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731' 새겨진 자위대훈련기 사진 논란
제731부대 과거 생체실험부대로 악명 높아
린드 교수 "이번 아베 사진 우연 아니야"
[이데일리 김태현 수습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59) 일본 총리가 지난 12일 도호쿠대지진 피해지역을 방문해 ‘731’번이 새겨진 전투훈련기에 올라탄 사진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59) 일본 총리가 12일 미야기(宮城)현 히가시마쓰시마(東松島)시 항공자위대 기지를 방문해 곡예비행단 ‘블루 임펄스’ 훈련기 조종석에 앉은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산케이신문
731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인과 중국인, 몽골인 등을 대상으로 인간 생체실험을 했던 일본 관동군 산하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대지진 피해지역인 미야기(宮城)현 히가시마쓰시마(東松島)시 항공자위대 기지를 방문해 731이 표기된 곡예비행단 ‘블루 임펄스’ 훈련기 조종석에 앉아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 채 포즈를 취했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니퍼 린드 미국 다트머스대학 행정학 교수는 “아베 총리가 이런 사진을 찍은 것은 우연이 아니며 이번 사태로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어떤 이익을 얻을 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베총리가 잇따른 역사 부정 발언에 이어 731부대 번호가 새겨진 자위대항공기 위에서 기념촬영을 한 것은 명백한 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아베 총리의 사진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치 문양을 한 전투기를 타고 기념촬영 하는 장면에 빗대면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가 숫자를 이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일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발의 요건을 규정한 헌법 96조를 완화하려는 메시지를 담아 등번호 96번을 달고 프로야구장에 나타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편 일본 정계는 이번 아베 사진에 대해 아직까지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