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튜브와 트위터 그리고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
2. 그런 세상에 등장한 싸이(@Oppa_Psy)의 파격적인 '강남 스타일'.
이런 세상에서도 '강남 스타일'은 성공했을 것이다. 이렇게 신나고 파격적인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대중이 외면하긴 쉽지 않기 떄문이다.
다만 그 성공은 한국에만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의 '강남 스타일'을 알리기엔 상상할 수 없는 비용과 리스크가 동반한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다. 유튜브와 트위터를 비롯한 SNS 플랫폼은 전 세계인들의 입을 통해 숨쉬어지는 '공기'가 되어 좋은 컨텐츠를 실어 나른다. 공유의 욕구를 가진 SNS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컨텐츠를 분배하고 복제하며 패러디한다.
'재미있고, 누구나 따라하고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강남 스타일은 그런 SNS 플랫폼에 최적화된 컨텐츠로 평가 받는다. 현재 조회수 3천 2백만을 기록하며 지난 한달 기준 유튜브 전체 동영상 조회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싸이의 SNS 전파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자.
1. 싸이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것은 7월 15일, 지금으로부터 약 한달전이다. 이후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한국의 트위터러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간다.
2년만에 컴백이라는 점과 전형적인 아이돌 중심의 K-POP 시장에서 싸이의 독특함과 비전형성은 대중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일상을 배경으로한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낮은 진입장벽이란 특성을 가지고 수많은 패러디물을 만들어냈다.
2.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첫번째로 패러디한 '대구 스타일'이 나온 것은 7월 26일. 이후 SNS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수많은 강남스타일 패러디를 만들어내며 유튜브와 트위터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유통시켰다. 이 당시 강남스타일은 이미 한국 음원 순위를 평정했다.
[대구스타일 유튜브 영상 캡쳐]
3. 하지만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소셜 음악 서비스 '뮤즈어라이브'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의 트위터 언급 횟수는 15일 이후 하락세를 보인다. 15일 들어 6992건까지 치솟았던 트위터 언급이 7월 말엔 4800건까지 떨어졌었다. 만약 이 추세가 계속 되었다면 '강남 스타일'의 인기는 한국 시장에만 머물렀을 것이다.
4. 하지만 이런 강남스타일이 다시 탄력을 받으며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다. 그 출발점은 7월 29일 96만 팔로워를 가진 미국의 가수 겸 배우 티페인(@TPAIN의 트윗. 그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글과 함께 유튜브에 올라온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공유한다.
이 트윗은 2391번 리트윗되며 전세계로 강남스타일을 알리는 시발점이 된다.
5. 이후 더욱 불을 붙인 것은 저스틴 비버를 발굴한 스쿠터 브라운(@scooterbraun)의 7월 31일 트윗이다. 1백 80십만 팔로워를 지닌 브라운은 "내가 왜 이사람이랑 계약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트윗과 함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트윗한다.
이 트윗의 리트윗 횟수는 1162번.
유튜브 트랜드 매니저 케빈 얼로카는 SNS에서 흥행하는 비디오의 세가지 요인으로 1. 파워 SNS 이용자의 언급(Tastemakers). 2. SNS 이용자의 참여(Participation) 3. 기발함(Unexpecteddness)을 꼽는다. '강남 스타일'은 이 세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 셈이다.
6. 그리고 마침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CNN(8월 2일)를 통해 기사화된다. 이 소식은 다시 SNS를 통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로 퍼졌고 유튜브에 올라온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전세계 조회수 1위 영상에 등극한다.
SNS가 있는 세상은 과거의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가능케했다. 이는 '강남스타일'의 성공을 단순한 해프닝 혹은 화제거리로 여겨선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