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부
- 그녀 이야기 -
희철오빠가 기다린다던 공원으로 나갔더니 평소에 같이 다니는 오빠와 같이 앉아 있었고,
나를 발견한 희철오빠는 반가운듯 앉아 있던 벤취에서 일어나 손을 크게 흔들었다.
따끔하게 말하려 했기 때문에 다가가면서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다가갔다.
희철오빠가 찡그린 내 얼굴을 보며 장난스레 존댓말로 말했다.
"김은주씨~ 난 매일 봐도 너무 반가운데 은주씨는 너무 인상이 굳었네요~"
"장난치지 마시구요~!"
장난치지 말라는 말에 희철오빠의 얼굴에 웃음이 조금이나마 사라졌고,
희철오빠는 다시 벤취에 앉더니 다리를 꼬며 앉아 있는 자기 옆 벤취를 탁탁 두드리며 내게 말했다.
"여기앉어~"
"됐구요~ 용건을 말씀하세요~"
앉아 있던 희철오빠 앞에 내가 서 있으니 희철오빠가 올려다 보기 목이 아프다고 말하기에
어쩔수 없이 옆에 앉았다.
옆에 앉아 있으니 희철오빠가 말했다.
"그 동안 내가 실수를 많이 한것 같은데 정말 미안해.."
"아시니깐 다행이네요!"
내가 여전히 까칠하게 대답하자 희철오빠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제도 왔었는데...은주에게 사과하러.."
이 말을 들은 희철 오빠의 친구가 같이 웃으며 내게 말했다.
"진짜로 어제 왔었어요~ 꼭 사과 해야 한다며~ 사과해야 잠이 올 것 같다면서요~"
그 말을 들은 희철오빠가 친구의 얼굴을 살짝 보며 말했다.
"됐어~ 동훈아~ 그만해~"
희철오빠의 말과 그 친구의 말을 들으니 진짜로 왔는 것 같았다.
-아..어제 진짜로 왔나보네..그렇다면 지수언니도 우리집 앞에 어제 진짜 왔다는 말인데..-
사과하러왔다는 말에 약간이나마 마음이 풀리려 했지만 여전히 화난 듯 말했다.
"저~ 정말 이제 공부해야 하거든요!!"
"그래.. 은주 공부해서 대학가는거 방해 안할께..필요하다면 공부도 도와줄 수도 있고."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면 왜 재수학원에 다니는거야~!-
이런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겨우 참고 다시 말했다.
"...대학에 꼭 가야해요..그러니 제발 저 좀 놔두세요.."
"그냥 친하게만 지내면 안될까??"
친하게만 지내자는 희철오빠의 간절한 표정과 힘없는 말투가 내 마음을 더욱 더 혼란스럽게 했다.
-어..그런데 이 오빠 어제랑 표정도 그렇고 말하는것도 그렇고 많이 달라졌는 듯한데...-
-진짜.. 나와 친하게만 지내고 싶어서 이러는건가?? 내가 너무 색안경을 끼고 이 오빠를 대했나??-
잠시 고민을 하고 희철 오빠에게 말했다.
"그럼 아는 오빠 정도로 그렇게 알고 지내요.."
희철오빠는 얼굴에서 깊은 안도감이 느껴지는 표정을 짓고 나서 나를 처음 봤을때의
그 눈웃음으로 나에게 물었다.
"혹시 저녁 먹었어?"
"아뇨..들어가서 부모님이랑 먹을려구요.."
"그럼 사과하는 의미로 저녁을 사주고 싶은데 괜찮을까?"
"솔직히 조금 부담되네요.."
"부담가지지 말고 조금이라도 부담이 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박차고 나가도 돼~"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는 말에 약간이나마 동의를 했었고, 사과를 한다니 저녁쯤은
같이 먹어도 될 듯 싶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신 이 칠곡에서 저녁을 먹어요.."
"그래~ "
희철오빠가 자기차를 타고 저녁을 먹으로 가자기에 고개를 가로 지으며 말했다.
"그냥 멀리가지 말고 이 부근에서 먹어요.."
"뭐..? 아..그...래? 이 부근에서 먹지~뭐.."
-왜 말을 저리 더듬지..어울리지 않게..걷는거 싫어하나??-
3명이서 같이 걷는 중 오빠들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보였지만, 나는 상당히 불편했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지하 레스토랑이 있어서 그 쪽으로 다 같이 들어갔다.
안쪽의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여종업원이 다가왔고, 희철오빠가 여종업원을 아래 위로 한 번
훓어 보면서 웃으면서 주문을 했다.
"여기 뭐 잘해요?"
여 종업원이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여기는 다 맛있어요~"
희철오빠는 종업원에게 장난을 걸려는듯 말했다.
