 약속이나 했는듯이 우리가 늘 만났던 공원으로 걸어갔다.


공원에서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악수하고 여기서 헤어지자~"

"그래..그리고 악수는 무슨..그냥 너 한번 안아보면 안될까?"


나는 아무말 없이 양팔을 벌렸고 오빠는 다가와서 나를 안았다.

오빠가 나를 말 없이 안았을때 오빠의 귀에 살며시 말했다.



"오빠..당분간 안 보는거지 연락을 안 하는 건 절대 아닌거 알지?"

"그래~ 매일같이 아침 저녁으로 5통 이상 전화 할거니깐 베터리는 2개씩 챙겨다녀~"

"치~ 전화 안하기만 해봐~ 바로 포항으로 내려가서 혼쭐을 내버릴꺼니깐~"


오빠는 애교스럽게 말했다.


"어~? 그럼 은주가 정말 보고 싶을때는 전화를 하고 싶어도 하지 말고 꼭 참아야 겠네~"

"어~? 뭐야~ㅋ "


그리고 오빠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럼 오빠 여기서 헤어지자~ 잘 지내고 갈비찜 맛있게 먹고~"

"그래 은주도 잘가~~"


그리고 계속 지켜보고 있을 오빠를 뒤로 한체

한 번도 뒤돌아 보지 않고 집으로 걸어갔다.



- 오빠 내가 한 번이라도 뒤돌아 보면 다시 오빠에게 달려 갈까봐 뒤돌아 보지를 못하겠네.. -

- 이런 나를 너무 야속하게 생각하지마..부탁할께~ -



그리고 땅만 보고 가다가 집으로 가는 길목의 모퉁이를 돌아서면서 벽에 기대고 가만히 섰다.

여기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 모르겠고 가만히 서 있으니 괜시리 눈물만 나왔다.


집에 들어 설때 엄마가 내 눈에 눈물이 스쳐 지나간걸 알게 되면 속상할까봐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닦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빨래를 베란다에 널고 있었다.


"엄마 나왔어~"


엄마는 빨래를 널면서 대답을 했다.


"그래~ 재미있게 놀았어?"

"응~ "

"점심은?"

"아직인데 배는 안고파..그냥 쉴래.."

"그럼... 그려럼~"


그리고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휴대폰은 책상에 올리고 침대에 쓰러지듯 엎어져 잠이 들었다.


아마도 오빠를 당분간 못 본다는 생각에 신경도 많이 쓰인듯 했고, 대구 오기전까지는 몰랐지만

간반에 좁은 쇼파에서 오빠랑 같이 눈을 붙였던 불편했던 잠자리가

이제서야 몸이 느끼게 된 것 같았다.


휴대폰의 진동소리가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깨였고,

실컷 자고 일어났는데도 밖은 아직 환했다.


-어? 오빠가 포항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나보다..-


이 생각에 책상위의 휴대폰을 확인했는데 오빠번호가 아닌 희철오빠의 번호였다.


계속 전화가 끝까지 울렸고 부재중 전화의 메세지가 뜨는데 부재중 전화가 4통이나 표시되어 있었다.

처음에 잠들었을때 진동소리를 못 듣다가 나중에 잠이 깨일때 쯤 소리가 들렸던거 같았다.


4통의 부재중 전화가 전부 희철오빠의 전화였고, 무시하려는데 이제는 문자가 도착했다.


『어이~ 어제 내 생일인데 문자 한통없고~ 김은주 저녁 사줄께 나와라~』


문자를 확인하자 마자 바로 지웠다.


그리고 또 문자가 왔다.


『너거 집앞에 공원있던데 거기에서 너 나올때까지 기다린다~』


-아..질긴 색히..이 정도 무시 했으면 관심 없는 줄 알아야지.. -


그리고 어제 오빠 휴대폰에 왔던 지수언니의 문자도 생각이 났다.


『은주 집 앞인데 은주는 보이지도 않고, 왠 희철이라는 사람만 있네~완전 은주 인기인~ㅋㅋ』


오늘 진짜 무시하면 학원 다니면서 계속적으로 나를 괴롭힐 것 같아

차라리 오늘 결판을 내려 옷을 챙겨 입었다.



-그래.. 잠시 나가서 정말 따끔하게 말하고 계속 이렇게 날 괴롭힌다면 학원을 옮긴다고 말해야겠다.-




- 남자 이야기 -



어느덧 대구에 도착을 했다.

