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사회의 우등생

팔리아멘트1 작성일 13.05.05 03:39:02
댓글 3조회 7,383추천 3

어느분이 링크 걸어 달라고 했는데..

할줄을 몰라서... 기냥 시간날때 1~2개씩 퍼올께요.. ㅋㅋ

오유의 숏다리코뿔소님의 작품이구요.. 이건 초창기 작품이고 아래 2작품은

최근 작품입니다. 역시~ 필력에서 차이가 나긴 나네요~ ㅋㅋㅋㅋㅋㅋ

 

 

 

 

 



지겹다. 새차처럼 깨끗한 검정색 BMW...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씩 흘깃거린다. 내차도 아닌데...

"중간보스는 무슨 ㅆ발... 조직원 스무명도 안되는 주제에..."

차창을 전부 열어놓고 담배를 피웠다. 20분째.

관리중인 룸에 신입이 들어오면 꼭 한번씩 손을 대야하는 놈이다.
나는 왜 이딴 새끼를 기다리며 시간만 죽이고 있을까...


고등학교 3학년시절 담임의 말이 떠오른다.

'대학같은거 못나와도 상관없어. 네가 원하는 삶을 사는게 진짜 성공을 한 사람인거야.
괜찮아. 넌 아직 젊다. 선생님도 지금에 들어서야 생각하곤해 젊은 시절 1,2년 정도는 그냥 한번
자유롭게 놀면서 이곳저곳 여행도 해보고 할껄! 하고...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깟 젊은날 1,2년쯤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생각이 든다니까? 괜찮아 네가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 대학이 전부가 아니야.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우등생이란 법은 없는거야! 괜찮아! 응?! 괜찮아!!'

쓴웃음만 나온다. 덕분에 담배맛도 더 씁쓸해져서 장초를 밖으로 내 던졌다.

"사회의 우등생? 개ㅅ끼 그냥 나같은 빠가는 관리하기 귀찮으니까 학교 때려 치우라고 등을 떠밀지 왜..."


중간보스가 나오는게 보인다. 머리통 꼬라지...
머리가 샛노랏다고해서 별명이 노(란대)가리다.
'노가리가 뭐냐 노가리가... 나이 처먹고...'

재빠르게 차창을 올리고 뛰어나가 뒷자석 차문을 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형님"
"수고는 무슨? 미친새끼 크크크 왜 너도 한번 갔다 올래?"
"아닙니다."

짝!!

뒷문을 닫고 돌아와 운전석에 앉아마자 뒷자석에서
날아오는 손바닥에 귓잔등을 얻어 맞았다.

"너 앞으로 차에서 담배 피우지마... ㅆ발... 건방진 새끼가..."
"죄송합니다. 형님."

'개ㅅ끼... 지새끼가 피워서 담배냄새 다 벤차에 무슨...'
지랄이 끝나기가 무섭게 담배를 입에 문 녀석이 말했다.

"야 경미는 이번에 룸에서 빼고, 출장쪽으로 돌려 이제 나이먹어서 안되겠더라."
"이제 스물일곱 아닙니까?"
"아 이쪽일 너무 오래하다보니까 하는짓이 징그러워 이제 안되겠어."
"아... 네 알겠습니다."
"집으로 가자. 형 마누라가 애들이랑 목이 빠져라 기다린다. 그거 유행하는 인형 사놨지?"
"네. 여기 있습니다."

'마누라 같은 소리를 한다. 술먹여서 임신시키면 다 마누라냐...'


... ... ... ...


...나는 흔히들 말하는 오른팔이다.

명색은 오른팔이다만 하는 일은 운전, 담배심부름, 잔심부름, 밥심부름, 청소...
유일하게 업무다운 것을 맞은 부분은 출장마사지 관리나 정도... 체중관리하고 도망 못치게하고...

고등학교때 까진 이렇지 않았다. 일대 고등학교에선 알아주던 주먹이었고
예쁜여자애들은 찾지 않아도 항상 주위로 찾아들었다...

