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는 젊고 아름다운
전문직 여자친구가 있었다.
예일대 시절 학생회장까지 맡았던 그녀는
지적이고 얼굴도 예뻐서,
'예일대의 나탈리 포트먼' 으로 불릴 정도였다.
남자는 아프간으로 떠났고,
탈레반과의 교전이 치열한
아르간다브 계곡에서
땅 속에 묻혀 있던 지뢰를 밟고 두 다리를 잃었다.
처음 남자가 워싱턴의 병원으로 후송되었을 때,
그의 가족들이 여자친구의 방문을 막았다.
'서로를 위해 빨리 잊으라' 는 것이 이유였다.
남자의 상태는 여자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오른쪽 다리의 엉덩이 아랫부분부터 없었고,
왼쪽은 넓적다리 부분만 약간 남아 있었다.
그러나 먼저 간 동료들을 애도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남자를 보면서
여자는 그가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사람' 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친구와 가족들은
"동정과 사랑을 혼동하지 말라" 며
그녀를 말렸다.
하지만 그녀는 점점 사랑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녀는 남자를 돌보기 위해
잘나가는 직업도 포기하고
업무량이 적은 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둘은 현재 워싱턴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다.
"그는 두 다리를 잃었지만
나를 얻었으니, 결코 손해 본 것이 아니다."
- 김종문 (새벽편지 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