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지구상의 모든 이에게 인터넷 이용을 제공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21세기 최고 IT 기술 회사가 꺼내든 방식은 19세기에 개발된 열기구 풍선이다.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열기구가 대형 무선 인터넷 공유기 역할을 하게 된다. 머리 위에 구글의 열기구가 지나가면 자연스레 무료 와이파이 지역이 되는 셈이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각) 회사 블로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프로젝트 룬(Loon)’을 발표했다. 열기구는 일반 비행기가 다니는 항로보다 두 배 높은 곳까지 오르게 된다. 항공기는 보통 1만미터 상공을 날아다닌다. 구글의 열기구는 약 2만 미터, 즉 대기권의 성층권 내에 오존층 아래에서 바람에 따라 이동한다.
지표면 상에 전달되는 인터넷 속도는 현재 통용되는 3G 이동통신망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빠를 것이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지구 상에서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접하지 못하는 인구 3분의 2에게 인터넷 이용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구글은 또 자연재해를 대비한 주요 통신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술적인 장벽이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소식을 보도한 美씨넷은 해당 고도에서 바람이 일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문을 표했다. 구글은 이에 다소 복잡한 알고리즘과 컴퓨팅 파워로 열기구 위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첫 번째 실험을 뉴질랜드에서 진행됐다. 30개의 열기구를 띄웠고, 50명의 참가자가 열기구에 인터넷 연결을 시도했다. 구글은 프로젝트 룬의 다음 단계를 위해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의 시도를 두고 정신 나간 행동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구글 역시 스스로 프로젝트 이름을 ‘룬’이라고 붙이기도 했다. 룬(Loon)은 사람의 웃음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고 북미 지역을 서식지로 하는 물새인 ‘아비새’를 뜻한다. 그 웃음소리 때문에 영어 문화권에선 제정신이 아닌 사람을 가리킬 때 룬처럼 미쳤다(crazy as a loon)고 일컫기도 한다.
구글은 다소 엉뚱하지만, 전세계를 인터넷에 연결시키겠다는 시도인 프로젝트 룬에 관한 소식을 구글 플러스 계정(google.com/+ProjectLoon)을 통해 계속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은 구글 블로그에 공개된 프로젝트 룬의 실체와 뉴질랜드 실험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