처음 조직에서 스카웃제의가 왔었을때도 주위 사람들의 눈빛에서 뭔지모를 존경의 느낌도 있었다.
그당시엔 우월감에 젖어 나는 내가 장차 뭔가 큰일을 할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때 내 따까리로 있던 녀석은 공장에 취직해서 지금은 주임급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6년 일했는데 결혼도 하고 벌써 7000만원이나 모았다고... 차도 없고 입고다니는 것도
허름하지만 그 놈을 만나면 내가 오히려 위축되는 기분이다. 버는건 내가 훨씬 많은데...
내가 하는 일이라곤 ㅆ발... 창녀관리냐...

"야 경미 오늘 출근했냐?"
"예 형님. 오늘부로 우리쪽으로 출근한다던데요?"
"어... 노가리가 시켜서 내가 불렀어"
"네? 이쪽으로 부르기는 아직 이르지 않습니까?"
"마음에 안들면 너도 나가서 조직하나 만들어 임마... 경미 오라고 해봐"
"예 형님."



"어 경미 이리 와서 앉아봐"
"..."
"너 왜 이쪽으로 발령났는진 니가 더 잘알지?"
"네..."
"알어? 왜 이쪽으로 밀려났는데?"
"... ..."

화장으로 뒤덥힌 얼굴... 아무리 화장으로 가렸다지만 초최한 분위기나 피로는 가려지지 않는다.
이런일을 할 아이는 아니었다. 스물셋? 넷이었나... 남자친구 빚갚는답시고 카드 돌려쓰다가
자기 빚만 4000만원... 사체에 뭐에... 이자값 못이기고 결국 이쪽으로 흘러들어왔다.

남자새끼는 딴여자 만나 지금은 잘먹고 잘살고 있다고 알고있다.

이런건...속은사람이 바보다... 하지만 안스러운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이런식으로 흘러들어온 아이들이 이곳의 반은 된다. 이바닥 관리하는 애들보다
밑에서 몸파는 애들이 대학물 먹은 경우가 더 많다니...

'이게 세상 돌아가는 꼴이란건가.'



... ... ... ...


밤 1시. 전화다.

'노가리'

입에 물고있던 담배를 지저끄고 전화를 받았다.

"예 형님"
"어 야 너 어디냐 지금?"
"지금 사무실이요."
"잘됐네. 여기 XX모텔이거든?"
"예 형님"
"애들 한... 음... 두명정도 대리고 잠간 와봐 503호"
"예 10분안에 가겠습니다."


카운터에 들어서자 주인이 반갑게 인사하려다 내 얼굴을 보고는
눈을 째리더니 카운터자리에 가만히 앉으며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503호로 가보세요"
"압니다~... 하..."



피떡의 청년...
'뭐지... 우리애들 가지고 장난쳤나?'

"안녕하십니까. 형님."
"어. 야 이새끼 가져가서 카드몇장 찍어와"

'아... 튀었었냐...'

"얼마 먹었습니까?"
"1500 조금 넘어. 저새끼 도박꾼이야 ㅂ신같은 새끼... 후우!..."

노가리가 담배를 한까치 입에 더 물고는 말을 더 이어갔다.

"야 저새끼가 너 안다는데?"
"네?"
"하우스에서 재산 꼴아박고 너 찾더래. 뭔 새끼가 힘이 좋아서... 아... 애먹었네."

고등학교때 내 따까리...
'공장에서 열심히 일해서 결혼하고 돈 많이 모아둔게 아니었어?'

"신불 아니에요?"
"확인해봐야지... 후... 저 개ㅅ끼 울산까지가서 잡아왔다. 아..."

보나마나였다. 신용불량? 코웃음도 안나온다. 도박에 빠진 놈들은 다 똑같다.
가족을 봐서라도? 자기 자신도 안보이게 하는 것이 도박이다... 개인파산 신청까지 해놓은 상태였다.


"너 공장은 뭐하고 하우스로 출근했냐..."
"공장 망했어... 세달치 월급도 못받았다..."
"그럼 마음잡고 다른 직장을 찾아야!!... ... ... 마누라는... 어쩌고?"
"집나갔어... 1년됐다..."
"ㅂ신같은 새끼..."