"에이~ 보통 그렇게 다 말하던데 진짜로 잘하는거 있잖아요~"
종업원은 잠시 고민하는듯한 표정을 짓더니 생각이 난 듯 다시 말했다.
"그렇다면..연어 한 번 드셔보세요~ 참 맛있더라구요~"
"네~ 그러면 그 걸로 3개 주세요~"
전에 점심을 같이 먹었을때도 그랬지만 오늘도 여전히 오빠가 알아서 주문을 시켰다.
라더쉽이 있어보이기도 했고, 약간 이기적으로도 보이기도 했으며, 만약 승훈오빠를 모른 상태에서
만났더라면 끌릴수도 있는 남자 같았다.
잠시후 우리가 시켰던 연어요리가 나왔고, 음식을 먹던 중에
희철오빠와 같이 나온 동훈오빠가 내게 물었다.
"은주씨는 어느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아..성서에 있는 계명대학교에 갈려고 그래요.."
그때 동훈오빠와 희철오빠가 약간 놀란 듯 하다가 같이 쳐다보며 막 웃었다.
-뭐지?? 내가 대학 간다는게 그렇게 웃기나??-
기분이 조금 나빠지려해서 굳은 인상으로 음식을 먹으려 할때 희철오빠가 말했다.
"아~! 미안~ 미안~ 우리가 계대 다녔거든~"
"네?? 대학생이라구요?"
"지금은 아니지~ 그냥 과가 안맞아서 학교 옮기려고 학원다니는거야~"
"아...그렇구나.."
"나 계대에 다닐때 동아리 활동을 해서 아는 후배들 좀 많은데~"
"그래요?"
"너 그 학교 들어가면 나 자주 놀러가야겠네~"
"네..."
-이 오빠들이 계대 출신이구나...-
-이 오빠와 진짜로 친하게 지내면 학교 다닐때 선배나 친구들을 많이 사귈수도.."
여태 살아오며 그렇게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 없었기에
학교에 입학을 하면 친구나 선배들을 많이 사귀려 했었는데
잘하면 희철오빠 때문에 사람들을 더 쉽게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진짜 아닌가..?-
하지만 승훈오빠가 희철오빠를 껄끄럽게 생각하기에 알고 지내는 사이로만
약간의 거리를 두고 만나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그렇게 저녁 식사 후 희철오빠와 헤어졌다.
-남자 이야기 -
터미널로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조금전에 벤취 맞은편에서 대화를 하던
남자 두명이 계속 머리에 떠올랐다.
-아~! 왠지 자꾸 눈에 걸리네..-
대구 시외 버스 터미널에 도착을 해서 포항행 버스를 타고 좌석에 앉았더니
간밤에 은주랑 같이 좁은 쇼파에서 불편하게 잤던 것 때문일까 하여튼 잠이 쏟아졌다.
눈을 조금 전에 깜은 듯 했는데 눈을 뜨니 벌써 포항이였다.
포항에 도착을 한 시외버스에서 내려 터미널을 나서며 오늘 술을 사달라고 했던
창식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통화 중이였고, 연이어 다시 한번 전화를 해도 여전히 통화 중이였다.
-어? 창식이가 누구랑 통화중이지??-
터미널 앞에서 휴대폰을 귀에서 떼자 마자 택시 한 대가 기다렸다는 듯이 내 앞에 정차를 했다.
택시를 뒷 좌석에 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 포항에 도착 했다고 은주에게 말하기 위해
전화를 했더니 3번 정도의 신호가 간 후에 은주가 전화를 받았다.
"오빠~ 벌써 도착했어?"
"응~ 터미널에 내려서 택시 타고 집에 가는중이야~"
은주가 약간 심술섞인 목소리로 투정을 부렸다.
"나 버리고 가니깐 버스가 금방 가나보다~"
"에이~ 그건 아니다~ 마음은 대구에 있는데 몸만 포항가려니.."
뒷말을 어떻게 할까 고민중에 은주가 내 말 도중에 끊고 은주가 말했다.
"치~됐구요~ 배고플테니 집에 가서 갈비찜 꼭 챙겨 먹어~"
"안 그래도 배가 고파서 은주가 만들어 준 갈비찜 생각하니깐 벌써 침이 다 고이네~"
은주가 내 말에 기분 좋은 듯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치~ 거짓말~"
"거짓말 아냐~ 지금 내 입에서 침 흘리는 소리 안들려??"
"에이~ 오빠 드러~ 그리고 침 흘리는 소리 하나도 안들리는데??"
그리고 은주의 말에 장난치려 말했다.
"질질질... 이제 침흘리는 소리 들리지?"
