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로 이사간 부산 남자의 일기

검선 작성일 13.06.22 12: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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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산맥의 줄기는 정말 위풍당당하고 아름답다. 
부산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 곳은 단풍도 지고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난 눈이 정말 좋다. 빨리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10/14 

이 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니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들이 보인다.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분명히 세상에서 제일 멋진 동물이다. 
이 곳은 천국과 다름없다. 

11/11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단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을 사냥하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사냥꾼들을 죄다 잡아다 감옥을 보내야 한다. 
저렇게 아름다운 사슴을 잡는다는 건 도저히 인간으로선는 할 수 없다. 
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은 아! 정말 기다려진다. 

12/18 

기상대 날씨 예보에서 눈이 온단다. 
친절하기도하지 저렇게 예쁜 아나운서가 나와 눈온다는 소식을 전해주다니 
정말 고맙기도 하다. 

12/19 

드디어 간밤에 눈이 왔다! 
만세! 만세! 만만세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덮여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마당을 쓸고 길을 냈다. 
아내와 눈싸움을 했다. (내가 이겼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며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아내와 같이 치웠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이 곳을 사랑한다. 

12/20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웠다. 
길에다 소금도 뿌렸다 
집 앞을 다시 치웠다. 
아 눈은 정말 예쁘고 아름답다. 

12/21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쳤다. 
삭신이 쑤신다. 
이건 뭐 내몸이 내몸같지가 않다. 
오늘은 그 놈의 제설차가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22 

하얀 눈덩어리가 간밤에 더 쌓였다. 
눈은 왜 이렇게 많이 오는거야 
삽질하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 
이 놈의 제설차는 왜 안오는거야 
빨랑빨랑 와야지! 

12/23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아내와 난 이틀동안 아무것도 못먹었다. 
드디어 몸살이 걸렸다. 
아내도 같이 걸려서 병간호도 해줄 사람이 없다. 
약도 사러 갈 수가 없고.. 
진짜 짜증난다. 

12/24 

30cm 온다는눈이 130cm가 왔단다 
기상대는 도대체 뭐하는데야 
예쁜 아나운서만 나오면 다야 
왜 그거하나 딱딱 못맞춰.... 

12/25 

크리스마스다 
방송에 서울 사람들은 눈이 안와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아우성들이지만 
여기에 와서 사흘만 살아보라지... 
간밤에 그 망할놈의 눈이 더 왔다. 빌어먹을 악마의 똥가루! 
간신히 몸을 추스리고 일어났는데 말이다. 
소금을 여기저기 뿌린다. 
답답한 사람들 소금을 왕창 왕창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왜 이렇게 찔찔찔 뿌리는지 
소금 뿌리는데 들어가는 돈이 지네 돈이야! 
다 쓰라구 있는 국가 예산인데 말이야! 

1/4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가게에 가서 음식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사슴놈이 튀어 나왔다 
그 바람에 옆에 있는 나무를 들이받았다 
차수리비가 200만원이 나왔다. 
망할놈의 사슴! 그놈의 나무! 
도대체 왜 사슴들이 저렇게 돌아다니는데 
사냥꾼들은 사슴들 안잡아가고 뭣들하는거야 
사슴 사냥 허가기간에 전부 피작살을 만들어 놨어야 할 거 아닌가! 

3/3 

지난 겨울에 길에다가 얼마나 소금을 
뿌려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어지간히들 뿌리지 
나랏돈이 저희들 돈이란 말인가? 
무식한 사람들 같으니라구... 

5/10 

다시 부산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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