돈이 나올 구멍이 도저히 없었다. 장기적출?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시술하는 곳도 적고 얻을 수 있는 돈에 비한다면 목숨이 너무 위험하기도하다.

노가리는 금방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했지만 그것보단
싼값에 룸 웨이터로 오래 굴리는게 수지에 맞다고 설득했다.

따까리는 연신 고맙다는 소리를 하지만 한달 170벌어서
130씩 근 2년을 더 갚아야한다. 복리이자의 복리이자...

'긴 시간이 되겠지...'


... ...


"형님. 경미가 형님 뵙고 싶다는데요?"
"왜? 월급땡겨달래?"
"아니요. 아프데요. 잘모르겠는데요. 어쩔까요? 들어오라고 할까요?"
"어... 들어오라고 해봐"

"과장님 저..."
"왜 어디가 아퍼?"
"생리...가..."
"경미야 얼굴들고 오빠봐. 고개 들어봐."
"..."

겁먹었다. 전에 룸에서 관리받던데로 인식이 박혀서 기가 죽었겠지...
눈을 바로 바라보지 못하는게 잘은 몰라도 내가 때릴것을 염두해둔 행동처럼 보였다.

"몇일째야?"
"?!"
"생리, 몇일째냐구..."
"이틀째요..."
"들어가서 쉬고 모레 오후부터 출근해."

여자애들만 8명 관리하고 있다.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룸에서 관리하던 애들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행동이
의외였는지 경미는 그 이후 구겨진 표정이 조금 펴진 것 처럼 보였다.
이따금 나에게 살갑게 굴려고 하면 짜증을 부렸지만 정말로 화를 내거나
때리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오히려 생기가 붙어가는 것 처럼 보였다.

"오빠!"
"뭐? 이게 어디서 과장님이지..."
"다들 오빠라고 하던데요?"
"다른애들 한테도 가서 과장님이라고 부르라고 전달해. 꽉 그냥..."
"오빠!"

'스물 일곱이면 아직 젊긴하지...'


... ... ...



"야 기다렸냐?"
"아닙니다 형님."
"여~허! 오랜만이다. 철민이?"

노가리랑 자주 붙어다니는 놈... 이름바 왼팔이다. 일처리는 ㅂ신같이 못하지만,
쓰레기 같은 성격덕에 노가리랑 짝짝꿍이 잘 맞아서 노가리가 좋아한다.
서열상 왼팔이라고 노가리가 외팔이라고 부르는데... 서로 간지가 나네 어쩌고하며 좋단다.

"어. 오랜만이다. 왠일이냐? 니가 수금을 따라나서고?"
"아... 이따 일 끝나고 노가리 형님이랑 볼일 있어서."
"룸에 신입 들어왔냐?"
"이새끼는 무슨!... 눈치도 빨라가서는"

실실거린다.
'좋냐... 어린애들 인생 망가트리는거 동참하는게?'

사체수금... 보통 사체 이자율에 불만을 갖고 갚기를 거부하거나 숨어버리는 일이 생기면
노가리와 내가 같이 수금을 하러 다녔다. 주먹을 쓰는 일은 대부분 내 일이지만 노가리처럼
얼굴 두껍고 독사같은 성격의 사람이 붙어주지 않는다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집이... 좋네?'

주상복합의 3층빌딩... 빚을 졌다면 아마 사업실패로 생각된다...

'건물만 잘 구슬러 넘겨 받으면...'

"얼마 때였습니까?"
"이자까지? 3억 5천"
"건물만 팔면 갚고도 남겠는데요?"
"크크크 야 걔는 대가리가 없어서 건물 안팔았겠냐?
이거 얘네집도 아니야. 이제 내꺼나 마찬가지지."

초인종을 누르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대답했다.
외팔이가 태연스럽게 "택배요~"라고 소리치자 여자아이가 쏜살같이 문을 열어줬다.

"계집애들 한테는 직빵이라니까"

외팔이가 또 실실댄다. 경직된 여학생의 겁먹은 얼굴은 이제 이런 뻔한표정의
얼굴은 실증마저 느껴진다. 말없이 거실로 구두도 벗지 않은체 세명 모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아빠 언제오시냐?"
"누구신데 이러시는 거에요?!"