은주가 내 말에 넘어 갈 듯 웃는 소리가 들렸고, 은주의 웃는 소리가 듣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때 운전하는 기사분이 운전석 옆 거울로 뒤로 힐끔거리며 보는데
마치 다음에 나를 만나면 승차거부를 할 것 같은 속이 안 좋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기사분이 뒤를 한 번 힐끔 보자 목소리가 조금 작게해서 은주에게 물었다.
"은주는 저녁 먹었어?"
"응~ 아는 사람이 저녁을 사주더라구~"
"아는 사람 누구?"
"그냥 있어..아..는..사람.."
은주가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때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 듯 했지만 별 생각 없이 다시 물었다.
"뭐 맛있는거 먹었어?"
"그냥..대충 먹었어~ 오빠 나 방금 집에 들어 왔는데 씻어야 겠네.. 나중에 다시 통화해~"
"그래~"
은주랑 통화를 끝내니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은주가 포항에서 대구 온지가 얼마 안되서 아는 사람 없을건데..누구랑 밥을 먹었지??-
-에이~ 뭐 내가 모르는 사람 있겠지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던 중에 어느덧 집 부근에 도착을 했다.
택시에서 내려 다시 어까 통화중이던 창식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제는 신호가 갔다.
"어~ 형~"
"응~ 어까 전화 했더니 통화 중이던데~"
"아~ 네 지수랑 잠시 통화 좀 했었어요~"
창식이 입에서 나온 지수란 말에 깜짝 놀라 되물었다.
"지수랑??"
"네~"
"뭐라고 그러든~"
"이따가 술마실때 안주 삼아 말 할께요~ 지금 포항 도착 했어요?"
"응 지금 집 앞이야.."
그리고 창식이와 2시간후에 우리가 자주 만나던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텔레비젼을 보면서도 창식이가 지수랑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가 궁금해서 방송을 보는 중에도 눈에 들어 오지 않던 중에 약속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창식이와 만나기로 했던 약속장소로 버스를 타고 나갔다.
창식이는 왠일로 먼저 나와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식이~"
"어~ 형? 일찍 오셨네요~'
"약속시간 맞춰 왔는데~ 일찍은 무슨~"
"형은 맨날 늦잖아여~"
"맨날 늦는거는 니가 그렇고~!"
이런 영양가 없는 농담을 창식이랑 오래 간만에 하다보니 은주를 만나기 전의 정말 친했던
창식이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좀 괜찮았다.
우리가 자주 가던 퓨전요리가 나오던 술집으로 갔다.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안주와 소주를 시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안주와 술이 나왔고 서로 소주를 따라 주며 잔을 채우고 아까부터 궁금했던 지수와의
통화 내용을 물어보았다.
"아까 지수가 뭐라 그러든?"
창식이는 소주를 한 입에 탁 털어 넣고서는 말했다.
"아~ 지수랑 좀 싸웠어요~"
"지수랑 싸워? 왜??"
"앞으로 승훈이형 편 해준다고 했잖아요~"
"그래...근데 너 은주 안 좋아하잖아~"
"형이 은주를 좋아하니깐요..."
창식이의 날 생각하는 말에 다시 창식이의 잔에 소주를 따라주고 건배를 한 후 한 번에
들이키고는 창식이에게 다시 물었다.
"고맙다..식아.."
"저 정말로...처음에는 무조건 반대 할려고 했는데요.."
"응.."
"몇일 전 형이랑 술마시고 집으로 갔을때.."
"갔을때??"
"형집에 문을 열었더니 민망한 거를 보고서는 느꼈어요.."
"민망한...거??"
창식이가 놀리 듯 웃으면서 말했다.
"거 있잖아요~ 잘 아시면서..내가 말할려고 해도 낯 간지러워서 말 못하겠네.."
집에 하트 풍선이랑 은주 환영 글귀가 떠올라 창피해서 괜히 창식이의 시선만 피했고,
창식이는 재미있다는 듯이 다시 말을 이었다.
"제가 포항 토박이인데 포항에서는요.. 남자들이 절~대 그런짓 안하거든요~"
-그..런짓..?? 역시 이벤트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보다..-
약간이나마 창식이 보기에 민망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고 모르는 척 대꾸를 했다.
"응..? 그런가.."
창식이가 한번 크게 웃더니 다시 말했다.
"형이 얼마나 은주를 좋아하면 그런 낯간지러운일을 다 할까 싶어서..."
"그래서 내편 하기로 했다고..?"
"네..형.."
"고마워 식아.."
진심으로 창식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승훈이형 편을 들어주는거지 은주편을 들어주는건 아니란거만 알아줘요.."
"그건 또 무슨말이야?"
창식이가 또 급하게 소주를 한 잔 들이켰다.
"형이 행복한 모습을 보이면 형수님이 되는거구요..형이 괴로워하거나 아픈 모습을 보이면 바로.."