오늘은 왠지 평소보다 차가 더 빨리 도착한 둣 했다.


아쉬운 마음에 은주집까지 데려다 주려 했는데 은주가 말했다.


"우리집 가르쳐 주기가 부담스러워..나중에 꼭 가르쳐 줄께.."


은주의 이 한마디가 굉장히 속상하게 서운하게 했다


-희철이라는 사람도 은주집이 어디인줄 아는데 나는 알면 안되는거니??-


그때 은주의 표정이 너무나도 미안해 하는 표정이라서 나 때문에 은주의 그런 표정을

짓는게 싫어서 입에서 쉽사리 나오지 않았지만 힙겹게 말했다.


"그래..나중에는 나도 은주집 가르쳐 주라.."


-아..내가 말 실수 했네..-


그리고 은주의 눈치를 살짝 살피고 말을 돌렸고, 은주가 내가 말 실수 한 것을

눈치 채지 못하기를 바랬는데 다행히 은주는 나의 말 실수를 느끼지 못 했는 듯 했다.


버스를 타고 우리가 늘 가던 공원으로 갔다.

그리고 공원에서 조금이나마 은주와 더 있고 싶었는데 은주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빠 악수하고 여기서 헤어지자~"


-그래..이렇게 헤어질꺼면 너의 체온이나 느끼고 헤어질란다..-


그리고 은주를 보며 말했다.


"그냥 너 한번 안아보면 안될까?"


그리고 은주가 양팔을 벌렸고, 나는 다가가서 앞으로 못 볼 사람처럼 꽉 안았다.


그리고 그렇게 은주를 보내 주었다.

은주가 사라져간 길목 모퉁이까지 눈길 한번 떼지 않고 계속 지켜 보았다.


은주가 보이지 않게 되자 다리에 힘이 풀렸고,

늘 은주를 기다리던 그 벤취에 앉아서 혹시나 은주가 이 쪽으로 달려올까 싶어

은주가 사라져 버린 길목만 쳐다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은주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공원 근처의 편의점에서 캔커피를 하나 사와서 멍하니 벤취에 앉아 있다 보니

휴대폰 벨이 울렸다.


은주인가 싶어 급하게 꺼내서 봤더니 창식이의 전화였다.


"승훈이 형~ 집이예요?"

"아니..밖에 나왔는데~"

"은주랑 같이 있어요?"


-어? 왠일로 은주 이름을 다 부르고...??-


"아니 은주는 집에 갔어.."

"어제 이벤트는 잘해주셨어요?"

"응.."


갑자기 뜸을 들이던 창식이가 말했다.


"형..어제 가만히 생각 해봤는데요.."

"응 듣고 있어 말해.."

"형이..형이 이벤트 해줄 정도로 좋아하는 여자면 저도 인정 해줄려구요.."


나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뭐?? 뭐라고?"

"형수님으로 인정 해준다고요~ㅋ 그러니깐 오늘 저녁에 술 한잔 사요~"


창식이가 은주를 인정해준다는 말이 정말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조금만 더 일찍 인정을 해줬으면 좋았을건만...-


그래도 창식이가 인정해준다는 말에 기분은 나쁘지가 않았다.


그때 공원 앞으로 차가 한대 서더니 키 큰 남자 두명이 차에서 내리고 이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내가 앉은 벤취 맞은편에 두명이서 같이 앉더니 대화를 하고 있었다.


캔커피를 한모금 들이키는데 앞에 앉은 남자 두명의 대화소리가 들렸다.

키가 크고 얼굴이 웃는 상처럼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조만간에 넘어트리고 만다~"

"색히~ㅋ 전략 바꿔야 하는거 아니가? 너무 들이대던데~"

"아~ 그때 식당에서 코스요리 시켜줄건데~ 괜히 리조또만 시켜줬나?"

"색히~ 그때는 싸게 먹혔다고 좋아하더니~"

"겁나 팅기니깐 더 안달나네~ㅋ"



둘의 대화를 듣다보니 여자 이야기 하는 것 같았고 듣는 것 조차 내가 기분이 나빠지는 듯 했다.

기분이 나빠져서 캔커피를 한번에 들이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은주가 사라진 길목 모퉁이를 보고 혼자만의 작별 인사를 했다.


- 은주야~ 포항가서 연락 할께~-




28부 끝


재미있다면 댓글도 부탁 드려요~

이제 다 끝나 갑니다~
진짜킹카의 최근 게시물

엽기유머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