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 결혼식 하자마자 이혼한 이유

babyARA 작성일 13.04.24 10: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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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넋이 빠져서 아무일도 못하고 정말 송장처럼 지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 네이트 판에 글을 올린다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제야 알것같네요 

일년전 맞선으로 만나 
다른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평범한 연애를 했습니다. 

맞선 당시 그남자 35 저는32. 

둘다 혼기가 꽉차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만남이라 

결혼얘기는 연애 초반부터 자연스레 나오더군요 
쫌 이른감이 있었지만 둘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크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들었어요. 

그남자와 저 둘다 말수도 없고 성격도 조용한 탓에 재미있는 연애는 아니였지만, 

그 나름대로 편안하고 잔잔한 연애를 했습니다. 

상대방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서로에게 되도록이면 간섭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좋은 취지로 사생활을 존중했던 부분들의 결과가 이런식으로 나타나리란걸 

그때는 미처 몰랐네요. 

그사람에대해 더 알아야 했고 눈치채야 했던 것을 못보고 지나간 제 자신이 한심 스러웠습니다. 


일년정도의 연애를 하며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나올때쯤 

그사람이 결혼준비 시작하기 전 미리 말하고 싶은게 있다고 했습니다. 
저를 만나기 전에 결혼을 하려고 했던 여자가 한명 있었는데, 

그분과는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왜 헤어졌는지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했고, 
또 이사람이 굳이 이야기 하지 않고 넘어가도 될텐데 왜 이런 이야기를 나한테 꺼내나. 
그저 양심고백을 하는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왜 헤어졌으며 결혼을 했었고 이혼한걸 숨긴것도 아닌데 

나한테 얘기하는게 양심고백의 이유 말고 혹시 또 다른이유가 잇는지 물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길래 기다렸습니다. 
고민하는 시간에 비해 돌아오는 대답은 짧앗습니다. 
그분이 자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못받아줬다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없이. 
그냥 헤어졌답니다. 
그래서 저한테는 모든사림이 다 똑같을순 없지 않느냐며 
결혼후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잘 맞쳐주고 이해해주며 살자고 말하고 싶었답니다. 
당연한 얘기를 이렇게 고심끝에 한다는게 
이상했지만 알겠다고 서로 노력하자고 하며 넘어갔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무사히 결혼식과 피로연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신혼집으로 왔습니다. 
결혼식 끝내고 정신없이 신혼여행을 가는것보다 

차라리 신혼집에서 하루 보내고 다음날 저녁비행기로 가는게 더 좋을듯 해 

결혼 다음날로 여행일정을 잡았습니다. 

대충 정리를 하고 그남자가 먼저씻는다고 하더군요. 

씻으러 들어간지 오래 된거 같은데 나오질 않아. 문 너머로 물어봤죠 


아직 멀었어? 
- 아니 다했어 


그리고 또 십분이 흘렀습니다. 


모해? 아직 멀었어? 
- 아니야 다햇어 
응 빨리 나와. 나도 씻고 싶어 
-알겠어 


그리고또 이십분이 흘렀습니다. 
기다리면서 슬슬 화가 나더 군요 
문을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혹시 무슨일이 생겼어? 왜그래? 지금 들어간지 한시간된거 같은데 . 

그러자 기계적인 목소리로 

- 아이제 다했어 나갈께 
응 빨리 나와 얼른씻고 쉬고싶어 정말 


이러고 또 십분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습니다. 
혹시 하수구가 막혔나. 

말을 걸면 바로바로 대답을 하기때문에 
어디 미끄러져 다친건 아닌거 같고 
아님 신혼 첫날밤이라고 무슨 이벤트를 준비하는 건가. 
애써 화를 누르며 또 기다렸죠 


참다못해.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니. 

아.. 정말.. 

그때 느꼈던 감정을 어떤말로도 표현할수가 없네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니. 

옷을 다벗고 정말 목에 넥타이만 맨채 

한손에는 어디서 구했는지도 모를 채찍을 들고 

변기뚜껑 위에 쪼그리고 앉아 있더라구요. 

뜨거운물을 계속 틀어놨는지, 안경엔 김까지 서려 있었습니다. 

첨에는 상황이 이해되지않아.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그러다 정신이들어 소리소리 지르며 뛰쳐나와 겨우 친정으로 왔습니다.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돈도 없어서 택시기사님 핸드폰 빌려서 엄마보고 나와 달라고 했죠. 

엄마와 아빠 남동생은 저한테 둘러 앉아 도대체 무슨일이냐고 다그쳤지만 

한시간동안은 울면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일단 나를 보호해주는 가족과 같이 있다고 생각 하니 좀 안정이 되더군요 

그때를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렵게 얘길 꺼냈습니다. 

얘길 듣고 아빠는 바로 그 변태 새끼 부모님께 전화 해서 상황을 알렸고, 

엄마는 저잡고 가치 우시고.. 
아빠랑 남동생이 그자식 죽인다고 신혼집에 찾아가니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변태새끼집에 제 물건 있는것도 역겹다며 대충 제 짐만 챙겨서 다시 오셨습니다. 

결혼전 관계도 했었지만, 그전엔 그 본성을 숨기고 있었나봅니다.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합니다. 

그일이 있고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 연락도 안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네요. 


혼인신고는 안했지만, 결혼식까지 올렸는데. 

정말 인생이 너무 허무하네요. 


오늘까진 충격속에서 송장처럼 보냈지만 

내일은 변호사 만나서 법적으로 어떤조치를 취할수있는지 알아보려합니다 









+ 댓글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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