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4년전
크리스마스가 다가옴에 따라 나와 긍정적인 만남을 가지고 있는 여인네가
성탄절 선물 사달라고 돌려서 말하곤 했다.
여전히 그날도 그녀는 크리스마스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오빠 좀 있으면 내일 모레면 벌써 크리스마스네..ㅋ"
"응..?? 벌써 그렇게 됐나??"
"그날 기대해도 되지?"
"그래, 밥 사줄께~ㅋ"
"밥만??"
"알았어, 알았어~ 에이그~ 술도 사줄게~"
그녀의 눈빛은 이 남자 뭐지? 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 보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밥, 술 말고 다른 무언가를 바라는것 같았다.
찬바람이 생생 불 정도로 냉랭하게 헤어지고 나니 왠지 어색하고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그녀를 집에 보내고 그 길로 친구를 불러 술을 마시면서 심각하게 상담을 했다.
"여친 만들려는 애가 자꾸 성탄절에 자꾸 기대하는데..어떻게 하면 되노?"
"음.. 밥사줘라.."
"나도 그 말했다가 너랑 상담하는 거다! 맨날 사주니깐, 별다름 감흥이 없나봐.."
"그럼 맨날 사주지 말고 그날 사주면 되겠네..ㅋㅋ"
- 아! 애인도 없는 넘에게 내가 무슨 말하는거지..이런 식으로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구나..-
이런 생각으로 친구를 한심하다는 듯이 볼 때 친구가 말했다.
"밥 사줄 때 악세사리 하나 해줘라..그리고 로멘틱 멘트 함 날리면 된다.."
" 머라카면 되는데.."
"그냥 뭐 ...지금은 비록 이거지만 나중엔 다이야몬드 해준다라는 이런 씩으로.."
순간 몸서리를 치며 친구의 어깨를 뚝치며 말했다.
"니 말만 들었는데도 닭살 돋는데..죽어도 그렇게는 말 못한다!!"
"여자는 그런거에 뿅간다 아이가.."
"정말 뿅가나?"
"당연하지~"
-애인도 없는 놈의 말을 믿어야 하나...-
이렇게 친구의 조언을 듣고 혼자 엑세서리점에 갔는데 너무 창피해서 눈에 보이는거
하나 집어 들고 점원에게 말했다.
"계산요~!"
"7만원입니다."
난 7천원을 숫자 0을 잘못보고 말하는 줄 알았다..
이딴 핀하나가 7만원씩 하겠냐는 생각으로...
점원에게 만원을 줬다.
거스름돈 3천원을 돌려받기를 기다리며..
나는 3천원 받을려고 멍하니 서 있었고, 점원은 6만원더 받을려고 서 있었다.
왠지 분위기가 7만원 할것 같은 분위기 였다.
"혹시 진짜 7만원~??"
"네.. 진짜 7만원..."
점원과 나는 멍하니 서로 쳐다보며 멍 때리고 있다가
7만원 주고 핀을 하나 샀다.
가격을 잘못들은것도 창피하고 경상도 남자가 핀 샀다는것도 창피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 당일 저녁..
하여튼 점원이 이쁘게 포장해준 핀을 들고 긍정적인 만남을 가지려는 그녀에게 전화했다..
"뭐하노?"
"그냥있다."
"밥뭇나?"
"아니..."
"나온나 밥사주께"
그녀가 잔뜩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쁘게 해 나가까?"
"대충 눈꼽만 띠고 나온나 .."
황당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 들려왔다.
"눈꼽만...띠고..."
그리고 만났다..
그녀는 식당에서 밥먹는중에도 계속 내 눈치만 봤다.
그리고 밥을 다 먹고 차를 타고 그녀 집앞에 세웠다.
초롱초롱한 눈빛이 마치 난 다 알고 있으니 빨리 선물을 넘겨라는 눈빛으로
차에서 안 내리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집에서 거울보고 연습한
『지금은 비록 작은 핀이지만 언젠가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핀을 사줄께』라는 멘트를 할려니
내 몸안의 경상도 디엔에이가 절대 그렇게 하지마라며 입을 막아 버렸다.
그래서 눈 질끈 감고 핀을 그녀에게 주면서 말했다.
"오다가 구르마에서 하나 샀다..."
작은소리로 그녀가 당황한 듯 말했다..
".........구...르마...?"
가만히 있는 나를 보며 그녀가 다시 말했다.
"진짜 구르마에서 산 거야??"
가슴 속에서는 "아냐!! 7만원주고 엑세서리점에서 비싸게 샀단말야!!" 라고 말하고 있는데
왠지 무안하고 남사스러워서.. 말이 이상하게 나왔다.
"아니..그냥 집에 굴러다니는긴데..."
그렇게 그녀와 모텔을 굴러 다닐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렸다.
실화에 소설을 섞어서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