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이북에서 인민군으로 열 덟살에 8연사 따발총 메고 넘어와 본인 말로는 귀순 하셨다 하는데,
잠시 거제도에 포로로 계셨었고, 이내 이승만 대통령의 반공포로 석방으로 풀려나십니다.
재산이라고는 입고있는 군복 한벌에 의지처가 없다보니 다시 국군에 입대/전역/
일가 척없는 이곳에서 상상할수 없는 많은 고생을 하시다 막내인 내 나이기준 11살 무렵 가십니다.
한 여덟살때쯤 이던가?
내 유년시절 이미 오십줄 이셨던 우리 아버지!
또래 기집애들은 할아버지라고 부르곤 했는데, 어린 난 그게 기분 나쁜건지도 잘 모르고
'왜 울 아부지를 할아버지라고 하나?'
이상 하게만 생각 했었지요.
특별한 이유없이 위로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와 형들이 모두 '아버지', '아버지' 하니까
나도 자연스레 아버지라는 호칭이 굳어졌습니다.
그때 놀던 친구
설비집 배씨 아저씨네 딸, 그 집에 놀러 갔을 때,
'아빠! 아빠!' 하는 친근한 호칭에 부러움이 생기더군요.
'아! 나도 이제 부턴 아빠라고 해야지'
그러던 어느 날
골목에서 뛰놀다 멀리 보이는 아버지 '아빠'를 보고 달려갔다.
아빠도 금새 알아보고 팔을 넓게 벌리시며 앉아 주셨고
와락 안기며 큰 목소리고
"아 빠~~"
갑자기 안긴 막내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하시는 한마디
"우리 막내 어디가 아파?"
"쿵~"
어린맘이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 다신 하지 말아야 한다는 즉석 판단...
아버지 입장으로 보면 평생 한번도 듣지 못한 단어
'아빠'
'아파'로 해석 하신 듯...ㅋㅋ
짱공유 '아버지의 오래된 차'를 보고 감동먹고
불현듯 울 아버지가 생각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