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북산

신지현 작성일 12.08.18 00: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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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농구 명문고교들이 유망주와 슈퍼신인들, 각 학교 에이스들을 모조리 쓸어가서 학교에 농구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전 자격이 있는 주전선수의 부족으로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고교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부산중앙고 농구부. 오랫동안 농구 명문으로 이름을 날려왔지만 최근 들어 주전선수 부족으로 급격하게 쇠퇴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공식전에 출전자격이 되는 선수가 4명밖에 되지 않아 경기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부산중앙고 감독인 강양현 코치는 중학교 때 내내 벤치멤버였던 선수와 길거리 농구만 해왔던 학생들을 급하게 영입한다.


기존에 부산중앙고에 뛰어온 가드 천기범, 슈터 배규혁은 고교클래스에서 에이스 급으로 불려온 선수들이었지만,


정강호, 홍순규 선수는 정식으로 농구를 시작한지 2년밖에 되지 않았고, 1학년 허재윤 선수는 경험부족이었다. 


이 선수들을 포함한 부산중앙고 농구부 6명 전원은 공식전에 출전하기 위해 대학들과의 연습경기 등을 통해 실력을 갈고닦는다.


그 결과, 올해 대한농구협회가 주최한 전국중고농구대회에 농구부 6명 전원이 출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5월 5일에 시작된 신림고와의 조별예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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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앙고 85 : 42 신림고
에이스들의 활약과 연습경기로 잘 짜여진 팀워크, 선수 개개인의 멀티플레이 능력으로 신림고를 가볍게 이긴다.

5월 6일, 제물포고와의 조별예선 2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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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중앙고 84 : 64 제물포고
1차전의 기세를 몰아 2차전의 제물포고도 무난하게 이긴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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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4번 정진욱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해 앞으로의 경기에 출전이 불가하게 되었다.
이로써 남은 인원은 5명. 이젠 한명이라도 더 부상을 당하면 경기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백업으로 주로 출전하던 1학년 허재윤 선수가 정진욱 선수를 대체하게 된다.

5월 8일, 선수들이 붕대와 파스에 정진욱 선수의 이름을 새긴 채 조별 예선에서 2승을 차지한 다크호스, 홍대부고와의 마지막 조별예선을 치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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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중앙고 69 : 58 홍대부고
주전선수 전원이 전반 후반 총 40분을 필사적으로 뛴다. 5반칙 퇴장이라도 당하면 4명이서 뛰어야하기 때문에 파울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
피로의 누적과 플레이의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홍대부고를 11점차로 이기고 8팀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
농구 관계자들은 중앙고가 8강까지 진출하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이상은 무리라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고교 에이스가 있는 팀이라도 단지 5명으로 팀을 운영하여 4강을 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 5월 10일, 광신정산고(광신정보산업고등학교)와의 8강전이 어김없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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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중앙고 77 : 64 광신정산고
여기까지 온 이상 질 순 없었기 때문일까, 파죽의 기세로 광신정산고를 격파한다.
이때서야 비로소 농구부 내부의 사정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게 된다.
동시에 강호 안양고와의 준결승전도 이목의 집중을 끌게되는데...

5월 11일, 체력은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 상태이다. 그리고 시작된 안양고와의 준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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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앙고 74 : 40 안양고
안양고는 수비에 헛점을 드러내며 부산중앙고의 공격리바운드를 제지하지 못한다.
체력이 많이 소진된 부산중앙고였지만, 선수 개개인의 정신력은 이미 체력을 지배하고 있었다.
한 번만 이기면 결승이라는 간절한 희망과 함께, 언제나 그들의 붕대에는 No.4 정진욱이 쓰여있었다.
안양고와의 일전에서 승리한 부산중앙고는 1949년에 농구부를 창단한 최강 용산고와의 결전을 준비한다.
'무조건 우승' - 용산고의 구호 앞에서 그들은 어떤 플레이를 펼칠까?

5월 12일 오후 4시, 대망의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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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중앙고 63 : 89 용산고
용산고는 부산중앙고의 고질적 문제인 체력부분을 집중 공략하였다. 코트를 넓게 사용하고, 에이스 천기범을 더블 가드를 통한 트랩 수비로
꼼짝 못하게 하여 중앙고의 강력한 공격력을 약화시켰다. 체력적인 문제가 곧 스틸 유도, 수비 불안으로 붉어져 나오면서 초반부터 큰 점수차로
용산고가 리드하게 된다. 2쿼터부터 천기범이 수비를 포기하고 공격 전면에 나서면서 점수차를 줄여보았지만....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진출한 부산중앙고는 거짓말처럼 용산고에 패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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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사에는 이 사진이 표지로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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