까랑까랑한 여학생의 목소리가 거슬렸나보다.
노가리가 학생을 죽일듯 노려보자 학생도 한참을
같이 눈싸움하다가 말없이 방으로 몸을 돌렸다.

'문을 잠구고 여기저기 전화질하면 피곤해진다. 경찰이 올 경우는 더더욱...'

나와 외팔이가 재빠르게 여학생을 쫒아서 방문을 열어 제꼈다.
손에 핸드폰이 들려있는 것을 빼앗아 들었다.

"쓸데없는데 전화하지 말고, 아빠 오시라고해. 무서운 아저씨들이 집에 들어왔다고"

외팔이의 말을 들은 여학생이 눈을 크게 뜨고 외팔이를 노려봤다.
잠시있자 눈에서 눈물을 한방울 뚝 떨어뜨리더니 나에게 소리쳤다.

"전화기 내놔. 아빠한테 전화할테니까 내놔!!... ... 개ㅅ끼..."

외팔이가 전화기를 빼앗아 들더니 직접 메모리를 뒤저서 전화를 걸었다.

"집 넘어가는 새끼가 애새끼한테 스마트폰은 니미... 야 아빠 전화 받는다 받아"
"아빠~ 지ㄱ"

목소리를 확인만 시키고는 내가 전화를 바꿔 들었다.

"아저씨... 어디야... ㅆ발기 귀찮게 하지말고 빨랑 뛰어와... ... 아... 그리고... 딸 이쁘네?"

보통 이런소리하면 사람들은 눈깔이 뒤집혀서 쫒아온다.
여학생이 눈을 커다랗게 뜨며 나와 외팔이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그 모습을 보던 외팔이가 신나서 말했다.

"쟤는 신사라서 여자 안건들여. 히힛 키키키킷"

'개같은 새끼 내가 들어도 소름이 끼치는 웃음이다.'

여학생이 바닥에 가만히 다리를 모아 팔로 감싸 안았다.
순간 현관소리가 요란하며 아빠가 들어왔다.

"여기서 이러시면 어떻게 합니까. 나가서 이야기 해요. 나가서!
여기로 찾아오시면 어떻게해요. 밑에 1층 가게로 찾아오셔야지요!"

"이 개같은 새끼가 말하는 것 보게... 우리가 찾아와야되?
니가 갚으러 우릴 찾아도 모라를 판에, 말 하는 꼬라지 보게 저새끼가..."

"뭐? 저새끼? 저새끼라니요? 네?! 매달 이자 꼬박꼬박 잘 갚았잖아요!
이러는 이유가 뭡니까. 겨우 두달 밀린거 때문에 이렇게 찾아오는 겁니까?"

"이번달로 세달째야"

뒤에 서있던 외팔이가 집주인을 다짜고짜 걷어차자 노가리가 응수하며
넘어지는 집주인을 다시한번 더 걷어찼다. 얼굴에 구두발이 들어가자
살이 찢어지며 금방 피가흘러나왔다. 딸아이가 기겁을 하며 한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야 깔끔하게 건물주고받고 퉁 치자니까... 응?"

"이 건물 시세가 9억인데 어떻게 3억 5천 빚에 넘기겠습니까. 예?!
지금... 매물 올려놨으니까 조금 더 기다려보쇼... 예?!!!"

"ㅆ발 이새끼가 매를 덜맞았나"

이유가 없다. 건물을 빼앗는게 목적이니까.
한참을 매질하던 외팔이가 실실대며 물었다.

"야 그럼 니 딸이랑 퉁칠까?"

집주인은 한참을 웅크리고 있더니 딸아이를 힐긋하고 처다보았다.


... ... ...


몇일이 지나고 따까리 얼굴도 좀 볼겸 룸을 찾았다.

"형님 안녕하십니까."
"어. 잘 지냈냐?"
"네 잘지냈죠. 저 이번에 팀장 달았어요"
"ㅆ발 룸에서 무슨 장달면 출세냐? 성렬이는?"
"아... 성렬이 형이요?.... ... ... ..."