창식이가 내 얼굴을 풀린 눈으로 쳐다보았고,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듣고만 있었다.
"........"
"꽃뱀 취급 할꺼예요~"
창식이의 말을 듣고 다시 말을 돌리려 지수 이야기를 꺼냈다.
"지수랑 뭐 때문에 싸운거야?"
"원래는요.. 은주가 포항 왔던 어제.. 은주가 형집에 올 것 같다며 일단 찾아가서 모른 척 같이 있으라고 하더라구요~"
"어제 지수 문자로는 은주 집 앞에서 기다린다던데.."
창식이가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니깐요 혹시 은주가 형 집으로 오면요..같이 있으라고 했다니깐요"
"그리고 같이 있다니 그게 무슨말이야?"
"그러니깐 둘이서 이상한 짓 못하게 훼방하라는 뜻 아니겠아요?"
"아...."
급하게 술을 마신 창식이의 눈이 약간 풀려 보였고 또 한 잔을 마시며 말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일단은 알았다고 그랬고..어제 그냥 집에 있었는데.."
"지수가 계속 나한테 전화와서 같이 있냐고 묻길레 휴대폰 전원을 껐다가.."
"그래서??"
창식이가 살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늘 휴대폰을 켰더니 계속 전화가 오더라구요...저 죽이니 살리니 그러면서~"
"고맙다~ 창식아~"
"뭐 고마울것 까지야~ 그래서 이렇게 형이랑 예전처럼 술도 마시고 하잖아요~"
-창식이도 나랑 사이가 벌어질까봐 신경을 많이 썼나보네..-
그렇게 창식이랑 밤늦게 예전의 친했던 아는 형, 아는 동생처럼 술마시고 헤어졌다.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워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수에게서
오늘 나에게 전화가 없다는 것이 조금 신경 쓰이긴했다.
-지수가 무슨일을 벌리려나??-
아침이 되어 눈을 뜨니 전날에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속이 굉장히 쓰렸고,
세수를 하면서 얼굴을 봤더니 얼굴이 영 말이 아니였다.
출근을 하면서 동네 슈퍼에서 우유를 하나 사고 출근을 하면서 은주에게
전화를 했더니 은주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어? 이 시간이 늘 통화하는 시간인데..-
다시 한번 전화를 했지만 여전히 받지 않았고 회사에 출근을 해서 전화를 다시 하려 했다.
출근을 하자 동료가 날 발견하고는 얄미운 얼굴을 하고서는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모른척 조금전에 샀던 우유를 까서 마시던중에 동료가 나에게 읏으며 물었다.
"어제 뭐하고 놀았어~"
"뭐하긴~ 그냥 바다구경 갔다왔지.."
"에이~ 건강한 남녀가 방구석에 같이 있으면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밖에도 안 나가는거 알면서~"
"진짜라니깐~ 그리고 그냥 일찍 보내줬어.."
"어디를 일찍 보내줬을까~"
동료의 얄미운 말에 손에 들고 있는 우유를 동료 얼굴에 뿌릴려다가 가까스로 참고 말했다.
"대구에 일찍 보내줬다니까~!"
"아닌데~ 얼굴이 반쪽이고 다리도 후들거리는거 같은데~"
-아 질긴 색히~ 무슨 말이 듣고 싶은거야? -
"그래~! 집에서 월포까지 마라톤 하면서 놀았다~ 됐냐~!"
동료에게 짜증을 내며 말했더니 분위기가 장난 칠 분위기가 아님을 파악했는지
화를 풀어 주려는듯 애 어깨를 툭치며 말했다.
"짜식~ 까칠하긴~ 그래 또 언제 만나기로 했냐?"
동료의 물음에 손에 들고 있는 우유를 급하게 다 마시고는 말했다.
"응..내년에.."
회사에서 바쁜게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식사를 할 때 쯤 되니 오늘 은주랑 한 통화도 전화를 하지 못했던 것이 생각났다.
-오늘 은주가 바쁜가 전화 한통도 없네..-
그리고 시간을 보니 은주도 점심시간인 것 같아 전화를 했다.
이번에는 신호가 몇 번 울리자 은주가 전화를 받았다.
"오빠..."
-어? 은주의 목소리에 힘이 없네..-
"은주야 밥 먹었어?"
"응..지금 먹으러 가려는 길.."
"무슨 일있어? 목소리가 왜 그래?"
약간 시간을 두고 숨소리만 내던 은주가 다시 말했다.
"오빠 이유는 묻지말고 우리 다시 만날때까지 내가 전화하기 전에는 통화하지 말자.."
나는 깜짝 놀라서 다시 물었다.
"왜??"
다급하게 묻는 나의 물음에 은주의 목메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묻지 말아주라..."
29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