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의 신 '오 과장'

새로운오후 작성일 13.05.28 15: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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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의 신 '오 과장!'

2008년쯤 이던가?

내가 다녀본 회사 중에서는 가장 컸고 깔끔했던 회사 얘깁니다.

그 무역회사 영업 과장으로 있을때

옆 부서에 있던 한살 아래의 오과장.

 

 

인상은 매우 과묵한 스턀이고, 묵묵히 자기 할일에 열심히 하던 그 친구는

입사 시기도 비슷해서 서로 많은 말은 안해도 약간의 동질감 같은 그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친구는 특이한 점이 있었으니

바로 바로~ 구강내음.

즉 다시 말해서 지독한 입냄새 였습니다.

 

그렀습니다.

평소 격어보지 못했던 처음 느끼는 그 강력한 입냄새는

주변 사람을 일격에 초토화 시켰으나

정작 본인은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으니 잘 모르는것 같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내 여직원들은 이 친구와 업무 대화를 어떻게 할까 하고 관찰해 보니

항상 오 과장이 자기 자리에 앉아 있을때만 칸막이 너머 멀리서

 

 

"과장님~ 담당하시는 A사에서 거래 대금이 지연되고 있어요~"

하고, 대답하기 전에 황급히 자리이동....

"아 그래? 한번 가봐야 겠네 오우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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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 미스테리한 것은 이 냥반이 영업을 참 잘한다는 겁니다.

사내 ERP를 보면 매달 성과가 쑥쑥 오르는건 기본이고,

신기하게도 악성 거래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흠! 어떻게 거래처를 관리하길래... '

비결이 너무 궁금해서 심호흡을 크게 하고 조용히 물어 봤습니다.

 

 

"오 과장!"

"예?"

"아니 오과장님은 비결이 뭐에요?"

"뭐가요?"

"어떻게 하길래 성과도 좋고, 악성 거래선이 하나도 없는지 노하우 좀 공개 합시다" 헉헉

 

"전... 뭐... 별거 없어요. 거래처 사장님들이 너무 좋으신 분들을 잘 만난거죠"

딴척하며 고개를 돌리고 심호흡을 한번 한다음

 

 

"에이 그러지 말고, 쫌 알려줘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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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오과장과 함께 내 거래처를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사장님 안녕하세요.?"

"오~! 김과장 오랜만이야. 요새 왜이리 자주 안왔어?"

옆에 오과장을 소개하며

"우리 00담당 오과장입니다. "

 

 

"안녕하십니까 00이 필요하시다고 해서 함께 찾아뵜습니다."

"흡"

 

 

순간 거래처 사장님 숨 막히는 소리와 정적.

"저희 제품의 특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흡', '헙',

"그...래.요 흡, 헉헉"

 

 

"저희 제품은 글로벌 1위 업체인 미국의. 스컬리 케미컬사의...."

"됬습니다. 흡.. 좋아요...헙.... 두컨테이너 발주 합시다. "

 

 

"그래도 제품 설명을 더 들으시...."

"아닙니다. 이미 김과장한테 자료 다 받았고 검토는. 흡. 검토 끝냈... 헉헉...흡흡 습니다."

 

 

"결재 조건을 말씀드려야 할꺼 같은데......"

"알겠습..흡흡...니다. 미스김 xx무역상사에 바로 입금 처리해드려 12만불"

"금액이 너무 많습니다"

 

 

"오 과장님. 내가 좀 다음 일정 때문에 먼저 일어 나봐야. 흡흡.. 겠습니다.

자세한건 우리 박 부장과 진행 하시고 차후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거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래처 사장님들을 휘어잡는 강력한 공격발사

짧게 대화하고 빠르게 결정하게 하는 그 스킬.

그 만의 노하우...

그 만에 영업 능력

 

 

어느 날 담당 거래처를 한번 쯤 방문 할려고 전화를 하면

"오과장 나 외부에 있어.. 아무래도 오늘 못들어 갈거 같으니까 전화로 얘기 하자고..

어.. 그래 . 그래.. 알았다고 그렇게 진행해! 오케이. "

 

 

다음 달 공급을 경쟁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업체 방문해서 사장님과 미팅좀 할라 하면

"흡흡 헉헉... 알았어 알았어 그냥 그 물량 오과장이 넣어 헉헉"

 

 

결재가 조금 지연되는 업체에 어음이라도 받을까해서 잠시 들리면

"앗! 경리과장~ 오과장님꺼 입금 안했어?

.. 오과장 어음 받으러도 오지도마,

너네 회사는 현금으로 바로 바로 입금할께.. 흡흡헉헉"

 

 

참고로 이 사장님은 그 다음 부터 결재기일 하루 전에

미리 입금합니다.

 

 

아~!!

그때 나는 정말 속썩이는 거래처들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고

매출 부진으로 월요일이 무서운 일요병을 심하게 앓고 있었는데....

 

 

그 당시 해맑던 오과장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아! 최근 들은 얘기로는 아직 그 회사를 다니는 오과장은 지금 부장으로 승진했고

그 지독한 입냄새가 쌱 없어 졌답니다.

 

 

그리고 매출 부진과 악성 거래처에 시달린다는 전언 입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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