...

빌딩 뺏으러간 날 밤이었다.

노가리랑 외팔이가 만나려던 신입이 따까리의 전처였던 것 같다.
들어온지 2주... 어찌어찌 따까리와 다시 시작할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노가리랑 외팔이가 전처를 끌고 안쪽 깊은 룸으로 들어가는 걸 못참은
따까리놈이 주방에서 칼을 집어들고 쫒아갔는데 말도 아니었다고 한다.

너무 맞아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따까리 앞에서 전처를...

병원에 찾아가봤지만 처음엔 진통제 때문에 대화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 따까리가 퇴원을 한 다음에도 단 한마디의 대화조차 할 수 없었다.

전처는 아직 룸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따까리와 함께.


... ... ...


"야 오늘 경미 왜 안나왔어?"
"경미 오늘 출근했는데요. 좀전에 노가리형님이랑 나가던데요?"
"뭐? 언제?"
"아까 저녁밥 먹구... 아니다! 저녁먹는다고 나갔어요."
"둘이 저녁을 먹어?"
"다같이 먹는다 던데요? 외팔이 형님도 같이 가셨어요."

룸에서 잘나가던 경미를 빼온 것 처음부터 이상했다.
실제로 나이는 스물일곱이었지만 겉으로봐서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모두들 아직은 좀 이른감이 있지 않나며 내게 묻곤했었지만 이런 이유였는진 짐작할 수 없었다.

'나이가 들어서 퇴물이되? 일부러 출장으로 빼돌려서... 개ㅅ끼들...'



... ... ...


... ... ...


... ... ...



"야 경미 또 노가리랑 나갔냐?"
"아... 네 좀전에 저녁먹는다고..."
"외팔이도?"
"네... 외팔이 형님도요."
"..."


담배를 베어물고 의자에 앉았다.
'ㅆ발새끼들...'

얼마나 지났을까... 시계를 보자 새벽 1시가 넘었다.

"후... 야 형 가니까. 주문 잘받어"
"예. 들어가십쇼 형님"


전화가 울린다.
'노가리'

"예. 형님"
"어 철민아 급하니까 빨리 XX로 와봐"
"저번 그 모텔이요?"
"어... 야 가방큰거하고 아... 아... 야 ㅆ발 일단 빨리 와봐"

'가방큰거?'

모텔 카운터 옆에서 외팔이가 서성이고 있었다.
모텔주인이 곁눈질로 외팔이를 뚤어져라 흘깃거린다.

"야 무슨일이야"
"어! 야 ㅆ발 왜 이렇게 늦어"
"늦긴 10분도 안걸렸구만"
"가바ㅇ... 일단 올라가자 일단 야 엘리베이터 타! 타!"

외팔이가 카운터를 힐끔 보더니 엘리베이터를 향해 등을 떠밀었다.

모텔방... 노가리가 침대에 앉아 TV를 보고있었다.
무슨 프론지 잘 모르겠지만 뭐가 웃긴지 실실웃는다.

"형님 안녕하십니까."
"어 왔냐? 야 욕실에가서 저것 좀 치워라. 외팔이랑"
"욕실이요?"

외팔이가 앞장서며 욕실로 들어갔다.

'피냄새...'

여자하나가 발가벗은체 가만히 누워있었다. 옆이마부터 핏물이 흘러 얼굴이 피자국이 선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조금씩 마르려고 하고있었다. 가만히 외팔이를 처다봤다.

"내가 이런거 아니야"
"뭐야 이거?"
"아 몰라 미친년이거..."
"누구야 콜불렀어?"
"아니~... 야야 ㅆ발 신경쓰지말고 피 떨어지니까 일단
피부터 닦어 내가 카운터가서 수건 이빠이 받아올게"

외팔이가 달아나듯 욕실을 빠져나갔다.
욕실문이 열리며 노가리가 소리내 웃는 소리가 들린다.

'에이... ㅆ발 뭐야 이거...'

샤워기를 틀어 시체의 머리칼부터 핏물을 빼기 시작했다.
짙은 비린내에 정신이 아득해 지는 듯 했다...

