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병대..

카레낙 작성일 13.01.12 11:14:27
댓글 25조회 14,294추천 13
135795686576166.jpg
본인은 전방사단 수색대대 출신임.

대대에서 우리 중대는 상시 작전 뛰던 다른 중대 빈자리에 투입되거나 검열 받는 중대였음.

다들 알거임. 군생활의 빡셈도= 대기<<<작전<작 업<<훈련<<검열 순서임.

검열 시작되면 막 별빛이 내린다... 샤랄랄라 라랄 ㄹ라ㅏ라ㅏ라....

덕분에 GP근무부터 차단작전, VIP경호, 1,2단계 수색매복 등등 다 해봄.

총도 엄청 쏴봄. AK47부터 K-6까지... 일반 소대화 기는 펜저랑 박격포 빼고 다 쏴봄.

그래서 나름대로 군생활에 대한 자부심이 쩔었었 는데

공병대를 만난 후로 난 겸손해졌음...

무지 습하고 무지 더운 여름이었음.

비가 미친듯이 내려서 GP를 둘러싼 철망 아래에 물골 생기고 방벽 무너지고 난리였음.

다른건 우리가 다 작업 하겠는데 전방 방호벽이 무 려 30m 전체가 다 무너짐.

왜 전방 방호벽이 30m나 있냐면, 그 GP가 외철책 이랑 내철책 사이가 너무 멀어서(GP 안쪽 전체크기 의 두세배 됨)

아침에 내철책 안쪽을 순찰할 때 보호하기 위해서 제3의 벽을 세운거임.

그런데 그정도 길이를 한낱 전투병인 수색병이 중 대원 백명이 다 올라온들 만들 수가 없잖슴?

그래서 소대장님이 중대장님과 대대장님께 보고했 더니

대대장님이 사단장님께 보고하고, 사단장님이 공 병대랑 같이 가겠다고 친히 통신병에게 연락해주 심.

우리는 눈에 불을 켜고 보수해야 할 곳을 찾기 시 작함.

나중에 발견되면 우리가 다 해야 되는거임.

난 그때 일병 꺾였었음.

필사적으로 찾았지...

과장 안하고 한 삼십군데 찾은 듯. K-4진지 무너진 것부터 내무실 침상 꺼진거에 똥물 새는 화장실까 지...

공병대랑 사단장님은 비가 그치자마자 옴.

우리는 총이랑 수류탄 들고 경호하러 나갔는데 무 슨 전쟁 난 줄 알았음.

얼마나 닦았는지 태양처럼 빛나는 레토나를 앞세 우고 육공 10대에 뭘 한가득 싣고 오는거임.

근데 더 웃긴건 공병은 육공 한대에 타고 온 스무 명 정도가 다였음.

난 한 몇일 머물며 작업하고 가겠구나 하고 생각했 음...

그들은 오자마자 작업을 시작함.

보기에도 말년같은 병장아저씨 둘은 GP장이랑 같 이 우리가 아까 찾은 보수할 곳들을 돌아다니고

짬밥 딸리는 불쌍한 공병들이 밖으로 나가서 전방 방호벽을 쌓기 시작하는데...

난 그들을 경호하면서 다 봤다. 과정이 이랬음...

처음엔 육공을 타고 천천히 이동하면서 사람 키보 다 긴 듯한 말뚝을 땅에 일렬로 박기 시작함.

30m를 그대로 박으면서 그 뒤로 육공들이 줄줄이 지나가며 타이어를 쏙쏙 끼움.

마치 어린애들 링 던져 끼우기 놀이 하듯 쏙쏙 끼 우는데 순식간에 타이어로 된 방호벽이 완성됨.

그리고는 무슨 철그물 같은걸로 타이어 벽을 감쌈.

여기까지 한시간쯤 걸림.

그러더니 육공 위에서 다섯명씩 한조 되서 시멘트 를 섞음.

세대가 또 일렬로 지나가며 깔대기 같은걸 꽂고 타 이어 안에 시멘트를 퍼 넣음.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거의 2시간 반이 걸림.

부소대장은 감격하고 있고 사단장님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고... 공병애들은 표정이 비장함. 안쉼. 절대 안쉼.

다 끝나니까 GP안에서 자잘한거 보수하던 말년 병 장 둘이 와서는

타이어 방호벽에 등짐지고 뿌리는 거대한 스프레 이 같은걸로 국방무늬를 그리는데...

타이어가 검다보니 갈색, 국방색 둘로만 다 그림.

이후 그 위에 위장막을 걸쳐놓고 작업 종료.

총 다섯시간 반쯤 걸림.

우리는 그들을 고깃국에 고기반찬으로 융숭히 대 접한 뒤 보내드리고

그저 위장막 끄트머리를 땅 속에 파뭍기만 했다...

같이 저녁식사를 하는데 사단장님이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더라.

"공병대대 병사들 대단하지 않냐?

얘네들이 진짜 군인중에 군인인 것 같어~

엘리트중에 엘리트 일류중에 일류 공 병이여~

내가 일년 내내 데리고 다니 면서 작업 시키는데 싫다는 말도 안해."

내가 일년 내내 데리고 다니면서 작업 시키는데 싫다는 말도 안해."

내가 일년 내내 데리고 다니면서 작업 시키는데 싫다는 말도 안해."

내가 일년 내내 데리고 다니면서 작업 시키는데 싫다는 말도 안

해."

..."

난 그 뒤로 그 누구 앞에서도 군생활이 빡세다는 이야 기는 안 함.

그 GP는 높은 나무가 한그루 자라고 전방 북한 군 GP에는 항아리 모양의 건물이 연달아 붙어있었 는데... 아는 사람 있으려나?




출처.
오늘의 유머
카레낙의 최근 게시물

엽기유머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