'경미?'

손에 물을 묻혀 얼굴에 덕지한 핏기를 서둘러 닦아냈다.

'경미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맞았나?'

주위를 둘러보아도 몽둥이나 이 이외의 흉기는 보이지 않았다.
욕실을 나와 모텔룸을 둘러보았다. 노가리가 거슬리는지 신경질을 냈다.

"뭐야... 왜?"
"저거 경미네요?"
"그래서... 뭐?"
"무슨일 일었어요?"
"무슨일은? ㅆ발... 그냥 가서 빨리 치워."
"아무일 없이 애가 저렇게 됐어요?"

가만히 서서 노가리를 노려봤다.
노가리의 치켜뜬 눈도 나를 향했다.

"들어가서 그냥 치워."
"무슨일 이었습니까?"
"아...나... 참... 아 그래 그래... 아 저 미친년이 영화찍고 앉았길래 그냥 몇대..."
"영활찍다뇨?"
"이제 뭐 이제 그만, 뭐 싫어요 뭐 그딴거 있잖아. 처음엔 우리 재미있게
해줄라고 하는 줄 알았더니 아주 개지랄을 하는거야. 그래서 그냥..."
"그냥..."

노가리가 멋적은듯 콧잔등을 손으로 쓸어댔다.

그모습을 보며 그대로 뒤돌아 욕실로 들어갔다.
타올을 하나 집어 따뜻한 물에 적셔서 얼굴의 피들을 말끔히 닦아냈다.


슬쩍...

"?!"

경미의 손이 내 바지춤을 움켜쥐었다.

"오...ㅃ..."
"?!"
"사.... ㅅ... ㄹ... ㅈ....ㅇ...."

목소리가 기어들어가서 잘 들리지 않았다.
귀를 경미의 입가에 바짝 가져가 다시 들었다.

"오빠... 살...려줘요... 오빠... 살려줘요.... 오...빠.... 살려...줘요... 오빠... 오빠... 나... 살고싶..."

그 순간 욕실문을 열며 외팔이가 들어왔다.
타올 한아름 가슴에 안고있던 것을 바닦에 쏟아내며 말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주위를 둘러봤다.

'일회용 칫솔...'

칫솔하나를 태연하게 집어들고는 머리를 따냈다.
외팔이는 뭐하나 하고 처다보더니 자리에 웅크려 앉으며
타올 한장을 집어들며 경미 몸의 물기와 핏기를 닦아 내기 시작했다.

"아... ㅆ발 잘빠진 년이었는데..."

타올로 물기를 씻어내던 외팔이가 경미의 몸에 장난질을 하기 시작했다.

'쓰레기 같은 새끼... 쓰레기 같은 새끼... 쓰레기 같은 새끼...'

경미가 눈을 질끈감는게 보였다. 질끈 감는 눈을따리 옆으로 눈물이 쏟아졌다.

"야 외팔아"
"어? 왜?"
"경미 아직 살아있어."
"어? 뭐?"

뒤돌아보는 외팔이의 뒷목으로 꾹움켜쥔 칫솔자루를 강하게 내리 찍었다.
일회용이라서 그런지 조금 박히는 듯 하던 자루는 툭하고 부러져 외팔이의
목에 박혀버렸다.

"뭐 이?!"

웅크려있는 외팔이의 머리칼을 부여잡고 무릎으로 안면을 찍어내렸다.
코뼈가 함몰되는 느낌이 무릎을 타고 느껴졌다. 버둥거리며 넘어진 외팔이의 몸을
일으켜 세워 다시 바닦에 머리를 반복하여 찍어 내렸다. 한순간 마치 돌끼리 부딪히는
소리처럼 경쾌한 음이 들리더니 반항하려던 외팔이의 몸에서 힘이 느껴지질 않았다.

"야 뭐야? 왜 그래?"

노가리가 욕실을 향해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종아리 춤에 묶어놓았던 칼집에서 칼을 가만히 꺼내 강하게 양손에 움켜쥐었다.

욕실문이 열리는 순간 양손에 힘을 실어 노가리의 턱
안쪽으로 칼을 세워 빠르게 치켜올리며 깊숙하게 칼을 집어 넣었다.

순식간에 얼굴 밑으로 칼이 박힌 노가리의 머리가 15,6cm남짓의 칼에 꼬치처럼 꾀여버렸다.
칼을 부여잡은 양손을 일부러 좌우로 크게 움직이며 말했다.

"야 이 쓰레기 같은 새... 새끼야..."

노가리가 눈을 크게 치켜뜨더니 반항하려 양손을 들어 올렸다.
난 칼을 완전히 다시 뺀 다듬 다시 같은 자리로 쑤셔 넣었다.

그리고 다시 크게 좌우로 흔들다가 배를 차며
침대위로 노가리를 넘어트렸다.
다시 일어날 것 같이 보이지 않았다.


외팔이가 가져온 타월들을 헤집으며 샤워타월을 찾아봤지만 모두 일반 사이즈 뿐이었다.
밖으로 나가 피칠갑인 노가리의 바스타월을 벗겨냈다.

"경미야, 야 경미야 정신차려봐"
"..."
"경미야, 야! 경미야! ㅆ발...!"

바스타월을 입히고 경미를 등에 업자 경미의 손에서 힘이 느껴지질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바스타월을 한장 더 찾아와서 경미를 업은 후 나머지 바스타월로 경미와 나를 묶었다.

경미의 몸이 차가워 진 것이 등을 따라서 느껴졌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틈이 없는 것같아서 3층에서
계단으로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가 경미를 태웠다.

인근 응급센터에 도착하여 간호사 한명을 부여잡았다. 왠지 아무 말도 나오질 않았다.
간호사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여자를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응급실에서 간호사들과 의사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유난을 떠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옆에서 어떤 사람이 나를 툭 건드리기에 바라봤더니 형사증을 보여주며 정황을 묻기 시작했다.



... ... ... ...

... ... ... ...

... ... ... ...



"철민이! 야 725번 김철민! 면회."


두꺼운 유리벽뒤로 따까리가 앉아있다.

"..."
"..."
"..."
"..."
"면회시간 그렇게 안길다."

내가 먼저 말을 붙였다.

"...언제 나오냐..."
"나가긴... 무기징역이잖아... 왜?"
"나오면..."
"나가면?"
"나오면 이제 니가 내 따까리해... 내가 너 먹여살릴게."
"미친새끼..."
"나오면 알아서 기어... 내가... 내가... 니 새끼..."
"그래... 기대는 해볼게. 어디 얼마나 잘 보살..."
"나...나 흑... 나... 때문... 문에... 그랬냐?"
"애새끼 처울기는..."
"나... ... 때문에... 그런... 그런거냐? 흑..."
"ㅆ발 야 내 따까리 건드리는 새끼는 마... 형이 옛날부터..."
"ㅂ신 개바보같은 새끼..."
"..."
"야 ㅂ신 넌... 이새끼야 너 나오면 니가 내 따까리 하는거야... 알겠냐?"
"...ㅂ신같은게..."

또 온다고 말하곤 떠났다.
글쎄... 또 안와도 괜찮은데...

멍청한 놈... 따까리 주제에...


... ... ... ...

... ... ... ...


"형님 면회 또 왔다는데요"
"아따~ 무슨 형님은 면회가 일주일마다 한번씩 들어와요?"
"아...나... 면회 없는 사람 기죽어서 살겠나..."

... ... ...

"철민이 따라와"
"참... 따까리새끼..."
"따까리?"
"맨날 오는 새끼요..."
"아... 그 뭉툭하게 생긴 남자?"
"크크크 뭉툭하게 생겼어요?"
"아... 하하하 그렇게 생기지 않았나? 키 좀 작고?"
"그죠. 하하 감자같이 생겨가지고... 하하하 크크크..."
"오늘 그 친구 안왔는데?"

"네?... 그럼 누구...?"

... ... ...

... ... ...

... ... ...

"..."
"..."
"..."
"오빠"
"..."

왜 웃는지 모르겠다. 뭐가 좋아서 웃을까...

"오빠"
"...참!...하..."
"이히히... 오빠..."





-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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